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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테라피의 광화문 길꽃 이야기 넷. "배롱나무 꽃 그늘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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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9. 2. 15:39




안녕하세요, 그린테라피입니다. 무더운 여름은 다들 잘 견디셨나요? 또 여름휴가는 즐겁게 다녀오셨는지 궁금하네요. 입추와 처서가 지나면서 이제 여름도 거의 저물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침 저녁이 되면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계절의 여왕은 여름에게 길을 비키라고 자꾸만 보채지만 여전히 여름은 물러가기 싫은가 봅니다. 한낮에는 쨍쨍한 햇살이 쉴 틈이 없이 내리쬐니 말이죠. 

사실 여름은 길꽃에게도 힘든 계절이에요. 따가운 햇살 속에서 건조함을 견뎌내야 하고 장마 비에 몸이 녹아 내리는 습도도 이겨내야 해요. 그래서 여름은 풀꽃보다는 나무에게 유리한 계절이에요. 풍부한 광합성을 통해 녹음이 우거지고, 깊게 뿌리를 박은 덕분에 얼마든지 필요한 물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자, 그럼 지금부터 여름의 막바지에 다다른 광화문광장을 빛내주고 있는 여름 길꽃을 구경하러 나서보도록 해요. ^^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길꽃은 '배롱나무'랍니다. 배롱나무의 고향은 중국 남부지역이에요. 배롱나무는 부처꽃과(리타케아이 Lythaceae)로 분류되는데요, 배롱나무의 붉은 꽃을 본 사람들은 ‘백일홍’ 또는 ‘목백일홍’이라는 꽃 이름을 먼저 떠올릴 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백일홍’은 나무가 아닌 풀꽃으로 존재하고, ‘목백일홍’도 공식적인 이름은 아니랍니다.


국명(國名)은 ‘배롱나무’인데, 이 이름은 ‘백일홍나무’에서 왔다는 얘기가 있어요. ‘백일홍’이라는 꽃 이름은 꽃이 100일 동안 오래 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답니다. 실은 꽃 하나 하나를 살펴보면 짧게 피고 지는데, 새로운 꽃이 계속하여 피어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아주 오랫동안 꽃이 피어 있는 듯이 보이는 것이죠.






배롱나무은 ‘간즈럼나무’ 또는 ‘간지럼나무’라고도 해요. 바람이 작은 줄기를 지나가면 간지럼을 타듯 꽃이 흔들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참 재미있는 나무이름이지요? 배롱나무의 줄기는 나무껍질이 없이 매끈하고 적갈색을 띕니다. 이런 줄기를 보면 마치 나신(裸身), 즉 알몸을 연상한다고 해서 양반집 규방 앞에는 심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정원수로 인기가 높아서 절과 고택, 정자 등에 많이 심는 나무 중 하나랍니다. 전라도 지방을 가면 배롱나무 가로수길도 만날 수 있어요. 여름이 깊어지면 배롱나무의 붉은 꽃은 한층 더 붉어지는 것 같아요.





배롱나무의 학명 꽃 이름은 라게르스트로이미아 인디카(Lagerstroemia indica L.)를 써요. 속명인 라게르스트로이미아(Lagerstroemia)는 우리나라에서는 ‘배롱나무속’으로 부른답니다. 린네가 학명을 만들 때 자신의 친구인 스웨덴 사람 Magnus von Lagerstroem(1696 ~ 1759)의 이름을 기념으로 붙였고 종소명인 인디카(indica.)는 ‘인도의’라는 뜻이에요. 배롱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는데, 린네는 인도를 원산지로 알았나 봐요.







일반인들은 배롱나무가 붉은 꽃만 피는 줄 아는데, 사실은 흰 꽃이 피는 품종도 있답니다. 이름은 ‘흰배롱나무’라고 불러요. 흰배롱나무의 고향은 중국이고 심을 때 배롱나무와 섞어서 심기도 한답니다. 교보생명 빌딩 앞과 뒤에는 흰배롱나무가 한 그루씩 심겨져 있는데요, 붉은 배롱나무 꽃도 예쁘지만 흰배롱나무 꽃도 정말 예쁘답니다.






두 번째 소개할 길꽃은 ‘토레니아(Torenia)’라고 약칭으로 많이 부르는 ‘포우르니에리토레니아’랍니다. 꽃 이름이 참 길죠? 재배식물의 꽃 이름을 우리 국명(國名)으로 만들 때 학명 꽃 이름을 많이 활용한답니다. 포우르니에리토레니아의 학명은 토레니아 포우르니에리(Torenia fournieri E.Fourn.)거든요. 이러다 재배식물(원예종)의 꽃 이름 만드는 방법도 알게 되겠어요. ^^



이름이 너무 기니까 우리도 약칭으로 부르기로 하지요. 토레니아는 현삼과(스크로풀라리아케아이 Scrophulariaceae) 토레니아속(Torenia)으로 분류된답니다. 속명 토레니아(Torenia)는 스웨덴 선교사인 Olaf Toren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에요. 꽃 이름을 지을 때 명명자가 자신이 기념하고 싶은 사람을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한데요, 앞에서 소개한 배롱나무 속명도 그랬지요.


