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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입문자를 위한 최고의 레퍼런스! 가을, 재즈를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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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9. 7. 17:44




조금 외람된 이야기이지만, 재즈에 앞서서 보다 넓은 범위의 음악 감상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솔직히 우리에게는 음악 감상이라는 말은 있지만 음악을 영화나 그림 감상하듯이 대하지는 않는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음악을 들을 때 영화나 그림을 감상할 때처럼 다른 행위를 하지 않고 오로지 음악에 몰입하지는 않죠. 우리는 산책을 하면서, 운전을 하면서, 일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 것에 훨씬 익숙해요. 사실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음악만 듣고 있기에는 우리의 삶은 너무도 분주하답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음악 감상이란 이제 거의 사라지고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음악 감상 태도를 책망하거나 음악을 가볍게 다루는 오늘날의 문명을 나무랄 필요도 없답니다. 실은 음악이란 본질적으로 ‘건성으로’ 듣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시각을 사용하는 독서·영화·그림과는 달리 청각을 이용하는 음악은 다른 행위를 하면서도 충분히 들을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운전을 하면서 영화를 볼 수는 없어도 라디오 방송은 늘 들을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에요.







  


서양 음악사를 놓고 보더라도 음악이 다른 부문에서 분리되어 완전히 독립된 감상의 대상이 된 것은 한 참 뒤의 일이었어요. 근대 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찬 바흐 시대만 하더라도 교향곡이란 존재하지 않았답니다. 1,000곡이 넘는 그의 작품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교회음악들은 오늘날과는 달리 예배를 보며 들었던 종교적 행위였죠. 하지만 한편으로 그가 발견해낸 음악의 화성악과 대위법은 그로 하여금 기악음악 작곡에 몰입하게 만들었고, 그 유산은 고전주의 시대의 교향곡·협주곡·소나타 등을 탄생시켰어요. 바로 아무런 표제가 붙지 않은 절대음악, 순수음악의 탄생인 것이죠.

18세기 귀족들에 의해 향유되던 이 순음악은 19세기에 이르러 시민계급에게 넘어갔고 그래서 다른 행위는 하지 않고 오로지 음악만을 집중해서 감상하는 음악회(concert)는 그렇게 탄생한 것이었어요. 하지만 인류 역사의 희귀현상인 이 음악회는 매우 더디게 정착했으며 또 빠르게 쇠락해 갔답니다.


그러한 음악 감상의 급변 속에서 탄생한 것이 재즈랍니다. 재즈는 음악을 심각하게 감상하는 음악회용 음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집중하여 듣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감상용 음악이에요. 클래식 음악은 음악에 조예가 깊은 귀족과 시민계급을 염두에 두고 그들의 후원 아래 발전했고, 재즈는 오로지 재즈 음악인들만이 소통하는, 그들 자신들을 위한 음악이었지만 어쨌든 집중하지 않으면 그 내용이 전달되지 않는 음악인 것이죠.


재즈가 탄생 이래 지난 100년 동안 그 찬란한 음악적 업적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에서 맨 꼴찌를 기록하며 생존에 허덕였던 이유는 여기에 있답니다. 그러므로 재즈를 정말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음반 한 장을 구입해 그 안에 담겨진 연주자들의 이름을 낱낱이 읽으며 집중해서 듣는 절차를 꼭 밟아야 해요. 그 음반이 익숙해졌을 때는 운전하면서, 조깅하면서 들어도 무방해요.







  


재즈를 감상할 때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어떤 음악이 재즈인가?’ 하는 점이에요. 재즈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냇 킹 콜의 <The Very Best of Nat King Cole>(캐피틀)을 추천 드려요. 재즈에서부터 팝, 라틴 음악 심지어 R&B와 로큰롤마저 불렀던 그의 노래를 들으면 다른 인접 음악과 ‘스윙하는’ 재즈의 특성이 구분될 거예요.



  


재즈의 특성이 파악이 되었다면 그 다음에 만나게 되는 부분은 재즈에서 쓰이는 악기의 이해랍니다. 왜냐하면 즉흥연주를 중심으로 한 재즈는 각 악기에 대한 미감을 반드시 갖춰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런 점에서 우선 재즈밴드의 바탕이 되는 피아노 트리오 음반을 권하는데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We Get Request>(버브)는 재즈 피아노 트리오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답니다. 피아노-베이스-드럼이 서로 어떻게 얽혀서 음악을 만들어내는지 선명하게 들려줘요.


  


재즈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관악기는 재즈밴드에서 노래하는 ‘가수들’인데요, 이 악기들의 소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재즈를 듣는 것은 사람 목소리를 구분하지 못한 채 라디오 토크쇼를 듣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답니다. 재즈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세 대의 관악기 트럼펫·트롬본·색소폰의 소리를 모두 듣기 위해서는 존 콜트레인의 명작 <Blue Train>(블루노트)을 추천 드려요. 이 음반을 즐겨 듣는다면 여러분은 이미 매우 독특한 음악 재즈에 푹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알아두면 좋은 팁! 재즈 입문자들을 위한 감상법



1. 음악을 집중해서 듣는다.

이동 중에 음악을 듣더라도 해당 곡이 누구의 것인지, 제목은 무엇인지 분명히 확인하세요.


2. 음악에 쓰이는 악기가 무엇이 있는지 확인한다.

특히 즉흥 솔로를 하는 악기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유심히 들어주세요.


3. 각 악기의 연주자가 누구인지 확인한다.

연주자가 누구인지 알면 자연히 각 연주자의 개성을 느끼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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