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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을 하면 할수록 행복호르몬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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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25. 16:44

ㅣ봉사활동ㅣ

 

 

  무병장수의 첫걸음은 힐링


인간의 육체가 얼마나 정신에 좌우되는지 보여주는 사례는 무궁무진합니다. 암 종양이 있는 사람에게 획기적인 암 치료제라며 비타민 제제를 투약하고 얼마 후 암세포가 현격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더니, 실제로 몸이 회복됐다는 일화는 유명하죠.

전쟁 때 약이 부족해서 전분 덩어리를 진통제로 주었더니 실제로 진통 효과가 나타났다는 얘기도 전해지는데요. 이처럼 약효가 전혀 없는 거짓 약을 진짜 약으로 속이고 환자에게 복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플라시보(placebo) 효과’라고 합니다.


반대의 사례도 있습니다. 한 인부가 실수로 냉동고에 갇혀 저체온으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다음 날 경찰이 살펴보니 냉동고는 가동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또한 천식환자들에게 식염수를 분무한 뒤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이라고 하자, 실제로 절반 정도의 환자에서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적절한 처방이나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몸의 상태가 나빠지는 것을 ‘노시보(nocebo) 효과’라고 합니다.  

 

 


인간의 정신은 육체를 지배합니다. 이 때문에 무병장수를 위해서는 먼저 지친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이 필요한데요.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힐링일까요? 대부분의 학자들은 절제와 중용을 지키고 탐욕과 시기를 내려놓는 데에서 힐링이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물론 말은 쉽습니다. 하지만 득도한 수도승이 아니고서야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울까요? 그러다 보니 힐링을 위한 각종 요가와 참선법을 비롯해 힐링 음식과 음악, 도서 등이 하루가 멀다고 쏟아져 나옵니다. 폭주하는 ‘힐링마케팅’으로 오히려 스트레스만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힐링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봉사와 나눔’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 과정에서 생기는 정서적 안정감이 스스로를 치유할 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주 이유입니다.

 

 엔도르핀을 만들어내는 헬퍼스 하이


남을 돕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긍정적인 신체변화를 일명 ‘헬퍼스 하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A.J. 맨델이 1979년 논문에서 사용한 ‘러너스 하이’에서 차용한 말인데요. 러너스 하이란 마라톤을 비롯한 중간 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계속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말합니다. 중간 정도의 강도로 일정 시간 이상 운동을 하면 중추신경계에서 마약 성분과 비슷한 피오이드펩티드와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돼 우울증이 약화된다는 것입니다. 헬퍼스하이도 이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이 표현은 미국의 내과의사 앨런 룩스가 그의 저서인 「선행의 치유력」에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룩스 박사가 3,000명의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그들 중 대다수가 남을 도운 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고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엔도르핀이 정상치의 3배 이상 분비되어 몸과 마음에 활력이 넘치는 헬퍼스 하이를 경험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답니다.

심지어 그들 가운데 90%는 봉사활동 이후 스트레스와 만성통증, 불면증 등이 해소됐으며 그 상태가 수 주 동안 지속됐다고 응답했습니다. 의과대학에서 오랫동안 생명윤리를 강의한 스티븐 포스트 박사는 1988년부터 이어져 온 그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도움을 베푼 사람의 50%는 기분이 좋아지고 43%는 활기와 에너지를 경험하며, 13%는 통증과 고통이 줄어드는 경험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인간은 일상생활 중에도 여러 종류의 ‘하이’를 경험할 수 있답니다. 춤출 때, 음악을 들을 때, 악기를 연주할 때, 또는 명상이나 운동 중에도 잠깐씩 무아지경에 빠지기도 한답니다. 이때 느끼는 기분 좋은 쾌감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기 때문에 그 중독성에서 헤어나기 힘들답니다. 그런데 많은 학자들이 헬퍼스 하이는 이보다 훨씬 강력한 치유효과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마더 테레사 효과

 

실제로 다른 사람이 선행을 하고 있는 것을 보기만 해도 감기 바이러스와 싸우는 항체가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는데요. 이를 ‘마더 테레사 효과’ 또는 ‘슈바이처 효과’라고 부른다. 1998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132명의 학생들의 이뮤노글로빈(Ig A, 항체) 수치를 측정해 기록한 뒤, 마더 테레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보여주고 나서 그 수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이뮤노글로빈의 양이 크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그 상태가 1시간 후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답니다.


