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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테라피의 광화문 길꽃 이야기 일곱 “꽃은 제 때를 알고 피었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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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5. 13. 10:00

안녕하세요, 그린테라피입니다. 올해 두 번째 길꽃 이야기를 전해 드릴게요. 바람과 햇볕이 따뜻해지면서 겨우내 꽁꽁 숨겨왔던 꽃눈들을 마치 폭풍처럼 피워내더니, 벌써 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광화문광장에서 볼 수 있는 길꽃 4가지를 소개 할게요.



꽃 ‘플라워’의 어원

로마신화 속에서 꽃의 신(神)은 플로라(Flora)라는 이름을 가졌어요. 꽃(flower)과 같은 어원이기도 한데요. 남신이 아니고 여신이며, 꽃의 여신이면서 '봄(spring)'의 여신 그리고 풍요의 여신이기도 합니다. 로마에서는 플로라를 기념하는 축제가 있었어요. 플로랄리아(Floralia)라고 불리는 축제로 매년 4월 28일부터 5월 1일 사이에 열렸답니다.

꽃을 뜻하는 'flower'의 어원(etymology)은 라틴어 flos(플로스)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모든 단어에 남성, 여성, 중성이라는 성(性)을 부여하는 라틴어에서 flos는 분명 '여성명사'일 것 같은데, '남성명사'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예쁜 남자는 여자보다도 훨씬 예쁘다고 하고, 고대부터 예쁜 남자를 동경하는 신화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언어로서의 영어(ENGLISH)는 인도유럽기어(Proto Indo European, PIE)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어요. 라틴어 flos는 PIE에서 그 원형을 'bhle'로 보고 있으며, 'b-'가 라틴어에서 'f-'로 변한 경우가 많아요. 'bhle'의 뜻은 '부풀어오르다(to blow, swell)'라고 풀이되고 있지요. 꽃이 필 때 꽃봉오리가 점차 커지고 벌어져 피어나는 모습에서 나온 말인 것입니다.

라틴어에서 꽃을 의미하는 flos는 영어에서 flour, flur, flor, floer, flowre 형태를 거쳐 flower로 정착되었고, 프랑스어에서는 flor를 거쳐 fleur로, 이탈리어에서는 fiore로, 스페인어에서는 flor로 자리잡았어요
'bhle'는 그 자체로 중세 아일랜드어(Middle Irish)에서 blath, 웨일스어에서 blawd, 고대 영어(Old English)에서 blowan 형태를 거쳐 또 다른 꽃을 의미하는 단어 'blossom'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즉, 꽃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flower'와 'blossom'은 같은 뿌리를 가진 단어인 것입니다. 현대 영어에서 blossom은 유실수, 과일나무(菓樹)의 꽃을 얘기할 때 주로 쓰이고 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알고 계시면 더 좋겠죠.



첫 번째 길꽃은 ‘비단향꽃무’

혹시 기억하시나요? 예전에 비단향꽃무와 동명의 TV드라마도 있었어요. ‘비단향꽃무’는 십자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에요. 꽃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향기가 좋은 꽃입니다. 학명은 마티올라 잉카나(Matthiola incana)를 쓰며 국가표준식물목록은 이 꽃의 이름을 ‘잉카나마티올라’라고 등록하고 있어요. 속명 마티올라는 이탈리아 사람으로 의사이자 자연주의자인 Pietro Andrea Gregorio Mattioli(1500~1577)의 이름을 기념하여 붙였습니다. 종소명 잉카나(incana)는 ‘부드러운 털에 덮힌’이라는 의미에요. 꽃줄기를 자세히 보시면 종소명 꽃이름의 의미를 알 수 있답니다.  ‘학명 = 속명 + 종소명’인데, 외국에서 도입된 원예종의 경우 우리 꽃이름을 지을 때 ‘종소명 + 속명’ 형태로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잉카나마티올라’라고요. 우리 꽃이름은 모두 붙여서 쓴다는 원칙도 지키고 있어요.


비단향꽃무는 오히려 영어 꽃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어요. 영어 꽃이름이 Stock이어서 ‘스토크’ 또는 ‘스톡’이라고 많이 부르며, 화단에 심기도 하지만 절화 형태로 꽃꽂이 등에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비단향꽃무의 고향은 지중해 연안입니다. 다 자라면 30∼60cm 정도가 되는데요. 원산지에서는 꽃이 4~5월에 붉은 자주색으로 피지만, 우리가 길꽃으로 볼 수 있는 비단향꽃무의 꽃색은 다양해요. 빨간색, 분홍색, 자주색, 파란색, 흰색, 연노랑색 등의 꽃색을 가지고 있답니다. 꽃의 형태도 홑꽃과 겹꽃을 모두 볼 수 있답니다.
 
