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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대의 인물을 만나다, ‘시대의 라이벌’ 성삼문과 신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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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 8. 10:00

태평성대를 이뤘던 세종 시대에는 그만큼 뛰어난 인물도 많았습니다. 세종은 인재양성 프로젝트로 집현전을 세워 인물을 양산했는데요. 집현전 학자 중에서 세종대왕의 황금기를 이끌어 낸 두 분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세종시대 인물을 만나다 다섯 번째 시간, 집현전의 두 학자 신숙주와 성삼문입니다.



임병준 기자(이하 임기자) : 안녕하세요, 두 분을 만나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신숙주 : 네, 반갑습니다.

성삼문 : 반가워요. 근데 저 사람은 왜 부른 거요?

신숙주 : (얼굴을 붉히며)흠..

임기자 : 사적인 감정은 잠시 접어두시고! 몇 가지 주제로 두 선생님들과 이야기 나눠보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인터뷰의 편의상 존칭은 선생님으로 통일하겠습니다.


성삼문 초상화 (사진출처 | 한민족 정보마당)

성삼문 : 내 이름은 성삼문이오. 반갑습니다.

임기자 : 네, 성삼문 선생님께서는 태종 18년(1418)에 태어났고, 자는 ‘눌옹’ 그리고 ‘근보’시고, 호는 ‘매죽헌’이십니다. 세종 시대에 과거를 통해 문과에 급제했고, 집현전 학사로 일을 하셨고, 후에 단종 복위 운동에 연루되어 사망하셨습니다.


성삼문 초상, 보물 제 613호 (사진출처 | 문화재청)

신숙주 : 저는 신숙주입니다. 반갑습니다.

임기자 : 신숙주 선생님께서는 태종 17년(1417)에 태어났고, 자는 법옹입니다. 호는 희현당 그리고 보한재이고, 시호는 문충입니다. 신 선생님 또한 세종 임금님 시대에 문과에 급제하여 근보를 비롯한 집현전 학사들과 같이 일했습니다. 후일 세조 임금님과 계유정난에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성삼문 : 어이구, 참 잘한 일이요, 자기 임금 쫓아내고 수양 나으리를 모셔서.

신숙주 : 거 참, 왜 이러시나. 다 나름의 사정이 있는 법일세.

성삼문 : 사정? 거 참 재미있는 사정이 있었나 보오. 임기자, 혹시 숙주나물이라고 들어봤나?

임기자 : 네, 그 녹두나물 말씀하시는 거죠? 콩나물 닮은!




성삼문 : 그렇지, 그거. 그걸 왜 ‘숙주나물’이라 부르는지 아는가?

임기자 : 저도 그렇게 불러왔지만,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신숙주 : 이보게 근보, 그만하시게.

성삼문 : 녹두나물은 그냥 밖에 내놓으면 금방 쉬어버린다네. 마치 자기 임금도 배신하고 부귀영화 누린 저 신숙주처럼 말일세. 그래서 숙주나물이라 부르지. 

신숙주 : 내 참 할 말이 없구만 그래. 

임기자 : 선생님들, 진정하세요~ 두 분 다 세종시대부터 관직에 오르셨고 후의 행보는 갈렸지만, 오늘 두 선생님들을 모시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군 세종은 어떤 사람인가?

임기자 : 먼저, 세종대왕에 대해서 두 분께 여쭈어보고자 합니다. 2016년대에서도 세종대왕은 성군으로, 또 업적으로 여전히 후대 사람들에게 칭송 받는 인물입니다. 황금기를 함께하신 두 분께 더 생생하게 들어보고자 합니다.

성삼문 : 세종께서는 성격이 정말 온화하셨지. 그 형 양녕대군과는 정반대였달까?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인격적으로 완성된 인물이었지.

