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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테라피 광화문 길꽃이야기 열 다섯, 광화문의 가로수들이 가을빛을 받아 단풍으로 갈아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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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7. 14:09

길꽃이야기가 여름에서 큰 걸음으로 건너뛰어 깊어진 가을로 와버렸습니다. 광화문광장의 가로화분에는 국화과 아이들이 줄지어 피어 있습니다. 사시사철 만날 수 있는 국화과 꽃들이지만 가을에 찬란히 빛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도심을 벗어나면 산과 들판에 들국화가 가득 피어 있습니다. 꽃을 보기 어려운 겨울이 오기 전에 마지막 꽃잔치를 베푸려나 봅니다. 광화문의 가로수도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노랑으로 물들어가는 은행나무도, 붉은색과 갈색을 섞은 듯한 느티나무와 배롱나무도 가을의 시간을 바쁘게 소모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린테라피는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길꽃들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길꽃은 ‘워터칸나(water canna)’입니다

첫 번째 길꽃은 ‘워터칸나(water canna)’입니다. ‘워터칸나’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올려진 국명(추천명)으로 ‘칸나’라는 꽃이름이 들어가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칸나와는 다른 식물이에요. 칸나(canna)는 홍초과(Cannaceae 칸나케아이) 홍초속(Canna 칸나)으로 분류되지만 워터칸나는 마란타과(Marantaceae 마란타케아이) 물칸나속(Thalia 탈리아)으로 분류됩니다. 칸나라는 꽃이름이 붙은 이유는 잎 모양이 칸나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영어 이름을 번역한 ‘물칸나’라는 꽃이름으로도 흔히 불리죠. 그렇지만 물칸나라는 꽃이름은 따로 쓰이고 있으므로 국명(추천명)을 ‘워터칸나’로 정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워터칸나의 고향은 북아메리카 중부와 남부지역이며 연못이나 습지대에서 자라는 수생식물입니다.


워터칸나의 학명은 탈리아 데알바타(Thalia dealbata)를 씁니다. 속명인 탈리아(Thalia)는 독일의 내과의사이자 식물학자인 Johannes Thal(1542-1583)을 기념하여 헌정된 속명 꽃이름입니다. 종소명 데알바타(dealbata)는 ‘흰 가루로 덮인’이라는 뜻인데요, 잎의 뒷면과 보라색으로 핀 꽃의 꽃받침 부분이나 꽃대가 하얗게 분이 보이는 데서 유래합니다. 

워터칸나는 물속에서 자라므로 수반 형태의 화분을 사용합니다. 워터칸나의 잎은 뿌리에서 모아나고 물방울을 튕겨내며, 잎자루는 아주 길게 자라요. 



두 번째 길꽃은 ‘뱅갈타이거칸나(Bengal Tiger Canna)’입니다

두 번째 길꽃으로는 칸나의 한 품종인 ‘뱅갈타이거칸나(Bengal Tiger Canna)’입니다. 물속에서도 잘 자라서 유통명으로 ‘노랑무늬칸나’ 또는 ‘노랑무늬물칸나’라고도 불려요. 뱅갈타이거칸나는 위에서 언급했듯 홍초과 홍초속(Canna 칸나)으로 분류됩니다.


겉모습은 칸나와 똑같이 생겼고 꽃색도 주황, 노랑과 빨강 등으로 칸나와 같아요. 특징적인 것은 잎의 색과 무늬인데요. 노랑색 잎과 줄무늬 때문에 품종명인 ‘Bengal tiger(뱅갈호랑이)’가 붙여졌습니다. 학명의 속명 칸나(Canna)는 ‘갈대(reed)’를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 ‘kanna(라틴어로는 canna)’에서 유래합니다. 물속에서도 살고, 물을 좋아하는 성질 때문에 붙여진 꽃이름인 것 같아요. 참고로 품종명을 ‘스트리아타(Striata)’로 보고 품종명 '뱅갈 타이거'는 이명으로 취급하기도 해요. 원예종들을 품종명으로 구분하기는 정말로 힘듭니다.



