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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에도 에너지가 넘치는 에콰도르의 장수 마을, 빌카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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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17. 17:20

적도가 지나가는 세상의 배꼽이자, 극적인 지형과 다양한 기후를 가진 나라 에콰도르(Ecuador). 고산지대의 비옥한 토양과 독특하고 다양한 야생 동·식물, 그리고 금을 비롯한 광물이 풍부한 아마존 열대우림까지 펼쳐진 곳입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에콰도르는 ‘신들의 정원’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어요. 남미의 가난한 나라 중 하나지만, 순박한 사람들과 느긋한 여유, 그리고 후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라입니다.



영원한 젊음의 계곡 빌카밤바(Vilcabamba)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잉카 후손인 원주민과 현대화된 대도시의 생활이 공존하는 에콰도르. 이곳은 페루, 볼리비아와 더불어 남미에서 원주민 전통을 이어가는 나라입니다. 독일의 학 자 훔볼트는 “에콰도르 여행은 마치 적도에서 남극까지 여행 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어요. 이처럼 에콰도르는 한순간 숨이 멈춰 버릴 것 같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Quito)에서 남쪽으로 689km를 달려가면, 다양한 종류의 꽃과 나무들이 넘쳐 ‘에콰도르의 정원’이라 불리는 로하(Loja)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다시 남쪽으로 60km를 더 들어가면 영원한 젊음의 계곡 빌카밤바가 있어요. 잉카어로 ‘신성한 평원’이라는 뜻의 빌카밤바는 해발 1,500m에 평균 기온 20℃정도의 온화한 기후를 가진 작은 마을입니다. 이 조그만 마을이 영원한 젊음의 계곡이라니! 145세의 세계 최고령을 기록한 장수촌으로 주목받은 이후, 빌카밤바는 세계의 관심을 받게 됐어요. 인류의 영원한 꿈인 장수 에 대한 관심이 이 조그만 마을을 찾게 만든 것입니다. 그러나 빌카밤바는 기대와 달리 마치 우리네 시골 마을처럼 별다른 곳이 아니에요. 온화한 날씨에 깨끗한 물과 신선한 공기 가 마을 전체를 감싸고 있는 조용하고 평범한 풍경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100세도 멈추지 않는 그들의 생활 

빌카밤바에서의 장수는 더 이상 전설은 아닙니다. 마을에서 마주치는 주민들 대부분이 노인들이에요. 대문 밖 의자에 앉아 계신 할머니가 보여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했습니다. 비록 지팡이를 짚고 있었지만 매우 정정하신 모습의 102세 할머니. 검버섯이 듬성듬성 보였으나 100세가 넘었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하셨어요. 연세가 많으신데 건강해 보인다고 하자, 쾌활하게 웃으시며 집안에 107세 할아버지도 계신다며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집 안은 집 밖과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흙바닥에 단출한 침대가 가구의 전부인 전형적인 농사꾼 집. 식탁 위 그릇에는 삶은 감자와 옥수수가 들어있고요. 시골 마을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농사지어 수확한 감자와 옥수수가 전부입니다.

할머니께 장수식품으로 알려진 뭔가 특별한 음식이 있는지 여쭸어요. 달걀이나 돼지고기는 어쩌다 먹는 특식이며, 감자와 옥수수가 주식이라는 겁니다. 그것이 다였어요. 안으로 들어서자 할아버지가 침상에 앉아 계셨어요. 할아버지는 6개월 전 밭일을 하시다 다리를 다치시는 바람에 편찮으신 모습이었답니다. 그 연세에 밭일이라니! 사고만 나지 않았어도 지금도 밭일을 하시고 계셨을 거란 말씀에 할 말을 잃었죠. 얼른 쾌유하셔서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시길 빌며 집을 나왔습니다.



80대는 노인 축에도 못 끼는 곳

특별한 물이 솟는다는 옹달샘 ‘아구아 데 이에로(Agua de Hierro, 철분 광천수)’를 찾았어요. 마을에서 조금 벗어나 산속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갔어요. 제대로 가고 있는 지 알아보기 위해 드문드문 만나는 농가마다 들어가 봤지만,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방인에 놀란 닭과 돼지가 숨을 곳을 찾느라 분주했죠. 무서운 생각이 들어 돌아갈까 하는 중 탁 트인 계곡이 나왔어요. 제법 넓은 들판에서 밭일 하는 가족들이 보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가니 눈이 휘둥그레져 쳐다보더라고요. 허리를 곧게 펴지도 못하고 구부정하게 서 계시던 할아버지께 연세를 여쭸어요. “글쎄…. 86세인가?” 하셨어요. 86세라고 하기 엔 머리카락도 검고 여전히 건강해 보인다고 하니 껄껄 웃으셨습니다. 이곳에서 80대는 아직 힘든 밭일도 거뜬히 해낼 수 있는 나이라며, 노인 축에도 못 낀다고 하십니다. 옹달샘은 아주 가까이 있다고 했어요. 옹달샘을 찾는 관광객들로부터 구경 값이라도 받을 요량으로 자물쇠를 채워놓는다고 해요. 자물쇠 열쇠를 받아 길도 없는 무성한 풀숲을 헤치고 가니 옹달샘이 나타났어요. 샘 주변과 샘물이 온통 붉은색을 띠고 있어요. 한 바가지 떠서 마셔보니 찝찌름한 맛과 냄새가 나는 철분 맛이 강한 약수예요. 우리나라 초정약수와 비슷한 톡 쏘는 맛도 있어요. 첫맛은 거부감이 들었는데, 계속 마시다 보니 이 맛에 점점 매료됩니다. 어쩌면 이 물도 장수 비결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천혜의 자연 환경과 부지런한 움직임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눈으로는 신기하기 만한 그들의 긴 인생. 그러나 그들은 가진 것이 많지 않아, 매일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맑고 신선한 공기와 맛있는 물, 그리고 큰 재해 없이 뿌린 대로 거둬들이는 풍요로운 자연이 있습니다. 그 속에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부지런히 노동을 하고, 그저 탈 없이 소박하게 살아온 이들에게 장수인 생이란 너무도 당연한 것일지 모릅니다. 빌카밤바의 장수는 마을을 둘러싼 자연환경도 하나의 비결이겠지만, 마을 전체가 한가족처럼 지내는 평화로운 분위기에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부지런한 움직임과 욕심 부리지 않으며 그날그날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단순한 생활 등이 장수의 모든 비결일 것입니다. 지금도 눈을 감고 빌카밤바를 떠올리면 아무 걱정거리가 없던 그때 그 풍경이 눈에 선해요. 빌카밤바에 아주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란 기대는 접어 두세요. 그저 친절한 마을 사람들과 온화한 날씨, 그리고 아주 느릿느릿 흘러가는 시간들. 이 여유롭고도 평화로운 에콰도르의 장수 마을 빌카밤바. 천혜의 자연 환경과 함께 여유로운 삶을 살기에, 그들은 오랜 세월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이곳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기 위해, 천천히 여행을 즐기며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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