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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나만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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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16. 10:28

현대인들은 쉬는 것에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다른 차원에서 일을 조망하며 삶의 또 다른 측면과 가치를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것이 바로 ‘휴식’이에요. 어떻게 해야 아름답게, 가치 있게 쉴 수 있을지 생각해볼까요?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유 

산업혁명이 시작되었을 때, 노동자는 쉼 없이 일에 시달려야만 하는 존재였죠. 그런데 어느 순간 국가와 정부는 휴식 없이 노동에만 매달리다보면 노동자가 버텨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공휴일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일주일에 하루인 일요일은 쉬게 했어요. 나중에는 주 5일근무제가 정착돼 노동자들은 토요일까지 쉴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주말은 너무 짧아요. 그래서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쉬는 휴가가 필요해졌어요. 특히 여름철에 일을 하는 건 고역입니다. 과거에는 에어컨조차 없었으니까요. 더운 여름철에 사무실이나 공장에서 일을 하거나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죠. 그래서 회사에서는 여름휴가가, 학교에서는 여름방학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에어컨으로 내부가 시원해진 요즘도 여전히 사람들이 여름에 휴가를 가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1년의 반환점을 돌았기 때문입니다. 반년이 지나고 일이 가장 지겨워질 때가 여름 한가운데예요. 한 번쯤 일을 잊고 푹 쉬어줄 때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가능한 멀리 휴가를 갈수록, 되도록 정신없이 휴가를 보낼수록 일을 완전히 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대개 휴가일정을 빡빡하게 잡죠. 심지어 업무일정보다 더 촘촘하게 잡기도 해요. 그런 휴가를 보내고 나면 녹초가 되게 마련이에요. 컨디션을 찾는데 몇날 며칠이 걸리기도 하죠. 휴가 기간에 오히려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생기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휴식방법을 취해야 

매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산이나 바다로 휴가를 가지만 정작 자신은 별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요.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요? 심리검사의 기질 및 성격검사 항목 중 ‘우주 만물과의 일체감’이라는 게 있어요. ‘우주 만물과의 일체감’ 지수가 높은 사람은 하늘과 바다를 보거나 산에 오르면 자연의 신비로움에 동화돼 마음이 즐겁고 행복해요. 하지만 선천적으로 이 감성이 적은 사람은 아무리 멋진 자연경관을 봐도 시큰둥해요. 또 다중지능검사에는 ‘자연주의지능’이라는 항목이 있어요. ‘자연주의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나무나 식물을 잘 키우고, 동물과도 잘 어울립니다. 그러나 이 지능이 낮으면 식물이나 동물을 접해도 별로 기쁘지 않아요. 


흔히 여름휴가라면 무조건 바다나 산에 가는 것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우주 만물과의 일체감’과 ‘자연주의지능’이 낮은 사람은 휴가 기간에 자연을 접해도 심신이 재충전되지 않아요. 자연에 대해 별 감흥이 없는 사람에게는 다른 형태의 휴가가 필요합니다. 

누군가에게는 휴가 기간에 보고 싶었던 영화를 실컷 보는 것이 최상의 휴식이에요. 어떤 이들은 휴가기간 내내 온라인 게임을 하거나 만화책에 빠져 살면서 가장 편하게 쉴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를 한심하게 볼지라도 말이에요. 멋진 곳에 가서 신나게 노는 것만이 꼭 좋은 휴가는 아니에요. 그 동안 누적된 업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면,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면 그것이 자신에게 최고의 휴가인 셈입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별로 휴가를 가고 싶지 않은데 떠밀려가듯 억지로 휴가를 간다는 분이 종종 있어요. 이들은 휴가 전에 일을 마무리 짓는 것, 휴가를 다녀와서 밀린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해요. 쓸데없이 시간이 주어져 잡생각만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휴가를 안 가는 편이 차라리 더 나아요. 휴가를 통해 휴식을 취하기는커녕 제대로 일 처리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따라서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도 많아요. 평소에 호기심이 강하고, 뭔가에 몰두하면 마음이 편해지는 이들도 있어요. 일에 몰두하는 것 그 자체를 즐깁니다. 엄청난 액수의 돈을 굴리면서 스릴을 느끼는 투자 전문가, 옷이나 가방, 캐릭터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잊고 완전히 몰입하는 디자이너 등이 좋은 예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장으로부터, 일로부터 도피하려는데 반해 이들은 일을 안 하거나 집에 있으면 오히려 더 불안해져요. 이들 역시 휴가를 가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사람들은 그냥 일을 하면서 짬짬이 휴식을 취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진정한 휴식을 위해

쉴 때만큼은 이기적이 되어야 해요. 사회공포증이 있는 이들은 다수의 사람들과 한 공간에 있는 것이 가장 고통스럽습니다. 주중에 사람들과 부대껴 지내면 적어도 주말만큼은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지내야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이 분들은 휴가 때 아무도 만나지 않고 혼자서 지내야 휴식이 돼요. 그런데 가족 혹은 친구들에게 끌려 다니며 사람이 바글바글 대는 곳에 가면 휴식은 고사하고 고통만 받게 됩니다. 휴식을 취할 때는 진정 내가 원하는 형태로 쉬어야 해요. 남이 원하는 형태로 휴일을 보내고, 휴가를 보내서는 안 돼요. 나를 위한, 나만의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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