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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북콘서트, 『높고 푸른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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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13. 18:44

|공지영 높고 푸른 사다리 북콘서트 |

 

안녕하세요. 프론티어 기자단 권선영입니다!

저는 지난달 교보문고에서 주최한 공지영 작가의 『높고 푸른 사다리』 북콘서트에 다녀왔는데요, 그 자리의 감동과 분위기를 여러분께 전달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

 

 

 

 


지난 11월 20일 늦은 7시 20분, 홍대의 어느 카페에서 북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시작 전 미리 들러보았어요. 북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100명의 독자들을 위해 바쁘게 준비하시는 모습이 한창이네요.

 

 

드디어 입장 시작! 가장 처음으로 오신 분들은 이렇게 무대 가까이에서 작가님을 만나 뵐 수 있었어요. "내가 맨 앞자리라고?!" 라며 기쁘게 어깨춤을 추시는 분들도 계셨답니다.

 

 

입구 쪽에는 작가에게 질문하고 싶은 내용을 적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어요. 대부분 책을 읽고 난 후 책에 관련된 질문들이나, 공지영 작가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진지하게 작성하시는 듯 했어요.

 


북콘서트 시작 전, 많은 분들이 한 손에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다른 한 손에는 공지영 작가의 신작을 들고 기다리시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셔서 공지영 작가의 변함없는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답니다.

 

 

초대가수 Shoon의 아름다운 노래로 문을 연 북콘서트는, 문학평론가 허희 씨와 SNS 분석가 김현진 씨, 그리고 교보문고 박수진 기자가 진행을 맡았는데요, 잠시 후 큰 박수와 함께 공지영 작가가 무대 위로 등장하셨어요.

 

사랑하라, 더욱 사랑하라! 한 청년의 사랑과 성장, 순례의 이야기!

 


슬픔도 희석되고 실은 아픔도 아팠다는 사실만 남고 잘 기억되지 않지만 사랑은 남아 있다는 것을 나는 이제 안다.” - 본문 중에서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 본문 중에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거지요. 우선권을 준다는 것은 우선권이 없는 모든 것들을 희생한다는 것이지요." -본문 중에서공지영 소설가가 5년 만에 쓴 장편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는 한 젊은 수사의 사랑과 방황을 그린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신과 영원, 사랑과 죽음처럼 근본적인 주제들과 함께 6,25 전쟁 같은 슬픈 이야기들도 들려준다. 이 소설은 주인공 요한이 소희를 만나 사랑을 하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통은 왜 있는 것이며, 인간은 왜 존재하는지, 사랑은 무엇인지" 같은 질문을 하면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줄거리: 어느 날 밤, 요한 신부는 사무엘 아빠스님으로부터 소희의 소식을 전해 듣고 자신의 젊은 수사 시절을 떠올린다. 그 시절, W수도원의 요한 곁에는 늘 미카엘과 안젤로 수사가 있었다. 아빠스님의 조카인 소희의 일을 돕다가, 둘은 사랑하게 된다. 요한은 휴가를 떠나고, 할머니에게 요한은 한국전쟁, 흥남 부두 폭격, 배를 탔던 이야기들을 듣는다. 다시 수도원으로 돌아온 요한은, 미국 뉴튼 수도원 인수 문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신에게 소희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아빠스님과 함께 뉴저지 뉴튼 수도원으로 가, 수송선의 선장이었던 마리너스 수사님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 내용 및 이미지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근본적인 것을 짚고 넘어가고 싶었어요. 가장 근본적인 사랑, 죽음, 이별, 운명 이런 것들. 그런데 의외로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쓰는 동안 행복해지더라고요.”


