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교보생명 광화문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는 2016년 ‘교보문고 명강의 BIG 10' 두 번째 강의가 열렸어요. 두 번째 강연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국수(國手)라고 칭하는 바둑의 황제, 조훈현 바둑 기사입니다. 요즘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때문에 바둑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강연장은 조훈현 9단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답니다. 그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해드릴게요!

 

 

국내 최초 바둑 프로 9단이자 각종 기록 보유

1953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1962년 세계 최연소인 9세의 나이로 입단하여 우리나라 최초로 프로 9단에 오른 명실상부한 바둑의 황제 조훈현. 세계 최다승(1938회), 세계 최다우승(160회) 기록을 보유한 이 시대 최고의 승부사로 알려졌죠. 그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표기사인 이창호 9단을 길러낸 스승이기도 합니다.

이번 강연은 조훈현 기사의 저서 ‘고수의 생각법’을 토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인생에 담대하게 맞서는 생각의 법칙’이라는 주제로 바둑 인생에서 겪은 여러 일을 재미있게 얘기해주셨어요. 조훈현 기사의 강연을 들으며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젊은 시절에 조훈현 기사의 대국을 보며 감탄했을 어르신부터 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의 대결을 보며 바둑팬이 되었음 직한 어린 학생들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청중들이 조훈현 기사를 힘찬 박수로 맞았어요.

 

 

나만의 것이 있어야 최고수

조훈현 기사의 스승 세고에 겐사쿠 기사는 항상 ‘최고수가 되기 전에 사람이 되어라. 인성, 인품, 인덕 세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라며 강조하셨다고 해요. 기술을 연마하여 바둑을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세 가지의 인격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덕’을 갖춘 사람으로 사는 것은 동양사회에서 오랫동안 내려오는 전통이죠? 재능은 넘치지만, 인격이 모자라면 자신의 재능까지 갉아먹는 일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조훈현 기사는 바둑을 인생의 축소판, 작은 세상으로 비유했어요. 바둑대결을 하는 두 사람은 모든 것을 잊고 오롯이 그 세상에 들어가 판 속의 싸움에 집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속에 지나치게 파묻히는 것은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작은 판 속에서 자신만을 믿고 가다 보면 혼자만의 생각, 아집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조훈현 기사는 때로는 판밖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하셨어요.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을 해결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끔 제 3자로서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고요.

이것과 유사한 상황을 바둑에 빗대어 설명해주셨어요. 바둑에는 정석과 포석이 있는데,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이 바둑을 두며 일반적으로 적절하다고 인정한 수에요. 바둑을 처음 배우면 우선 정석과 포석을 외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조훈현 기사는 여기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공부한 정석과 포석을 잊어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모두가 다 아는 것만을 두어서는 다른 사람을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아는 일반적인 수가 아닌 특별한 수, 새로운 수를 두는 사람이 최고로 거듭날 수 있는 거겠죠. ‘오직 나만의 것’을 갖는다는 것은 비단 바둑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여러 부분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적의 성장은 기뻐할 일

바둑은 상대가 있어야만 승부가 성립될 수 있는 스포츠이죠? 따라서 홀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고, 적과의 대국을 통해 배우고 느끼면서 비로소 성장할 수 있죠. 그렇기에 조훈현 기사는 적의 성장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말합니다. 어제보다 더 성장한 적으로부터 어제 보지 못한 모습을 볼 수 있고, 어제 배우지 못한 점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에요. 바둑을 두고 난 뒤, 승패에 상관없이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바로 좀 전에 둔 바둑을 다시 두어본다고 해요. 그러면서 이 상황에서 왜 그런 수를 두었는지, 더 나은 수는 없었을지 고민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죠. 조금 전까지 ‘적’이었던 사람이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인생에서도 나의 적은 있겠지만, 그 적을 무작정 배척하고 미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에요. 오히려 나에게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적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면, 적을 넘어서는 차원에서 나 자신을 넘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정신만큼 중요한 체력 관리하기

조훈현 기사는 몸과 마음이 일치해야 내 실력의 100%를 발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바둑은 앉아서 두는 것이기 때문에 체력의 중요성을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하지만 정신력은 그 정신을 지탱하는 신체가 온전해야만 제대로 발휘되는 것이기에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해요. 머리를 써야 하는 다른 일을 할때도 집중이 잘 안 되고 진전이 안 된다면 지금 내 몸 상태가 안 좋지는 않은가 한 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죠?