일제 시대에 일본의 모 식물학자는 우리나라 금강초롱에 당시 일본 총독의 이름을 학명에 넣어서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답니다. 슬픈 일이지요.


토레니아의 고향은 열대아시아인 인도차이나 반도 쪽이랍니다. 대개 온대지방보다 열대지방 출신 꽃들의 훨씬 화려해요.





토레니아의 꽃색은 분홍색, 보라색, 흰색 등이 있어요. 전체가 모두 하나의 꽃 색으로 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꽃의 끝 부분만 색이 들어가고 꽃부리 부분은 흰색이랍니다. 토레니아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는 길꽃으로, 여름제비꽃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답니다. 토레니아의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래 입술 중간쯤에 노란색 무늬가 있는 게 눈에 띄는데요, 이는 토레니아가 수정을 위하여 벌을 꼬이기 위하여 점을 찍어 놓았다는 얘기가 있답니다.





세 번째 소개할 길꽃은 ‘콜레우스’랍니다. 꿀풀과로 분류되는 ‘콜레우스’는 꽃 이름이 속명에서 나왔는데요, 콜레우스(Coleus)는 그리스어인 koleos(칼집)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콜레우스는 품종 개발이 많이 되어 있어 현재 전세계에 약 150종 정도가 있으며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열대 지방에 주로 분포한답니다. 그래서 추위에 아주 약하고 반면 더위는 아주 잘 견딘답니다.


보통 콜레우스는 환경만 좋으면 키가 크게 자라기도 하는데, 광화문광장에서 볼 수 있는 콜레우스는 키가 그리 크지는 않아요. 대신 여러 품종의 콜레우스를 만날 수 있답니다. 그럼 함께 살펴볼까요?








콜레우스는 관상용으로 잎을 보기 위하여 키운답니다. 꼭 깻잎 같이 생긴 잎은 마치 그림을 그려 놓은 듯 색이 들어가 있죠. 그래서 잎을 꽃잎으로 착각하기도 해요. 잎 색은 품종에 따라 붉은색, 황색, 연두색 등이 나타난답니다. 하지만 콜레우스는 다른 꿀풀과 꽃처럼 꽃대를 별도로 만들어 올리며, 아주 작은 꽃이 층층이 펴요.

놀이공원이나 식물원 같은 곳에서는 콜레우스 잎 하나가 사람 얼굴만한 품종들도 볼 수 있어요. 콜레우스는 잎에 새겨진 무늬만으로 절대 잊어먹지 않는 꽃이 되겠지요?





네 번째로 소개할 꽃은 ‘천일홍’이라는 꽃이에요. 배롱나무 꽃 얘기할 때 백일홍 이야기를 했는데, ‘천일홍’이라는 꽃 이름을 가진 아이도 있답니다.


천일홍은 꽃만 보면 우리가 흔히 들판에서 만날 수 있는 토끼풀(클로버) 꽃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꽃에 손을 대면 잘 말린 드라이플라워를 만지는 듯한 느낌을 준답니다. 또 실제 천일홍은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 꽃장식을 할 때 활용하기도 해요.


천일홍은 비름과(아마란타케아이 Amaranthaceae) 천일홍속(곰프레나 Gomphrena)으로 분류되는 꽃으로, 이명으로는 ‘천일초’, ‘천날살이풀’이라고도 부른답니다. ‘천일’이라는 꽃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 꽃이 정말 오래가겠지요? 이는 사실이랍니다. ^^ 천일홍은 흰색, 자주색, 핑크색 등의 꽃 색을 가지고 있어요.





자줏빛 천일홍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면 흰 천일홍은 청순하면서도 그윽한 멋이 있죠. 가꿈사 가족 여러분은 어떤 쪽이 더 마음에 드시는지 궁금하네요. ^^








이외에도 광화문광장을 찾으면 모양도 색도 각양각색의 자태를 뽐내는 여름 길꽃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대부분 여름 길꽃들은 습도보다는 건조를 잘 견뎌내요. 여름에 꽃을 피워낼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지요. 또, 햇빛을 많이 받아 화려한 것이 여름 길꽃의 특징이랍니다. 꽃의 계절하면 흔히 봄과 가을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한여름의 매서운 뙤약볕을 견뎌내면서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여름 꽃을 알게 되면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거예요. 지금도 도로변에는 다양한 길꽃들이 많이 있는데요, 길을 지나치다 여름 길꽃을 만나게 되면 이 아이들과 한 번쯤 눈인사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요? ^^


다음 번 길꽃 이야기를 들려드릴 때쯤에는 광화문광장에도 가을꽃이 보이기 시작하겠지요. 다음 이야기에서 소개해드릴 새로운 친구들에 대해서도 기대해주시기 바라며, 늘 그린테라피의 광화문 길꽃 이야기를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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