Q. 『높고 푸른 사다리』는 젊은 수도사와 젊은 여인의 사랑 이야기가 역사적인 사건과 겹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아름답게, 마지막에는 감동을 자아내는데요. 일단 소재 자체가 금기로 걸려있기 때문에 애초에 눈물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사랑인 듯해요. 젊은 수도사와 젊은 여성의 만남이란 것이 애초에 불꽃을 튀길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작가님? (웃음)

A. 일단, 자료조사를 하면서 실제로 수도원에 가보니 수도원은 연애를 할 수 없는 공간이었어요. 밖에 있는 사람과는 두 번도 만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여주인공을 수도원 안으로 들여보낼 수밖에 없었죠. 안으로 들여보내서 자주 마주치도록 했어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이야기한 이유는 사랑의 본질이란 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에서 훨씬 순수하게 추출될 수 있을 것 같아서였어요. 또 육체적 접촉 같은 것들이 잘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사랑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할 수 있게 되는거죠.

요즘 젊은 친구들은 어떻게 보면 우리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풍성한 성생활을 즐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가만히 보면 사실은 사랑에 대해서는 오히려 빈곤한 세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사실 성생활이란 것도 진정한 사랑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그다지 양질의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 점들이 안타까웠고 어떤 의미에서 금기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육체적 관계가 많이 배제된, 마음으로는 끊임없이 그리워하는 어떤 사랑의 형태를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북콘서트는 전체적으로 ‘만남’, ‘사랑’, ‘이별’의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테마 별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초대가수 Shoon이 각 테마에 어울리는 『높고 푸른 사다리』  중 일부 낭독과 노래를 불렀는데요, 참 인상적이었답니다.

 


 


Q. 오랫동안 만나 온 사람과 정이 드는 것이 아닌, 처음 본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사랑의 순간성’에 대해 쓰셨는데요, 작가님도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A. 네, 있었어요.(웃음) 순간적인 사랑에 빠져드는 소희와 요한에 대한 묘사는, 사랑이라는 것이 흔히 말하는 교통사고처럼 계산적이지 않다는 걸 나타내려는 의도였어요.

인간의 이성으로 ‘지금 저 사람과 사귀면 딱 맞겠다.’ 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 속 소희의 편지에서도 드러나듯이 ‘내 의지 밖에서 완성되어서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두 사람을 속수무책으로 사랑에 빠지게 했어요. 무책임한 말이긴 하지만 젊었을 때는 사랑에 빠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하죠.

 

Q. 첫눈에 반하는 사랑, 그리고 그 사람을 만난 순간 흑백이었던 세상이 색을 얻어가는 과정에 대해 찬란하게 서술해 주셔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셨어요.


A. 이 책을 읽은 제 나이 또래 아저씨 몇 분이 제 트위터에 글을 올리셨어요. 이 밤 저로 하여금 가운을 목련나무에 걸어놓고 뛰쳐나가고 싶게 만든다면서요. (웃음)

 

Q. 그건 좀 위험한데요?


A. 그래서 제가 말씀드렸죠. 아저씨 고정하소서! (웃음)

 

Q. 이쯤에서 독자 분들이 궁금해하신 질문을 드려볼게요. 소설을 쓰실 때 주인공을 정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A. 주인공을 정할 때는 정말 힘들어요. 이름도 굉장히 많이 고민해요. 가족관계, 기본적인 성격, 어떨 때는 혈액형까지. 저 같은 경우에는 사주, 별자리, 애니어그램 같은 것까지 공부해요.

왜냐하면 사람의 성격이 의외로 계통이 있어서지요. 혈액형도 대충 보고, 가족관계도 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에피소드들도 만들어요.

이런 인물들을 창조하다 보면 세상 하나를 만드는 것 같아요. 신을 흉내 내서 사랑에 빠뜨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고. 예전에 박경희 선생님이 수필집에 그런 말을 쓰셨어요.

‘작가라는 것은 신을 흉내 내려는 가당치 않은 짓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형벌을 많이 받아서 행복한 사람이 거의 없다.’

어떤 때는 저도 가끔 '내가 신이 하는 짓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Q. 소설 속 이야기가 작가님의 첫사랑과 비슷하다고 들었어요.

 

A.  『수도원 기행』이라는 책에도 썼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성당 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그때 신학대학교에 다니셨던 학사님이 계셨는데, 제가 그분을 3년 정도 몰래 짝사랑했지요. 면회도 가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랑했었죠.(웃음)

그런데 신부님이 안 되셨어요. 중간에 학교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가셨다는 말을 들었어요. 하지만 그분은 아직 연락이 없으세요. 제가 유명해졌으니까 연락을 하실 만도 한데, 연락을 안 하시더라고요.

