상세 컨텐츠

광화문글판

본문 제목

지친 당신을 위한 바로 이 문구, 광화문글판 : 2003년

본문

2014. 4. 8. 15:01

 

 

 

 

 

 

 

 

△ 2003년 겨울편

김용택 <섬진강11_다시 설레는 봄날에> 발췌 인용 

 

 

 

당신, 당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곱게 지켜

곱게 바치는 당신의 순결.

그 설레이는 가슴

보드라운 떨림으로

쓰러지며 껴안을,

내 몸을 처음 열어

골고루 적셔 채워줄 당신.

혁명의 아침같이,

산굽이 돌아오며

아침 여는 저기 저 물굽이같이

부드러운 힘으로 굽이치며

잠든 세상 깨우는

먼동 트는 새벽빛

그 서늘한 물빛 고운 물살로

유유히,

당신, 당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 2003년 봄편

김종삼 <평화롭게> 발췌 인용 

 

 

하루를 살아도

온 세상이 평화롭게

이틀을 살더라도

사흘을 살더라도 평화롭게

 

 

그런 날들이

그날들이

영원토록 평화롭게 -

 

 

 

 

 

△ 2003년 여름편

 유종호 창작 

 

 

 

 

△ 2003년 가을편

쳔상병 <바람에게도 길은 있다>에서 발췌 인용

 

 

강하게 때론 약하게

함부로 부는 바람인 줄 알아도

아니다! 그런 것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은 용케 찾아간다.

바람길은 사통팔달이다.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는데

바람은 바람길은 간다.

 

 

 

 

△ 2003년 겨울편

김달진 <겨울아침> 에서 발췌 인용

 

 

강하게 때론 약하게

까치 한 마리 날아와 우는 아침

어여삐 전해 오는 기별에

환희 밝아오는 겨울 빛

 

 

먼 산간 마을에는

반가운 사람을 맞이하러

남빛 연기가 길 따라 피어오르고

 

 

겨울나무 가지에 쌓인

함박눈이 한 웅큼 떨어져 내릴 때

환한 빛 속으로 날아가는

 

 

까치 한 마리

적요한 겨울을 흔들던

꽁지가 나무 가지 우듬지에 새하얗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