신숙주 : 맞는 말씀입니다. 우리를 정말 많이 아껴주셨던 분이셨죠. 물론 그런 지적인 면, 인격적인 뿐만이 아닙니다. 왕위에 오를 당시 아버지셨던 태종과 세자였던 양녕대군 사이에서 흔들릴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셋째 왕자에다가 버젓이 세자가 살아있었으니까요. 그러자, 그 두 세력 사이에서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해내셨어요. 그게 바로 우리, 집현전 학사들이죠. 정치적으로도 매우 명민하신 분이셨습니다


헌릉, 사적 제 194호, 서울 서초구에 있는 태종과 원경왕후 민씨의 묘 (사진출처 | 문화재청)

임기자 : 세종대왕께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업적을 세우셨습니다. 두 분께서 그 많은 업적들 중에서 한 가지만 고르신다면 어떤 것을 고르시겠습니까


농사직설, 세종시대 발간한 대표적인 농서 (사진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신숙주 : 저는 농서(농업과 관련된 책)발간을 꼽고 싶습니다. 세종께서는 다양한 농서 발간을 통해 조선 초기 농업의 기본을 탄탄하게 만드셨죠. 이것은 곧 수확량의 증가로 이어졌고, 다시 말해 백성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수확량의 증가는 거둘 세금이 많아진다는 것이고. 따라서 국가의 재정이 확보되어 왕실과 국가를 튼튼하게 만드셨다는 말입니다.


훈민정음, 국보 제 70호, 세종 28년에 만든 한문 해설서 이자 한글의 제작 원리가 들어있는 책 (사진출처 | 문화재청)

성삼문 : 논할 것도 없이 한글 창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현대에 와서도 언문, 한글의 가치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글자라고 들었습니다. 모음과 자음의 조합능력이 매우 우수하고, 시각적 구분 또한 쉽습니다. 한 마디로 배우기 쉬운 문자죠. 덕분에 우리도 꽤 고생했지만요.



계유정난, 왕위찬탈인가?

합천해인사존상도(전세조대왕진영) : 세조 임금의 영정을 조성하여 해인사 금구전(金口殿)에 봉안한 것 (사진출처 | 문화재청) 

임기자 : 다음은 논란의 인물인 세조입니다. 세조, 수양대군은 실록에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두 분이 보신 세조에 대해서 평가해주셨으면 합니다.

성삼문 : 세조, 아니 수양대군은 두 말 할 것 없는 반역자지요. 정치적 감각은 있었을지 모르나, 단기적인 면만 보았을 뿐, 이후의 장기적인 안목이 없었던 인물입니다.

임기자 :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성삼문 : 수양대군은 일단 정식 왕인 단종을 쫓아냈습니다. 이미 여기서 반역자이고. 세조의 정치 행태 또한 올바르지 않습니다. 늘 신숙주, 한명회 등 가까운 신하들을 늘 곁에 두고 정치를 했다오. 이것을 측근정치, 혹은 가신정치라고 말하죠. 이러한 정치 행태는 일부 권력을 가진 신하들이 폭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짓입니다. 수양대군은 이를 용인한 인물이니 나쁜 성품을 가진 것과 진배없지 않겠습니까?

임기자 : 신 선생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신숙주 : 물론 그렇게 볼 수 도 있겠습니다만, 그 전 상황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세조께서는 세종대왕의 황금기를 이끄는 데 크게 공헌한 인물입니다. 따라서 왕의 재목으로 충분한 자질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예를 들어, 임금을 대신하여 사신을 접객하고 <강목>, <통감> 등의 글을 정리하는 책무를 맡는 등 국가적 차원의 임무를 다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능을 보수하는 일에서도 늘 참여하시는 등 풍수와 같은 잡학에도 능한 다재다능한 인물이었습니다.

임기자 : 그럼 이제 가장 ‘핫’한 주제인 계유정난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세조가 김종서를 비롯한 ‘반역죄인’들을 제거하고 정권을 잡은 일인데요, 이에 대해 두 분의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성삼문 : 계유정‘난’ 아닙니까? 뭐라고 글을 붙이던, 정당화 될 수 없는 난리였을 뿐입니다. 단지 왕위 찬탈의 밑거름을 다진 사건일 뿐입니다.

임기자 :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성삼문 : 문종의 아들을 보필해달라고 맡긴 고명대신들을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그런 대신들이 반역죄를 일으킨다니. 논리가 성립되지 않아요. 심지어 김종서와 같은 인물은 세종의 신임을 듬뿍 받은 인물이란 말이죠. 그런 인물을 쇠몽둥이로 때려죽인다? 인간으로서 실격입니다, 실격! 이 사건은 그저 자신의 권력 획득을 위한 칼부림에 지나치지 않습니다.