그분을 좋아하면서 그 당시 정의구현사제단 이야기도 들었고, 신앙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고, 책도 많이 권해주셨어요. 반듯하신 분이었고 저는 흑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분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책을 열심히 읽곤 했죠.(웃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건 없다고 생각해요. 이루어질 수 없는 형식이 있을 뿐이지”

 

Q. 소설 속 소희와 요한이 둘만의 여행을 떠난 장면에서, 행복의 절정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어긋나고 삐걱거리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어요.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균열을 내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사실은 더 집요하게 파고들고 싶었는데 그 정도로만 묘사를 했어요. 우선 돈이 없죠. 그리고 해운대는 사람이 많고, 여관은 다 만원이고, 냄새 나고 뒷골목에 있는 그런 곳. 그래서 둘은 현실을 만회하기 위해 공허하게 계속 영원히 사랑하고 있다고 얘기하죠.

사실, 우리가 가장 행복한 상태는 언어가 제시될 필요가 없는데, 그것이 자꾸 놓쳐지고 간극이 벌어진다고 생각할 때 말로 그것을 메우려고 해요. 하지만 모두 공허하게 들리죠. 그렇지 않나요? 연애라는 게.(웃음)

가장 낭만적으로 막 꾸며놓으면 항상 뭐가 파토를 좀 내지 않나.(웃음) 그러니까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다는 것들을 계속 얘기하고 싶었어요. 자기 딴에는 퇴원도 했고, 수도원을 나가려고 결심도 했고, 여름에 아름다운 바닷가로 기차를 타고 가서 내렸는데, 현실은 그런거죠. 그런 얘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Q. 요한과 소희의 사랑 말고도, 여러 가지 사랑이 나와요. 할머니의 사랑도 인상적이고, 미카엘과 안젤로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사랑들 중에 작가님은 어떤 사랑이 가장 마음에 남으셨나요?

A. 사실 저는 묘사하면서 할머니의 사랑도 참 부러웠어요. 제가 예전에 어떤 기사를 읽었는데 이런 얘기가 있었어요.

'저는 스무 살 때 어느 곳을 여행하다가 한 여자를 보고 첫눈에 반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결혼을 했는데, 그녀가 일 년 만에 죽었습니다. (그 농부는 60살이었어요.) 저희는 일 년 동안 정말 행복했고, 저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행복합니다. 아직도 저는 그녀를 생각하면 사랑에 빠져있는 느낌이 듭니다.'

이 기사를 읽고 저는 '이게 뭐야?' 하면서 ‘이런 게 있구나.’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정말로 이런 사랑을 하신 분들이 꽤 있더라구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별이 온다 해도 정말로 지워질 수 없는 보물 같은 사랑. 그런 것이 굉장히 부러웠거든요.

안젤로는 제가 되고 싶었던, 그러나 아마 영원히 될 수 없는 그런 캐릭터였어요. 안젤로가 두 사람에게 퍼붓는 사랑은 참 쓰면서도 따뜻했고, 제가 쓰면서도 혼자 눈물짓곤 했답니다. (웃음)

 


Q. 소설을 보면 기본적으로 아가페적 사랑, 요한과 소희라는 남녀의 사랑, 우정으로서의 사랑 등 여러 가지 종류의 사랑이 있습니다. 저는 사랑은 아름다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전제 조건이 한 쪽이 빨리 죽거나 빨리 이별했을 때라고 생각하는데요. 작가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그리운 메이 아줌마』 라는 책이 있는데, 가난한 늙은 부부의 사랑이 참 아름다워요. 그 아저씨가 아내를 기억할 때 이런 걸 기억해요. 아저씨가 아플 때 밤새워 무릎에 연고를 발라줬던 일, 이름을 나지막이 불러주던 일, 이런 것들을 회상할 때 그리워하거든요. 그런 것도 저는 충분히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Q. 독자들의 질문 중에, 『높고 푸른 사다리』로 제목을 지으신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A. 사다리의 의미는 원래 ‘야곱의 사다리’에요. 성경구절에 보면 야곱이 어디를 갔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구멍이 열리고 사다리가 내려와 천사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장면이 있어요.

