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8. 10:00
진주, 천안, 수원 광교, 동탄, 속초 등 전국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호수공원’이라는 단어의 시발점이 경기도 일산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고양시 명소인 일산 호수공원은 인공호수를 갖춘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고양국제꽃박람회를 비롯해 작은 동물원, 자연학습원, 전통정원, 노래하는 분수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데이트 코스, 가족 나들이 장소로 유명한데요, 오늘은 호수공원 안에 설치돼 있는 선인장 전시관과 화장실 문화전시관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조금은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지만 규모, 시설, 내용면에서는 결코 소소하지 않은 유익한 곳입니다. 이색 전시관에서 즐기는 겨울 나들이, 지금부터 출발해 보실까요?
국내 최대 규모의 ‘선인장 전시관’
우리나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선인장 전시관에 가면 무려 750품종 6,800본의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접할 수 있습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인장은 물론 세계 희귀 선인장도 200여 종 식재돼 있어요. 전시관(990㎡)과 육묘장(495㎡) 등 2동의 유리 온실로 구성돼 있으며, 요즘같이 추운 날씨엔 24℃ 정도로 실내 온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선인장은 건조한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땅 위 줄기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다육식물인데요, 집안 인테리어를 살려 주는 데다 물을 자주 안 줘도 되기 때문에 키우기 편한 반려식물입니다. 꽃말은 ‘불타는 마음’이에요.
세계 지도 모양 레이아웃을 갖고 있는 이곳은 관람 동선 화살표 방향대로 둘러보면 되는데요, 특징별 선인장 군락으로 각각 조성돼 있습니다. 저마다 이름표 팻말이 있어서 열심히 공부하는 자세로 관람했는데, 생전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이름과 모습의 선인장이 너무 많았어요.
금호, 꽃기린, 거미바위솔, 거취옥, 비모란, 은파금, 대통령, 성성환, 왕비단설, 사해파, 백운각, 대왕각, 오봉, 근위주, 투쟁용금,취설송, 비단알로에, 대능주, 비취전, 사막의 장미, 무륜주, 운카리나데카리, 페티오라리스, 홍채옥, 코찰, 네오폴테리아, 키오틸라, 아이루기노사, 쥬테, 메리아간사, 아보라센스, 마그니피카스, 페아르소니, 라메리… 이 중에서 여러분이 들어보신 이름은 몇 개나 되시나요?
여러 선인장 중에서도 고양시에서 처음 개발해 세계로 수출하는 선인장의 80%를 차지한다는 비모란 선인장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가격이 저렴해서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다고 해요. 코찰은 멕시코가 원산지로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종이라고 해서 눈길이 더 갔고,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대형 선인장인 무륜주와 선인각이 주는 포스도 대단했습니다.
판매 체험장(육묘장) 쪽으로 발길을 돌리자 알록달록 다양하고 싱그러운 식물들에 탄성이 나왔어요. 이곳에서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다육식물을 활용한 나만의 화분 만들기(3,000~10,000원), 선인장 비누 만들기(7,000~15,000원)가 진행되며, 선인장 농가에서 재배한 선인장과 다육식물은 물론 선인장 비누, 쿠키 같은 가공식품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저는 성탄절의 아이콘인 포인세티아 화분 하나를 득템했는데요, 동네 꽃집보다 확실히 품질이 좋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만한 아이템들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일산 호수공원 선인장 전시관
주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로 595
운영 시간: 오전 9시 30분~5시 30분 (매주 월요일, 명절 당일 휴관)
입장료: 1,000원(고양시민, 4세 이하 어린이, 국가 유공자, 장애인, 현역군인 등은 무료)
문의: 031-908-4525 (체험 프로그램 사전 예약 문의-고양시 선인장 연구회 031-925-8333)
홈페이지: www.goyang.go.kr/park
국내 유일무이한 ‘화장실 문화전시관’
선인장 전시관에서 200m도 채 안 되는 거리, 아름답고 깨끗하기로 유명한 호반화장실 바로 옆에 위치한 화장실 문화전시관에서는 우리나라는 물론 동서양 화장실의 변천사, 화장실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여러 정보와 관련 용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건축 면적 148.32㎡ 규모로 2001년 7월에 개관했는데요, 희소성이 있는 내용이다 보니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단체 관람도 많이 온다고 해요. 은밀한 공간인 만큼 숨기고 싶은 곳일 수도 있지만 인류 역사와 함께 화장실 문화도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왔기에 인류학자들은 유적 발굴 시 수세식 화장실을 문명 발달의 척도로 삼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유물로는 충청남도 부여군 수리 절터에서 발견된 남녀 변기와 조선시대 왕의 변기인 매화틀, 불국사 수세식 변소, 분뇨를 담는 항아리 장군과 지게 등을 볼 수 있고, 서양 유물로는 책을 쌓아 만든 의자식 변기와 프랑스 루이 13세가 사용했던 의자형 변기 등이 전시돼 있습니다.
중세 서양에선 창 밖으로 배설물을 버려서 거리를 다닐 때 오물이 묻을까봐 굽을 높여 신기 시작했는데, 이게 바로 하이힐의 유래가 됐다는 점도 다시 상기하게 됐어요.
제1차 세계대전 때 사용한 임시 야전용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있는 군인 모형의 리얼함과 우리나라 재래식 화장실에서 힘을 쓰는 아이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했답니다.
관람 동선상 거의 마지막 코스에 있는 건강쉼터에는 혈압측정기와 함께 배변과 혈압과의 상관 관계를 알려주는 안내문도 비치돼 있으니 한 번 활용해 보세요.
화장실 문화전시관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로 731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휴관)
문의: 031-8075-4347(호수공원 종합안내소)
홈페이지: www.goyang.go.kr/park
선인장 전시관과 화장실 전시관 두 곳 모두 실내에 있어 겨울에도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고, 깔끔한 분위기에서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두 전시관 간 거리는 170m 정도, 주차는 호수공원 제2주차장이 가장 가까운데요, 전시관까지는 도보로 15분쯤 소요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더욱 유익할 선인장 전시관과 화장실 전시관, 지나치지 말고 꼭 한번 들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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