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더위가 몇 십 년만에 찾아온 최대 무더위라고 하죠. 지난 7월 28일, 평생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중학교 1학년 아이와 함께 ‘명강의 BIG 10’ 강의를 들으러 광화문 교보빌딩에 다녀왔습니다. 이날에는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어떤 도시에 살 것인가'에 대한 명강의가 펼쳐졌는데요, 올여름 더위만큼 뜨거웠던 현장을 지금부터 소개해드릴게요. 


유현준 교수는 TV 프로그램 <알쓸신잡2>에 출연해 건축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내주신 것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분입니다. 이날 강의는 TV에 나왔던 것 이상으로 쉽고 재미있어서 관객들의 반응이 무척 뜨거웠어요. 


유현준 교수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발전이 늦었던 이유 중 하나로 오래된 온돌문화를 꼽았습니다. 고밀화 도시는 상업의 발달을 가져오고, 신흥 계급을 발생시키는 등 도시의 발달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우리나라는 70년대에 들어서야 2층 집이 생기고, 이후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고밀화 도시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초고층 주상복합 거주자로 대표되는 새로운 중산층이 생기면서 의식주에도 큰 변화를 겪게 되었죠. 


최근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 중 하나는 1인 가구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생활 전반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계층간 교류의 부재와 같은 사회적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공원, 도서관 등 공공재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예를 들어 공원은 '크기' 보다 '분포'가 중요한데요, 뉴욕 맨해튼에는 약 10km 내 10개의 공원이 있고 공원 이동 평균 시간이 도보로 13.7분인 반면, 서울에는 약 15km 내 9개의 공원이 있지만 공원 간 평균 이동시간은 도보로 1시간 1분이라고 합니다. 도서관의 경우 많은 도서를 보유한 하나의 도서관보다는, 보유 권수는 적더라도 도시 곳곳에 여러 개 있는 것이 사용자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되고요. 도서관 역시 규모보다는 분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유 교수는 또 우리의 대표적인 주거형태가 아파트가 되면서 획일화된 공간에서 획일화된 생각을 하다 보니 개개인마다 다양성을 갖지 못하게 되었고, '나만의 가치'를 갖지 못하게 되어 그만큼 행복지수가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주거 공간이 우리의 의식을 형성하는데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공감이 됐습니다. 

 

서울 핫플레이스 변천사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는데요. 유 교수는 ‘걷고 싶은 거리’를 많이 만들어서 옆 동네와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면 집단 이기주의도 줄어들고 지역 간 갈등도 조금씩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건축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우리 삶과 사회 전반을 돌아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역사를 통한 건축 이야기도 무척 흥미진진했습니다. 선사시대부터 시작된 거석문화는 '권력의 상징'이었는데요. 정복했던 도시마다 거대한 건축물을 세워 힘을 과시했던 로마제국은 1500년을 이어갔지만, 건축문화가 없었던 몽골제국은 90년만에 망했습니다. 더 무거운 건축물이 더 강한 권력을 의미했던 거죠. 만리장성 역시 방어의 목적보다는 과시의 목적이 강했다고 하네요. 건축물을 통한 과시는 현대의 건축물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보여지고 있죠.


이날 강의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가 함께 온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요. 저도 학부모인 만큼 ‘어떤 학교에서 아이를 키울 것인가?’에 대한 내용에는 특히 더 많은 관심이 갔습니다. 


90년대 이후 고층건물이 들어서면서 마당과 골목길의 공간은 사라지고, 아이들은 '집, 학교, 학원, 집’을 오가며 일상의 대부분을 자연과 분리된 실내 공간에서 지내고 있는데요. 우리 사회가 한 해가 다르게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반면, 학교의 모습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현재 아이들의 학교 형태를 살펴보면 흡사 교도소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점 역시 무척 충격적이었어요. 


다양성이 결여된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의 사고를 펼쳐주려면 획일화된 공간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필요한데요. 유 교수는 가장 먼저 학교의 건축 형태부터 바뀌어야 하고, 낮은 건물들로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작은 마을 같은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사람과 사람만 만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그리고 자연이 함께 만날 수 있도록 교실과 교실 사이에 마당이 배치되고, 쉬는 시간마다 햇볕을 쬘 수 있으며, 여러 건물들이 다양하게 배치되어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유 교수는 전했습니다.

유현준 교수는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라는 윈스턴 처칠의 명언과 함께 건축이 우리 삶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어떤 건축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강의를 마무리 했는데요.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질문 하나하나에 진솔하고 정성스러운 답변을 들려줬습니다. 

 

1부 강의와 질의응답 시간이 끝난 후, 2부 순서로 사인회가 이어졌는데요. 이 무더운 여름날 사인을 받기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유 교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어요. 이날 저와 함께 강의에 참석한 중학생 아들의 꿈도 한때 건축가였는데요. 유현준 교수의 사인을 받고 본인의 꿈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는 기회로 삼은 것 같아 더욱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유 교수의 강의를 꼭 한 번 접해 보시길 추천 드려요. 지금까지 가꿈사 와이프로거 13기 박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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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교보생명 교보생명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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