이게 전통적으로 오랜 수도원의 상징이라고 해요. 서양에서는 ‘야곱의 사다리’가 영화, 그림, 책 등에 많이 등장해요. 그 사다리를 차용해온 거고요. '높고 푸른'의 의미는 책에도 나오지만, ‘푸른’은 바다, ‘높은’은 천상을 상징해요, 

‘우리가 하늘에 도달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들을 담으려고 했어요. 사다리는 또 계단보다 위태롭잖아요. 그런 의미 있죠.

 

Q. 이별을 겪게 되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원망하게 되는데 작가님의 이별에 대한 대처방식은 어떠했나요?


A. 저는 늘 이별을 당했기 때문에 대처할 겨를이 없었고, 당하는 채로 잘 정리를 하는 수밖에 없었어요.(웃음) 한 가지 후회되는 것은 만남은 사실 우리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데, 이별은 어느 정도 우리의 의지대로 할 수 있거든요. 

말하자면 이별에 대한 태도나 품위는 지킬 수가 있어요.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의 첫 챕터가 ‘잘 헤어질 사람을 만나라’인데 정말 품위 있게 헤어질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너도 그런 사람이 되라고 딸에게 말해요.

애정이 식어도 존경심만은 남게 헤어졌으면 좋겠다 싶어요. 사랑이라는 것은 존경심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그리고 이별도 어쩔 수는 없지만, 존경심 있게 헤어지면 어떨까 싶네요.



Q. 소희가 얄미운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어요. 수도원에 논문을 쓰러 가는데, 논문 제목이 '카톨릭 성직자 지망생들의 이성에 대한 호감도 억제 연구’ 세상에 이건 빽이 없으면 못하겠더라구요.(웃음) 그래서 정말 이런 논문이 있나 찾아봤는데, 있더라구요! ‘카톨릭 사제들의 스트레스 실태분석과 관리방안에 대한 조사 연구’가 있었는데, 쓰신 분도 소희와 같이 여자분이셔서(웃음) 모티브가 있었던건지 궁금했습니다.(웃음) 관리 방안으로 적절한 운동하기, 성서읽기로 깊은 신앙심을 더 기르기 등이 있더라고요. 작가님, 혹시 아시고 참고하셨나요?(웃음)


A. 성이라는 것은 피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에너지원이고, 제가 좋아하는 안젤라 신부님의 책을 읽어도 계속 그런 내용이 나와요. 융도 ‘성적에너지는 절대로 억압해서는 안 된다. 억압된 모든 것은 다시 돌아온다. 비뚤어진 에너지로 다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성적에너지는 승화시켜야 한다.’라는 말을 하세요.

승화가 과연 무엇일까. 가끔 저는 글을 쓰고 창작을 할 때 성적 에너지가 그 에너지로 승화되는 느낌을 받아요. 왜냐하면 이것은 누구도 줄 수 없는 희열 같은 게 그 안에 있거든요. 주로 예술가들 창작을 하거나 운동선수들이 골을 넣거나 하는 순간에 느끼는 감정들이 승화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정말 저도 쓰면서 억지가 아닐까 했는데 그런 논문이 있다는 건 다행입니다.(웃음)


Q. 이 책을 쓰시면서 힘드셨던 점은 없으셨는지, 그리고 26년 이라는 긴 시간동안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실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시는 독자 분들이 많으세요.


A. 가장 어려웠던 것은 더위였어요. 지금 생각해도 머리가 멎어버릴 것 같이. 이번 여름의 더위는 에어컨으로 도저히 해결이 안되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서 쓰려고 하면 머리가 띵해지면서 시원한 술이나 먹고 잤으면 했어요!(웃음)

그만큼 더위가 정말 힘들었어요. 문명이 왜 열대에서 일어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됐어요. 머리를 굴리기가 힘들더라고요.