신숙주 :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고명대신이든, 세종의 신임을 받았던 인물이든 어린 임금을 쥐락펴락 하는 것은 마땅히 처벌받아야 할 일입니다. 예를 들면 황표정사가 있지 않습니까?



*황표정사란?

인사철이 되면 이조와 병조에서 명단을 올리는데 임금이 마음에 드는 관리의 이름 옆에 붉은 점을 표시하여 낙점하였다. 단종은 나이가 어려 이런 낙점을 고명대신이 노란표식으로 대신하였는데 이를 황표정사라고 하며,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키며 거사의 명분으로 삼았던 부당한 인사행정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임금이 발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신하를 뽑다니. 이것은 마치 동탁이 황제를 데리고 천하를 좌지우지한 것과 차이가 없습니다. 따라서 마땅히 제거해야 할 인물들이었습니다.


장릉, 사적 제196호, 강원도 영월에 있는 단종의 묘 (사진출처 | 문화재청) 



단종, 왕위에서 물러나다

임기자 : 이어서 여쭤 볼 질문은 단종 복위 운동입니다. 계유정난 이후, 단종은 세력을 잃고 세조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됩니다. 이를 반발하여 일어난 것이 단종 복위 운동인데요, 두 분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성삼문 : 수양대군은 단종에게 어이없는 짓거리를 했었습니다. 바로 혼인을 준비시켰던거죠. 당시 문종의 상중이었습니다. 상복보다는 길복(좋은 일이 있을 때 입는 옷. 예를 들면 혼례식 등에 입는 옷)이 먼저라는 법도를 적용시켜 빨리 상복을 벗게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그래서 졸지에 단종은 불효를 저지르는 패륜아 같은 왕이라는 인식을 주게 됩니다. 자신의 왕위를 차지하는데 명분을 마련한 것이죠. 자신의 조카이자 현재의 왕을 쫓아내고 왕위를 차지한 인물은 대의에 어긋납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박팽년, 이개, 하위지, 유응부, 유성원 등이 수양대군을 제거하려 했던 것입니다. 김질, 그자의 고발만 아니었다면 성공했겠지요.

임기자 : 신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신숙주 : 앞서 말했듯이, 이미 고명대신들의 농간으로 나라가 휘청거릴 지경이었습니다. 백성들이 울부짖고, 단종은 어리고 약하여 갈피를 잃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정치에도 능숙하고, 실무 경험도 풍부한 이가 이를 대체해야 하는 것이 온당한 일입니다. 세조와 안평대군이 그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안평대군은 이미 반역을 꾀하다 죽었으니, 제일 합당한 인물은 세조대왕입니다. 국가의 붕괴보다 한 임금이 바로서 국가를 지켜내는 것. 세조께서는 그것이 중요하다 여기셨습니다. 그 때문에 엄청난 비난을 감수하고 왕위에 오르신 것뿐입니다.



리더의 자질을 논하다

임기자 : 두 분 다 옳으신 말씀이라, 저 또한 헷갈리네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요즘에는 지도자로서의 역량이 각광받는 시대입니다. 이 역량을 리더십이라고 합니다. 두 분께서는 세종시대부터 세조시대까지 활약하신 분들이신데요. 후세 사람들이 어떤 리더십을 갖추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 자유롭게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성삼문 : 자고로 지도자란 마음을 온전히 해야 합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 하였습니다. 나를 살피고, 가족과 사회를 살피며 나라를 다스리면 세상을 평안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모든 일의 시작은 수신, 지도자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는 것입니다. 지도자의 마음이 어둡고, 악한 것만 추구하면, 그 집단도 엉망이 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마음을 끝없이 살피며 행동한다면 누구나 다 세종대왕과 같은 인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신숙주 : 지도자란, 사람의 매개체가 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뛰어난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내 사람이 아니라면 그저 남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능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세조대왕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낼 순 없었습니다. 그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한명회나 저와 같은 인물을 포섭하였기에 대업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세상 일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사람입니다. 그 ‘사람’을 얻는 자가 참된 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

임기자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두 분께서 말씀해주신 리더의 자질을 가슴 깊이 새기며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재능을 국가와 백성을 위해 사용했고, 마침내 세종대왕의 황금기를 이끌어 낸 성삼문과 신숙주. 가상 인터뷰로 들어본 두 분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오늘날 과거의 인물과 업적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가꿈사 프론티어 8기 임병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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