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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이길 묘책 ‘장르소설’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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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17. 15:33




장르소설은 SF ·무협·판타지·추리·호러·로맨스 등 이전에는 ‘대중소설’로 통칭되던 장르들을 두루 포함하는 말이에요. 최근에는 완성도 높은 장르 문학이 많이 선보여 호평 받고 있는데요, 장르소설을 읽으며 여름 무더위를 이겨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장르소설의 의미와 발전 과정, 장르소설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독서법을 함께 소개해드릴게요!






 



요즘 소설이 안 팔린다는 말이 많지만 외국소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 있는 경우는 허다해요. 잘 팔리는 외국소설은 대부분 호기심을 자극하며 쉽게 읽을 수 대중소설이랍니다. 그 중에는 장르를 내세우는 소설이 많아요. 미스터리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로맨스 판타지 ≪트와일라잇≫ 시리즈 등 해외에서 이미 주류가 된 장르소설은 이제 한국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답니다. 마음의 양식이 되기는 하지만 지루하고 난해한 순문학보다는 즐겁게 읽으면서 약간의 깨달음도 얻을 수 있는 소설을 원하는 것이죠.






      



미스터리·SF·판타지·로맨스·호러 등의 장르문학은 ‘킬링타임’ 용으로 읽는 경우가 많아요. 이는 시작부터 그랬답니다. 대중소설의 기원은 19세기 혹은 고대의 설화와 민담까지 끌어올릴 수 있지만 현재의 장르로 정착된 것은 20세기의 일이에요.


20세기 초반 미국에서는 모험과 공상의 이야기를 담은 ≪어메이징 스토리≫≪블루 북≫ 등 대중잡지가 등장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어요. 범죄소설을 담은 ≪블랙 마스크≫, 호러와 판타지를 담은 ≪위어드 테일즈≫도 있었어요. 이런 잡지에는 액션과 사랑, 음모와 복수 같은 자극적인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 실렸답니다. 해외에서는 이런 소설과 만화들을 ‘펄프’라고도 불렀어요.


처음에는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오락 소설이었지만 많은 작가들이 뛰어 들면서 문제작들이 나오게 되었어요. 범죄소설의 레이먼드 챈들러와 로스 맥도널드, SF의 어슐라 르 귄과 레이 브래드버리 등은 대중소설을 쓰면서 엄연한 문학으로 인정을 받은 작가들이랍니다. 동시에 SF와 추리소설의 기법 등을 활용한 커트 보네거트와 움베르토 에코 등이 등장하면서 ‘장르’는 자연스럽게 문학의 일부로서 자리 잡았어요. 거칠게 말하면 순문학은 대중문학의 ‘대중적’인 기법을 차용했고, 대중문학은 순문학의 기교와 영혼에 접근하기 시작했답니다.


모든 순문학이 영혼의 정수가 아닌 것처럼 모든 대중문학은 쓰레기가 아니었던 것이죠.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아마데우스>를 만든 밀로스 포먼 감독은 이렇게 말했어요.


“할리우드 영화는 일단 대중성을 생각해서 작품을 만들고 여력이 남으면 예술성을 추구한다. 반면 유럽 영화는 예술적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에 주력하지만 여력이 남으면 오락성을 가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소설로 치환한다면 ‘대중소설 혹은 장르소설은 오락성을 추구하면서 가능하면 예술성을 추구하고, 순수소설은 예술성에 몰두하면서 가능하다면 대중성을 생각한다’ 정도가 될 거예요. 대중문학이건 순문학이건, 더 많은 독자가 읽고 더 깊은 생각을 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작품의 진정한 가치가 될 거예요.






   



범죄소설·SF·공포소설·판타지에는 나름의 즐거움이 있답니다. 홈즈와 아가사 크리스티에서 출발하는 범죄소설은 밀실 살인, 알리바이 증명 등 기묘하게 얽힌 트릭을 풀어가며 지적 즐거움을 얻어요. 그리고 레이먼드 챈들러의 하드보일드 소설과 마츠모토 세이초의 사회파 추리를 보면서는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가, 선과 악이란 과연 무엇인가 등을 고민하게 된답니다.


SF는 ‘과학’이라는 틀 안에서 인간의 존재를 다시 생각해요. 어슐라 르 귄의 ≪어둠의 왼손≫을 보며 내가 아닌 타자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연대기≫를 보며 인간의 유한성을 떠올린다. 인간만이 유일한 지적 생명체가 아닌 세계에서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일까를 생각하고, 주변 환경이 전혀 다른 곳에서 인간이 살아가야 하는 상황을 통하여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하죠.



 



한편 공포소설은 우리 내부의 비합리성, 어둠의 존재를 일깨워준답니다. 공포소설이 SF나 범죄소설과 쉽게 만날 수 있는 이유는, 인간이 아닌 타자의 존재가 우리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에요.


≪샤이닝≫의 스티븐 킹은 유년의 공포에 집착한다. 인간의 마음이 억압해놓은 과거를 떠올리고, 우리가 무엇을 동경하고 또 두려워하는지를 추적하고 있어요.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의 클라이브 바커는 융이 말한 무의식의 세계, 원초적 악의 세계를 파고들어가요. 코스믹 호러를 주창한 H.P. 러브크래프트의 세계는 바커의 공포소설을 통해 더욱 극적으로 변형된답니다.


이처럼 장르소설은 각각의 장르마다 목적이 달라져요. 그러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서 읽는 것이 필요해요. 수수께끼 풀이를 원하면 추리소설, 긴장감을 원하면 스릴러, 이 세계의 모험이나 성찰을 원한다면 SF와 판타지 등 일단은 가장 유명한 작가들의 대표작을 읽은 것으로 시작하여,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작품들을 골라 보면 실패할 확률이 적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과 비슷한 스타일의 작가와 작품을 찾아보면 장르소설의 세계를 순조롭게 항해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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