26년 동안 꾸준히 창작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제가 늘 번 돈을 어디로 날렸기 때문에.(웃음) 저의 큰 고비는 7년의 공백 끝에 다시 글을 쓰려고 했을 때에요. 몇 번 인터뷰에서 얘기했었습니다만, 글을 빨리 쓰는 편인데 단편 하나인 100매 짜리를 6개월 지나도록 완성을 못했었어요.

그때 만약 아이들이 없었다면 저는 거기서 완전히 포기했을 것 같아요. 그 순간이 아주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는데, 정말로 먹고 살 길이 없었거든요.

아이들이 어렸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죽으나 사나 이걸 쓰는 수밖에 없었는데 진짜 죽도록 매달렸더니 어느 날 옛날의 감각들이 돌아왔죠. 그 시간이 6개월이 걸렸어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우리가 왜 일상에서 ‘내가 저것만 아니면 이 짓을 하지 않을텐데.’라고 하는 것들이 가끔은 나중에 나의 구원의 날개가 아니었나 싶어요.

유행가 가사처럼 ‘삶의 무게가 아니었다면’ 그토록 노력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대충 살아도 됐을 텐데 정착하면서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숙제여서 지금 생각하면 정말 감사해요.



원래 북콘서트는 시간상 여기까지가 끝이었어요. 하지만 작가님께서 독자들과의 직접대면을 원하셔서 용기 있게 손을 든 독자들과의 면대면 질문이 이어졌답니다!



Q 제가 자서전을 쓸 준비를 하고 있는데,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이에요. 작가님께서 자서전을 쓰신다면 첫 문장을 어떤 시작을 하실지, 그리고 작가님의 인생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신다면 어떻게 표현하실지 궁금합니다.

A. 만약 쓴다면 연대기적으로는 쓰지 말고, 인생의 가장 극적인 순간부터 시작해, 앞뒤로 시간을 왔다갔다하면서 중요한 말을 쓰는 게 좋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제 인생을 한 마디로 얘기를 하면, ‘사랑이 두려움보다 조금 더 컸던!’

 

Q. 작품 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실텐데요, 특별한 관리 방법이 있으신가요?

A. 사실 작품 활동에서는 큰 스트레스가 없어요. 왜냐하면 내가 시작한 거니까 내가 책임을 지는 거고, 저는 결과에 대해서는 겸손하게 제 소관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제가 얼만큼 최선을 다했나 이 정도만 생각하는데, 아시다시피 스트레스는 온갖 다른 곳에서 오거든요.

그럴 때는 일단 사람을 안 만나요. 만나서 친구한테 푸는 것도 별로 좋지 않은 방법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 일을 자꾸만 상기하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만남을 끊고 주변을 아주 단순하게 만든 다음에 집에서 조용하게 지내면 마음이 정리가 돼요. 좋은 책도 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면 그런 스트레스는 많이 해소가 됩니다.

 




이번 북콘서트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댓글로 신청을 받았었는데요, 그 중 100명을 추첨해서 당첨되신 분들과 함께 작가와의 자리를 마련하는 형식이었어요.

교보문고에서는 이런 형식의 북콘서트가 자주 열리고 있으니 좋아하는 작가들이 있다면 신청하셔서 책을 읽었을 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것도 좋겠죠?:)

 


콘서트가 끝나고 줄을 서서 작가의 사인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답니다. 싸인과 함께 공지영 작가와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었어요!

'김~치'를 외치며 행복해하시는 독자들의 모습을 보니 저 또한 행복해지네요.

더 자세한 현장의 분위기를 보고 싶으시면, 교보문고에서 제공하는 북뉴스로 고고! :) ☞ 클릭

 

 

저녁 무렵, 『높고 푸른 사다리』를 펼쳤다가 책의 깊은 여운에 밤을 지새우고 아침 해를 봤었던 그날의 감동과 함께, 공지영 북콘서트의 여운은 몇 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합니다.

끊임없이 터지던 기분 좋은 웃음과 함께 때로는 철학적인 물음을 안고 갈 수 있는 이런 북콘서트가 또 있다면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여러분도 오늘 하루 『높고 푸른 사다리』와 함께 좋은 하루 보내시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까지 프론티어 기자단 권선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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