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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터널' 2016년 경기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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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15. 14:00

미래학자는 미래를 예측(predict)하지 않는다고 해요. 오히려 사람들에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말라고 권하죠. 그런 다음에 미래를 전망(forecast)해야 해요. 교보생명 웹진 <다솜이친구> 1월호의 ‘홍수용 경제노트’ 코너를 통해 새해 가정 경제를 살리는 전망의 원칙을 들어봅니다.



새해 가정 경제 살리는 전망의 원칙

지금은 은퇴한 짐 데이토 전 하와이대 교수는 미래학의 태두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엘빈 토플러 못지않게 미래를 보는 식견이 탁월한 인물이죠. 몇 년 전 서울 광화문에서 지인의 소개로 만난 그는 여전히 청바지를 즐겨 입고 젊은 이의 농담을 잘 이해하는 ‘청년’이었어요. 이 청년에게 ‘부의 미래’와 관련한 질문을 해보았어요. 그는 “예측하지 말고 전망하라, 무엇에 동기가 부여되는지가 중요 하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딱히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한 적은 없어요. 하지만 데이토 교수가 말했던 ‘전망’과 ‘동기’가 바로 재테크 세계의 뼈대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전망이 재테크의 시작

미래학에서 ‘예측’은 특정시점에 특정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을 추정한 숫자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내일 비가 올 확률이 30%라고 말하는 것이죠. 반면 ‘전망’은 광범위한 시기에 일어날 만한 미래상들의 묶음(a set of possible futures)이에요. 20세기에 살던 사람들이 ICT 기술의 발전상들을 예측해보니 21세기는 정보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 통찰력 있는 ‘전망’이 되는 것이죠.

이런 전망을 해야 주식 투자도 제대로 할 수 있어요. ‘삼성전자의 상반기 실적이 어떨까?’ 하는 예측에만 매달리면 영영 단타매매밖에 못 해요. 반면 ‘전망’하는 사람은 5년 뒤, 10년 뒤 미래를 지배하는 화두는 무엇이 될까에 초점을 맞춥니다. 10년 전 세계가 경쟁에 집착하고, 5년 전 세계가 환경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면 5년 뒤 세계는 환경이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는 식의 논리가 전망을 하는 방법이에요.

적절한 동기가 있는 꿈을 꾸는 것도 중요해요. 미래는 꿈이 중요하고 꿈을 제대로 꾸는 사람들의 상상력이 사회의 발전 원동력이 됩니다. 그런 중요한 가치가 있는 꿈에 제대로 인생을 거는 사람이나 기업을 찾는 것, 또는 그런 사람이나 기업을 만드는 것. 이게 바로 재테크죠.



2016년은 불안한 저성장

먼저 2016년이라는 미래상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하나씩 뜯어볼까요? 우선 미국은 잘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에요. 민간소비와 주택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경기가 안정적으로 상승할 거에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충격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변수죠.

유럽은 주요 수출 상대국인 신흥국들이 경기 부진에 빠진 상황이어서 내년에도 1%대의 저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요. 프랑스 파리 테러사태 여파로 유럽경기가 중장기적으로 위축될 우려도 있답니다. 중국은 이미 고도성장기를 지나 성장 둔화기에 접어들었어요. 부동산 시장 과열이나 지방정부 부채 증가라는 언제 터질 지 모를 ‘시한폭탄’도 안고 있고요. 한국은 2015년이 워낙 부진했던 만큼 2016년은 좀 더 나을 것이라는 전망이에요. 경제지표들이 전년대비로 작성되기 때문에 수치상으로 전년보다 나아 보이는 착시효과도 생기고요. 완만한 경기 회복이 예상되지만 저성장 기조 자체가 바뀌긴 어렵다고 볼 수 있죠.

이런 예측의 조각들을 묶어보면 내년 한국과 세계경제는 저성장세 속에서 G2(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확실한 키워드는 ‘저성장’이에요.



단순하게, 더 단순하게

이런 저성장기에는 투자 패턴을 단순하게 해야 해요. 이쪽에 투자했다가 금방 돈을 빼서 저쪽으로 투자하는 식으로는 수수료만 날립니다. 저금리에 짜증을 내다 고위험 투기에 발을 잘못 담그면 발을 빼지도 못해요.

저성장기에는 투자 방식을 가능한 단순화하는 게 좋아요. 결정할 사안이 너무 많다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거든요. 여러분의 귀가 얇다면 ‘장기 투자를 통한 안정적 노후자금 마련이라는 목표’, ‘리스크 없는 수익은 없다는 투자의 원칙’ 같은 것들이 무의미해지고 손실이 나는 쪽으로만 ‘올인’하게 되거든요.

근로자라면 2016년부터 도입되는 ISA 통장을 만들어서 정기적으로 불입하는 방식을 권하고 싶어요. ISA는 예•적금과 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넣어 굴리면서 얻은 수익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일명 ‘만능통장’이죠. ‘달리 투자할 데가 없으니 일단 들어두자’ 하는 마음으로 일단 가입해두면 장기적으로 재테크 효과는 커질 거에요.

저금리시대에 마음이 조급해지면 평소에는 무시했던 ‘뻥’ 투자에 솔깃해지게 마련입니다. 요즘도 일부 제도권 금융회사가 원금 위험이 없으니 안심하라며 후순위채를 권하거나 유사수신업체가 하루 몇% 이자를 주겠다며 유혹하지만 세상에 그런 투자는 없어요. 재테크의 목표와 관련해 대박에서 중박 정도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대박을 노리기보다는 생활비로 쓸 돈의 비율과 ISA에 자동 투자할 돈의 비율을 설정하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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