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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튬 디자이너·씨네엔패션 대표 김유선 '옷, 영화에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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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25. 17:25




단순히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만 옷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이 시대의 옷은 한 사람의 개성을 표현하는 도구라 할 수 있어요. 한 인물의 특성을 극대화해 드러내야 하는 영화에서의 의상 디자인은 더욱 중요하답니다. 국내 영화계 코스튬 디자이너 1세대로 꼽히는 김유선 대표는 '옷이 날개'라는 말을 다수의 영화에서 증명했답니다. 






<영화 촬영을 지켜보는 김유선 대표>



김유선 대표에게 코스튬 디자이너는 좋아하는 두 가지를 함께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해요. 바로 ‘옷’과 ‘영화’였던 것이죠. 의상디자인을 전공하던 대학교 4학년 시절, 영화 <비상구가 없다>에서 아르바이트로 미술 소품 작업을 하면서 영화계와 인연이 닿았고 우연은 머지않아 운명이 되었어요.


“대부분 선배들은 졸업 후 패션계로 가니 저 역시 그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던 차였어요. 아르바이트 덕분에 영화계 스태프들과 인연이 닿았고, 이후에 저에게 ‘의상디자인을 전공했으니 영화에서 의상 관련 일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왔어요. 멋모르고 덜컥 일을 시작했죠.”


김 대표는 1994년 개봉한 영화 <세상 밖으로>에서 의상을 담당하며 본격적으로 코스튬 디자이너의 길을 걸었어요. 초반에는 고생도 많았다. 모든 일을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워야 했다고 해요. 그래도 옷도, 영화도 좋았기에 ‘고생 끝에 낙’을 기대하며 매 작품을 마쳤답니다.


“예전에는 코스튬 디자인에 관한 체계가 전혀 없었어요. 시대물을 제외하고는 배우들이 직접 의상을 가져오기도 했고요. 의상 감독만이 아니라 모든 스태프가 도와서 관련 작업을 마치던 분위기였죠.”


김유선 대표가 코스튬 디자이너로 첫 발을 내디딘 1990년대 초반은 변화의 변곡점이었어요. 의상·미술·조명 등 각 분야가 전문화되며 차츰 체계가 잡히기 시작했답니다.






<영화 의상의 디자인 작업>



김유선 대표가 말하는 영화 의상이란 “캐릭터를 완성하는 시각예술이며 독립적인 영상언어”에요. 따라서 단순히 보기 좋고 예쁜 옷이 선택지에 오르는 것이 아니랍니다. 새로운 영화에 들어갈 때마다 시나리오 분석은 필수. 등장인물의 역할이나 성격은 물론 배역을 맡은 배우의 분위기까지 고려해 캐릭터에 적합한 의상 콘셉트를 잡는다고 해요. 영화 전체의 디자인 콘셉트를 정하는 것은 물론 색감이나 스타일, 디테일도 세밀하게 기획해요.


“패션디자이너가 20대면 20대, 여자면 여자 등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의상을 디자인한다면, 캐릭터 하나하나 집중해서 성격·나이·직업·상황 등을 분석한 집약체를 옷으로 표현하는 것이 저와 같은 코스튬 디자이너의 역할이에요. 영화에서 의상 디자인은 감독의 연출의도를 반영해 그 작품만의 분위기를 끌어내야 합니다.”


시대물보다 현대물에 주로 참여해온 터라 의상으로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한계는 없었을까요?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아무렇게나 걸친 듯한 의상 하나도 의미 없이 정한 것은 없다고 해요. 지난해 개봉한 영화 <카트>에 등장하는 마트 직원들도 저마다의 캐릭터에 따라 색감도 무늬도 다르게 표현되었다고 하네요. 물론 현실에 바탕을 둔 영화의 의상을 디자인할 때는 고증은 기본인 것이죠.





<영화 '퇴마록'의 촬영장 현장에서>



지금까지 50편이 가까운 영화에 참여해왔지만, 코스튬 디자이너로서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있다고 해요. 바로 SF영화. 고증의 제한이 있는 시대물이나 현대물과 달리,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라고 해요. 그녀 역시 한 차례 경험은 있었어요. 1998년에 개봉한 국내 최초의 SF영화 <퇴마록>은 상상 속 인물을 표현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어요.


“영화는 세월이 흘러서도 다시 볼 수 있는 한 편의 작품으로 남잖아요. 언제 보아도 촌스럽지 않은 의상을 디자인하는 게 필요해요.”


이제 코스튬 디자이너 경력도 20년 이상. 그 사이 의상도 영화 제작의 중요한 한 분야로 자리를 잡았어요. 그녀는 이 분야에 관심을 두는 후배들을 위해 전문서적도 썼답니다. 장기적으로는 코스튬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기관을 설립하고, 직접 영화를 제작하는 꿈도 꾼다고 해요.


“종합예술인 영화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죠. 그런데 코스튬 디자이너로서 아쉬운 마음이 들 때도 있어요. 요즘은 저예산 영화도 많이 제작되는데, 의상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못 쓰는 것이 현실이에요. 직접 영화를 제작한다면, 저예산으로 영화를 만들더라도 얼마든지 시각적인 매력을 살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김유선 대표는...


1969년생. 영화 의상 감독이자 ‘씨네엔패션(CNF)’ 대표.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졸업. 데뷔작 <세상 밖으로>(1993)를 시작으로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4)·<돈을 갖고 튀어라>(1995)·<퇴마록>(1997)·

<오! 수정>(2000)·<와니와 준하>(2001)·<살인의 추억>(2002)·<남쪽으로 튀어>

(2013) 등 50여 편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의상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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