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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비빌 언덕,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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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30. 16:39








실존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궁극적인 자유는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는 경지에 이르렀을 때 얻을 수 있다.”고 했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이 의지할 데가 없으면 고독해지고 결국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고 덧붙였어요.


이 말은 우리 인생 대부분의 영역에 적용된답니다. 심지어 재테크의 영역에서도 이 말은 다음과 같은 논리 흐름에 따라 들어맞아요. '재테크에 완벽하게 성공하려면 주식·채권·토지·주택·파생금융상품 등 다방면에서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돈을 굴리는 노하우를 터득해야 한다. 이런 독립적인 경지에 이르러도 의지할 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은행이다.'


콕 짚어 말하자면 재테크 초심자가 은행 적금에서 시작하지 않고 파생금융상품부터 투자할 수는 없답니다. 상당한 재테크의 경지에 이르렀어도 은행 적금이나 예금은 필요해요. 바로 비빌 언덕이 되기 때문이에요.




왜 은행인가?





직장인이 받는 월급 중 50만 원을 떼어 투자하면서 금방 100만 원으로 불어나길 바라는 조급증을 누구나 갖고 있지 않았던가요. 이 때문에 동양그룹 후순위채를 덥석 사 낭패를 봤고, 생전 처음 들어보는 주식에 재산을 몰아넣어 깡통을 찼어요. 은행 적금은 돈 떼일 염려가 없는데도 이자가 적다는 이유로 재테크 세상에서 푸대접을 받았습니다. 그저 돈을 보관만 해주는 '돼지 저금통'이라는 말까지 나왔죠.

실제 적금 이자율은 낮답니다. 하지만 적금은 여전히 중요한 재테크 수단이에요. 우리 주변에는 금펀드·신흥시장펀드·개별 유망주식·변액연금보험·틈새 부동산 등 귀가 솔깃해지는 투자처가 얼마나 많던가요. 이런 투자처의 장점은 잘 되면 적금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우리에게 안겨준다는 것이고 단점은 불안하다는 것이에요. 반면 적금은 뚝배기처럼 단순, 담백하다는 것이 특징이지요.

그저 '꾸준히 돈 좀 모아보자' 하는 한 방향으로 느리게 움직이는 것이죠. 그리고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오래할 수 있어요. 금융시장이 외부 충격에 흔들릴 때마다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약장수가 하는 말 같지만 ‘원금에 손실이 나는 것을 참을 수 없는 사람, 은행이 아닌 2금융권을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불안한 사람, 여유자금이 없어 투자라는 걸 하고 말고 할 여지가 없는 사람’이라면 거창한 재테크 계획을 짜기보다 적금부터 시작하는 게 좋답니다.




은행 200% 이용법



우선 매달 월급의 5%를 저축해보세요. 그러다 저축 비중을 점차 월급의 20%까지 늘리는 것이죠. 그러면 과거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푼돈에도 관심을 갖게 될 거예요. 예를 들어 자동차세를 미리 내면 일부를 환급해주는 제도를 잘 이용하면 3만~4만 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사소한 절약법을 소홀히 넘기지 않게 되는 것이죠.


매달 정액 저축하는 대상은 지방은행 적금상품이 좋은데요, 이는 대형은행보다 이자를 조금 더 주기 때문이에요. 이제 적금상품을 정했다면 일명 ‘풍차 돌리기’를 시도해보세요. 먼저 머릿속에 12개의 날개가 달린 풍차를 그려보아요. 각 날개는 1월부터 12월을 의미하며 각 날개마다 별개의 적금통장이 하나씩 달려있어요


   

먼저 1월에 매달 10만 원을 넣는 통장 하나를 만들어보세요. 2월에는 통장 하나를 더 추가해서 10만 원짜리 적금 통장 2개를 보유하고, 3월에는 3개를 보유해 결국 12월에는 매달 10만 원을 넣는 적금통장 12개를 갖게 되는 것이죠


첫 달에는 10만 원만 불입하면 되지만 맨 마지막 달에는 120만 원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도시근로자가구 평균소득(4인 가구 기준 월 510만원) 정도 버는 사람이고 다른 투자활동을 하는 게 없다면 120만 원 정도는 저축하는 게 좋답니다. 이렇게 하면 13개월째가 되는 달부터 열두 달 동안 원금 120만 원에 이자가 붙은 적금통장이 순서대로 만기를 맞게 된답니다.


적금이 12개월을 꽉 채우면 이를 다시 1년 만기의 정기예금에 넣어주세요. 이때 중요한 점은 만기가 돼도 매달 120만 원을 저축을 위해 떼어두는 습관만큼은 유지하는 것이에요. 이러면 첫 번째 적금 만기금액(120만 원+이자)에 10만 원을 더한 ‘130만 원+이자’만큼을 정기예금에 넣을 수 있답니다. 그 다음 적금 만기 월에는 20만 원을 더한 ‘140만 원+이자’를 정기예금에 넣을 수 있고 마지막 적금 만기 월에는 만기 도래액에 120만 원을 더한 ‘240만 원+이자’ 만큼을 정기예금에 불입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적금 풍차 돌리기’를 하다가 1년 뒤에는 ‘정기예금 풍차돌리기’를 하는 셈인 것이에요. 이렇게 2년이 지나면 ‘2,220만 원+이자’라는 목돈이 생긴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재테크라는 걸 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에요.




은행을 이용할 때 주의할 점





누구나 은행 상품을 알아볼 때 ‘주거래 은행을 만들라.’ 이런 얘기를 많이들 들었을 것 같아요. 이는 월급이 들어오는 은행에서 카드도 만들고 펀드도 가입하면 주거래은행이 돼서 나중에 대출을 받을 때 우대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다는 논리랍니다.

이는 맞는 얘기긴 한데, 다른 한쪽 측면으로는 괜한 수고일 수 있답니다. 보통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정도 적용해서 대출금리를 그만큼 깎아주는데 그리 큰 혜택이 아닌 것이죠. 1억 원을 빌리면 1년에 20만 원 정도 이자를 덜 내는 셈이에요. 주거래은행을 만드느라 노력하는 것보다 금리가 싼 은행을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는 것이 낫답니다.


대출을 받을 때 거치기간을 두는 것도 소비자 입장에선 손해랍니다. 대개 사람들은 매달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거쳐 나중에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 나가는 방식을 선택해요. 이를 테면 1년 거치 9년 분할 상환 같은 방식이에요.

이는 대출을 받은 뒤 1년 동안은 이자만 내다가 2년째 되는 시점부터 만기 시까지 원금과 이자를 나눠서 갚은 것이랍니다. 이 방식은 대출 초기 상환부담을 줄이고 나중에 원금을 천천히 갚아나간다는 논리여서 합리적으로 보여요.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답니다. 거치기간에는 이자만 내고 원금은 한 푼도 줄어들지 않는 것이죠. 은행들은 ‘상환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거치기간을 둔다’고 설명하지만 속뜻은 ‘이자를 받는 기간을 늘리겠다’는 것이에요. 처음부터 원리금을 갚아나가면 이자 납입기간이 9년이면 끝나는데, 거치기간을 두기 때문에 이자를 내는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는 것이에요.

물론 처음부터는 도저히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갈 수 없는 사람은 이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에요. 그런데 많은 경우 나중이라고 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랍니다. 어차피 생활비를 줄이고 월급을 쪼개며 고통스럽게 갚아나가야 할 돈인 것이죠. 빨리 고통을 참기 시작하면 빨리 끝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가능하다면 거치기간 없이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을 고르는 것이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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