이뮤노글로빈은 일반적인 감기 바이러스에 대항해 싸우는 우리 몸의 첫 번째 방어물질로, 근심이 있거나 긴장 상태가 지속되면 침이 마르면서 이 항체의 양이 줄어든답니다. 남을 위하는 이타적인 삶이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개선하는 데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결과입니다.

 


현재 인류를 괴롭히는 난치병의 70% 이상은 스트레스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러니 무병장수를 위해서는 스트레스부터 제거해야 하는 게 당연한데요. 많은 학자들이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나눔’을 제시한다. 남을 돕게 되면 긍정적인 기분과 연관이 있는 뇌의 영역, 즉 미상핵과 측좌핵의 활동이 늘어나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것입니다. 이 뇌 영역들은 흔히 ‘보상회로’라고 부르는 부분으로 인간의 여러 감정 중 기쁨과 희열을 담당합니다.


2006년 미국 국립보건원의 조단 그라프만 박사팀이 자선 기부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그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에게 자선 단체에 기부를 할지, 말지를 물은 뒤 그들의 뇌를 MRI로 찍었습니다. 그 결과 기부를 한다고 답한 사람들은 측핵과 중뇌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곧 보상회로에서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기쁨을 느끼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지에 실린 한 연구 보고서에서는 단순히 울고 있는 동생을 달래는 행위만으로도 도파민, 즉 우리가 쾌락을 느끼도록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이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 뇌는 이미 날 때부터 다른 사람을 위한 이타적인 삶에 대해 스스로 보상을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뜻이죠.

 

 이타적인 삶이 가장 이기적인 삶

 

이타적인 삶은 수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사라 콘래스 박사는 봉사 활동이 인간의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연구는 위스콘신종단연구(Wisconsin Longitudinal Study) 데이터를 새롭게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종단연구란 특정 현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보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비슷한 집단을 반복적으로 관찰하는 연구 방식입니다.

연구팀은 2004년 위스콘신 고등학교 졸업생 10,317명에게 평소 봉사를 하고 살았는지, 봉사를 했다면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4년 뒤인 2008년에 이들 가운데 몇 명이 생존해 있는지를 살펴보았는데요. 그 결과 2004년 “최근 10년 동안 남을 위해 정기적으로 봉사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 가운데 목숨을 잃은 비율은 1.6%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봉사를 하지 않은 사람들 중에는 같은 기간 동안 목숨을 잃은 사람의 비율이 이보다 3배가량 높은 4.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밖에도 미시간대학 사회연구소 스테파니 브라운 박사는 「심리과학(Psychology Science)」지에 “남을 위해 나눠주고 베풀어주는 삶을 사람은 그렇지않는 사람에 비해 장수할 확률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브라운 박사는 볼티모어에 사는 423명의 노인 부부를 대상으로 5년간에 걸쳐 면담한 결과, 장수하는 노인 남성 중 75%, 여성은 72%가 친구나 이웃, 친척들을 아무런 대가없이 도와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음을 알아냈답니다. 그는 그 이유가 남을 돕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옥시토신호르몬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타적인 삶’이 나의 건강을 위하는, 가장 ‘이기적인 삶’이 되는 셈입니다.

마더 테레사가 이끌었던 인도 캘커타의 봉사단체 사무실에는 지금도 다음과 같은 글 귀가 적혀 있다. “만약 그대가 두 개의 빵을 갖고 있다면 하나는 가난한 사람에게 내주고 또 하나는 그 빵을 팔아 히아신스 꽃을 사십시오. 그대의 영혼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 그 어떤 거창한 말보다 이런 작은 나 눔과 소박한 기쁨이 바로 진정한 힐링이 아닐 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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