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광화문글판

본문 제목

화제가 되었던 글귀! 광화문글판,2012년

본문

2014. 8. 28. 10:28

 

 

 

 

 

2012년 봄편, 나태주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2012년 여름편, 장석남 <나의 유산은>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장마 큰물이 덮었다가 이내 지쳐서는 다시 내보여주는,
은근히 세운 무릎 상부같이 드러나는
검은 징검돌 같은 걸로 하고 싶어

 

지금은,
불어난 물길을 먹먹히 바라보 듯
섭섭함의 시간이지만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꽃처럼 옮겨가는 목숨들의
발밑의 묵묵한 목숨
과도한 성냄이나 기쁨이 마셨더라도
이내 일고여덟 형제들 새까만 정수리처럼 솟아나와
모두들 건네주고 건네주는
징검돌의 은은한 부동
나의 유산은

 

장석남, <나의 유산은>

 

 

2012년 가을편, 안도현 <가을 엽서>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누어 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안도현, <가을 엽서> 

 

 

2012년 겨울편, 반칠환 <새해 첫 기적>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반칠환, <새해 첫 기적>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