 


두 번째 길꽃, 크리산세멈 ‘멀티콜 옐로우’

‘크리산세멈’은 학명의 속명 꽃이름에서 유래합니다. 속명의 한글표기는 크리산테뭄(Chrysanthemum)인데 영어식으로 발음한 ‘크리산세멈’이 일반적으로 많이 쓰입니다. 크리산테뭄(Chrysanthemum)은 ‘황금(gold)’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chrysos와 ‘꽃(flower)’을 의미하는 anthos가 합쳐진 속명이에요. 크리산테뭄(Chrysanthemum)이라는 속명은 우리 속명으로 하면 ‘쑥갓속’이라 불려요. 우리가 즐겨 먹는 쑥갓의 학명도 크리산테뭄 코로나리움(Chrysanthemum coronarium)이거든요. 같은 쑥갓속 식물이라고 이 아이도 먹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국화과인 크리산세멈은 품종이 많은데요. 길꽃으로는 주로 품종명 ‘멀티콜 옐로우(Multicaule Yellow)’와 세 번째로 소개할 품종명 ‘스노우랜드(Snowland)’를 많이 심습니다. 별도로 심기도 하고, 두 품종을 섞어서 한 화분에 담기도 해요. 품종명답게 ‘멀티콜 옐로우’의 노랑은 참 특별해요. 햇빛이 좋을 때는 활짝 꽃을 피우며, 날이 흐리거나 저녁이 되면 노란 꽃잎을 안으로 접습니다. 일종의 수면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지요.
품종명에 쓰이는 멀티콜(Multicaule)은 ‘줄기가 많은’, ‘떼를 이루어 피는’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답니다. 꽃이 피어 있는 형태를 보면 품종명이 왜 이렇게 붙었는지 이해가 될 거에요. 광화문광장에 오시면 꼭 한 번 살펴봐 주세요.



세 번째  길꽃, 크리산세멈 ‘스노우랜드’

이 품종은 잎 모양이 ‘멀티콜 옐로우’와는 달라요. 쑥갓속의 전형적인 잎 모양을 닮았어요. ‘스노우랜드’는 Snowland입니다. 꽃잎이 눈처럼 하얗다고 해서 붙인 품종명이에요. 노스폴(North Pole)이라고도 부른답니다.


크리산세멈 종류는 한두 송이로 피어 있는 것보다 역시 모둠으로 피어 있는 것이 아름다운데요. 실제로 길꽃으로는 한데 모아 심고 있어요. 크리산세멈 ‘스노우랜드’는 ‘마가렛’이라는 꽃과 많이 헷갈리는데 잎 모양에서 차이가 있답니다. 그런데 실제 영어 꽃이름으로 보면 ‘마가렛’이라는 꽃이름도 붙여 쓰는 경우가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보다 외국에서 더 헷갈려 하는 것 같아요.



네 번째 길꽃, ‘금잔화’

‘금잔화’는 국화과 금잔화속(칼렌둘라 Calendula)으로 분류되는 꽃이에요. 한자로는 金盞花(금잔화)라 쓰지요. 속명 꽃이름을 영어식으로 발음하여 ‘칼렌듈라’라고 많이 부릅니다. 속명 칼렌둘라는 ‘달력(calendar)’를 의미하는 라틴어 calendae에서 유래하며, 꽃이 오랫동안 피어 있다라는 의미가 꽃이름 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길꽃으로 볼 수 있는 금잔화는 주황색과 노랑색 종류를 많이 볼 수 있으며, 학명으로 보면 두 가지 종류를 볼 수 있어요. 두 가지는 칼렌둘라 오피키날리스(Calendula officinalis)와 칼렌둘라 아르벤시스(Calendula arvensis)입니다. 초보자들이 이렇게 학명 따져 가며 세세히 보기는 어렵고, 꽃 형태가 거의 비슷하므로 꽃이름 ‘금잔화’로 부르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길꽃이야기는 서양에서 꽃을 의미하는 flower와 blossom의 유래에 대하여 알아 보았네요. 서양이나 우리나라나 대부분 꽃이름을 만들 때는 꽃의 모습을 가지고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아직은 봄의 기운이 남아 있어서 공기가 상쾌합니다만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 여름이 곧 다가올 것 같습니다. 여름에는 광화문광장에 또 어떤 꽃들이 등장할까요?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지금까지 가꿈사 사내필진 8기 송우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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