세 번째 길꽃은 ‘티보치나(Tibouchina)’입니다

세 번째 길꽃은 ‘티보치나(Tibouchina)’입니다. ‘티보치나’는 멕시코, 카리브해, 브라질 등 중앙아메리카가 고향입니다. 티보치나는 상록 소관목으로 길꽃으로 만나면 키가 작아서 풀꽃 같지만 나무꽃이에요. 티보치나라는 이름은 학명의 속명 꽃이름에서 가져 왔습니다. ‘Tibouchina(학명은 라틴어로 표기되므로 ‘티보우키나’)’라고 적고, 우리나라에서는 ‘티보치나속’으로 불러요. ‘Tibouchina’의 유래는 남아메리카 북동부 연안의 지역인 기아나(Guianas)에서 부르던 이 속에 속하는 식물의 이름 ‘Tibouch’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티보치나속 식물은 약 250종 정도가 알려져 있어요.

국가표준식물목록은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원예종인 Tibouchina urvilleana(티보우키나 우르빌레아나)를 학명으로 올려놓고 있습니다. 종소명 우르빌레아나(urvilleana)는 19세기 프랑스 탐험가이자 식물학자인 뒤몽 뒤르빌[Jules Sebastien Cesar Dumont d’Urville(1790 – 1842)]의 이름에서 유래합니다.

티보치나는 분류된 ‘과’의 이름이 재미있는데, 바로 ‘야모란과’입니다. 한자어에서 나온 이름으로 한자어 표기는 野牡丹(야모란)으로 들에 핀 모란이라는 뜻이지요. ‘야모란(멜라스토마 칸디둠 Melastoma candidum)’의 꽃과 겉모습은 티보치나와 거의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색채심리에서 보라색은 ‘부귀’, ‘복(재물)’, ‘고귀’ 그리고 ‘죽음’을 상징한다고 해요.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보라색 모란을 그린 동양화를 집안에 걸어 놓거나 선물하는 것은 부귀와 복이 들어오길 바라는 의미랍니다. 티보치나는 보라색 꽃도 아름답고, 기다란 수술과 암술이 아주 특징적이에요. 그래서인지 ‘glory bush’ 또는 ‘pricess flower’로 불립니다.



네 번째 길꽃은 ‘란타나(Lantana)’입니다

네 번째 길꽃은 ‘란타나(Lantana)’입니다. 원예종 꽃들 중에 쉽게 만나기 어려운 아이인데 광화문광장 길 건너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란타나를 만났습니다. 소관목으로 고향은 티보치나처럼 꽃들의 천국인 열대 아메리카입니다. 란타나는 그곳에서 잡초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하니 아이러니하지요. 우리나라에는 20세기 초에 들어와 식물원 온실에서나 만날 수 있었답니다. 이제는 길꽃으로 볼 수 있으니 대한민국이 원예종 꽃 소비에 있어서 선진국이 된 것 같아요.

란타나는 마편초과(Verbenaceae 베르베나케아이) 란타나속(Lantana)으로 분류됩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은 학명을 란타나 카마라(Lantana camara)로 올려놓고 있습니다. 속명인 란타나(Lantana)는 라틴어로 ‘서양가막살나무(비부르눔 란타나 Viburnum lantana)’를 가르키는 이름에서 유래합니다. 서양가막살나무의 꽃이 란타나와 아주 비슷하게 생겼거든요. 종소명인 카마라(camara)는 란타나가 채집된 아메리카의 지역 이름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란타나의 꽃색은 흰색, 분홍색, 오렌지색, 노란색, 붉은색 등 다양해요. 꽃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변하는데요. 그래서 란타나는 ‘칠변화(七變花)’라는 독특한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곱 번이나 꽃색이 변한다는 것이지요. 란타나는 식물 전체에 독성을 가진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열매가 검은색으로 익는데 독성이 강하다고 합니다. 집에서 기를 때는 애완동물이 란타나의 잎과 열매를 건드리지 않도록 유의하세요. 어떤 연구결과에서는 란타나의 열매는 사람에게 해가 없고 익으면 먹을 수 있다고도 합니다만 애써 따먹지는 마세요. 


오늘 꽃이야기는 깊어가는 가을 광화문광장 주변의 길꽃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꽃들도 한 해를 마무리하느라 가을에 해야 할 일이 많은가 봅니다. 가을의 개화와 단풍은 겨울을 위한 철저한 예비활동이거든요. 계절의 명령에 꽃들이 복종하는 것 같지만 내일을 스스로 준비하는 것으로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남은 가을의 화창한 시간을 즐겨보세요. 그린테라피는 다음에도 아직 소개하지 못한 길꽃이야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가꿈사 사내필진 11기 송우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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