몸의 휴식만큼이나 마음의 휴식도 필요해요. 여러분들도 내가 해야 할 일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 열심히 하고 있음에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을 거예요. 조훈현 기사는 그럴 때, 잠시 한 박자 늦추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해주었어요.

 

 

바둑, 그리고 인생

흥미로운 강연이 끝나고, 미리 받아놓은 질문에 조훈현 기사가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가장 첫 질문은 ‘알파고와 다섯 판 두면 몇 판 이길 수 있으세요?’라는 한 학생의 귀여운 질문이었어요. 잔잔했던 분위기에 싱그러운 웃음을 선사해주었답니다.

바둑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훈현 기사는 평생을 들어온 질문이지만 정답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어요. 어린이의 인성 함양과 두뇌 발달, 노인의 치매예방 효과도 있을 것이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동등하게 둘 수 있으며 돈이 들지 않지만 아주 재미있는 게 바둑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자신에게 바둑이란 그저 ‘하나의 길’이라 생각하며 걸어왔다고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길이 있고, 자신은 그중에 바둑의 길을 택한 것이라고요. 바둑이 무엇이라고 굳이 구별하고 정의 내리는 것보다, 내가 선택한 이 길을 그 자체로서 걸어간다는 마음으로 조훈현 기사는 평생을 살아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몇천, 몇만 번의 대국을 하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를 놓았던 그에게 인생 최고의 한 수는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이 살아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바둑황제’, ‘전신’이라고 불리는 조훈현 기사에게 바둑을 배워보고 싶지만, 무엇보다도 삶을 살아가는 자세를 배우고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강연이었습니다.
여러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시고 관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에서 진심으로 강의를 해 주시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강연 경험이 적어 앞에 서서 말하는 것이 자신이 없다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으로 강연을 해 주신 조훈현 기사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2016년 ‘교보문고 명강의 BIG 10'은 교보문고 홈페이지에서 접수하시거나 현장에서도 직접 접수하실 수 있어요. 한 강의 당 12,000원의 참가비가 있으며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23층에서 진행됩니다.

 

<2016년 교보문고 명강의 BIG 10 일정>


교보문고 홈페이지 접수:
http://www.kyobobook.co.kr/prom/2016/general/big10_main.jsp

현장 접수문의 : 교보문고 광화문점 02-397-3400

 

이번 강의를 통해서 저도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왔어요. 조훈현 기사님처럼 인생을 담대하게 맞서며 제 길을 걸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했어요. 교보문고 명강의 BIG10의 강의는 앞으로도 8개가 남았으니, 만나고 싶은 분이 있다면 꼭 놓치지 않으시길 바라요! 세 번째 강의는 일본의 유명 작가인 기시미 이치로 작가와 고가 후미타케 작가가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고 실천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여러분을 만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명강의 BIG10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지금까지 2016년의 두 번째 명강의 BIG10의 현장을 전해드린 가꿈사 프론티어 8기 신혜리였습니다.

 

교보문고 명강의 BIG 10 첫 시작, 최태성 선생님 편 보러가기

 

 

   


Posted by 교보생명 교보생명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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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동북아 2016.04.05 0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적의 성장은 기뻐할 일이라니 멋진 한마디네요

  2. 일두 2016.04.09 2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훈현 기사님을 정말 존경하는데 강연이 있는 것을 알았다면 저도 갔을 터인데 아쉽네요. 글로나마 강연의 분위기를 느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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