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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유목민'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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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25. 16:00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는 이제 좀 알고 있습니다. 지구 한 바퀴를 돌며 전 세계 사람들의 꿈과 사랑을 ‘채집’해온 지난 시간들. 공감의 폭을 넓히고 편견의 벽을 없애준, 타인이라는 이름의 ‘거울’들 덕분이죠. 자신에 대한 ‘앎’이 그를 계속 꿈꾸게 해요. 그 ‘꿈’이 그를 자꾸 사랑하게 하고, 그 ‘사랑’이 그를 더욱 성숙하게 해요. 꿈과 사랑의 숲에서, 그의 ‘삶’은 갈수록 더 울창해집니다.



'나눔'이란 이름의 드림

그는 요즘 채움보다 나눔에 힘을 쓰고 있어요. 꿈 목록을 만들고 실천한 지 올해로 벌써 11년.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것들에 쉼 없이 도전하면서, 경험과 지혜의 잔이 넘치도록 차올랐기 때문이죠. 열심히 쌓은 그것들을 부지런히 나눠,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영감을 불어넣는 것이 어느덧 가장 중요한 꿈이 됐어요. 소유에서 경험으로, 경험에서 공유로. 그의 꿈이 나날이 ‘진화’해갑니다. 도전의 속도는 조금 느려졌어도, 행복의 밀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요.

“글로벌드림워크숍이란 걸 곧 시작해요. 이 땅의 청년들과 함께 해외취업의 길을 모색해보는 일종의 토크콘서트예요. 80개 나라를 여행해보니, 전 세계 어디에도 자원이 있더라고요.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이 안에서 경쟁할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살려면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게 좋을지 궁리해볼 필요가 있어요. 꿈꾸는 유목민들이 많이 생겨나길 바라요.” 

지난해 말부터는 다양한 경험을 ‘밑천’ 삼아 고민상담 방송을 진행 중입니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로 만날 수 있는 <놀아본 언니들의 고생TV>가 그것. 호흡이 척척 맞는 또 한 명의 진행자 장재열 씨와 함께, 청년들의 다양한 고민에 시원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요. 두 시간의 생방송은 스스로에게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흩어졌던 생각을 정리하게 하고, 부족했던 지혜를 습득하게 합니다. 인간에 대한 공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그 공부가 그는 참 좋아요. 사실 그의 ‘인간 공부’는 좀 과한 데가 있어요. 전 세계 사람들의 꿈과 사랑을 만나기 위해 무려 지구 한 바퀴를 돈 사람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에요.

2011년 6월부터 12개월간 25개국 365명의 꿈을 인터뷰한 그는 2013년 9월부터 13개월간 22개국을 돌며 108개의 사랑이야기를 수집했어요. 그날들을 생각하면, 그의 가슴은 다시 뜨거워집니다.

“모두의 꿈과 사랑이 다 소중하지만 특히 더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있어요. 끔찍한 고통이나 지독한 상실속에서도 꿈을 꽃 피운 사람들, 참혹한 상황에 처했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지속해나가는 사람들이 오래도록 잊히질 않아요. 책을 쓰는 데는 꿈 편보다 사랑 편이 더 어려웠어요. 사랑에 대해 제대로 얘기하고 싶어서 진화심리학•임지심리학•인류학•생물학•역사학까지 두루 공부했죠.”

108개의 사랑이야기는 다큐멘터리영화로 제작해 올해 안에 개봉할 생각이다. 직접 쓴 동화책과 손수 만든 노래 역시 올해 안에 세상에 나와요. 홀로 즐기는 것보다 타인과 나누는 것들이, 그의 꿈 목록을 가득 채우고 있어요.



서로의 반쪽, 꿈과 사랑

러브 파노라마는 애초 ‘드림 파노라마 2탄’이었어요. 다시 한 번 꿈을 취재하러 나선 길, 그 길의 초입에서 그는 ‘사랑’으로 전격 주제를 변경했습니다. 지독히 아픈 연애를 갓 끝낸 뒤였어요. 타인들의 꿈보다 타인들의 사랑이 더 궁금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접하면서 마침내 깨달았어요. 사랑이 바탕에 있어야, 누군가 자신을 사랑해줘야 비로소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또 있어요. 지구촌 사람들이 가장 많이 꾸는 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랑’이란 사실이에요. 소중한 사람과 사랑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인류 공통의 소망이에요. 우리 삶에 꼭 필요한 두 가지가 한 몸처럼 서로를 껴안고 있어요. 꿈과 사랑은 그 자체로 서로의 ‘반쪽’입니다.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좋은 사람, 멋진 인물을 수도 없이 만났어요. 아름다운 풍경도 셀 수 없이 봤고요. 그런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건 지금 이 순간, 바로 이 자리예요. 내가 하고 있는 이 일,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이 제일 좋아요. 수많은 도전이 내게 안겨준 최고의 선물이에요.”

그는 파도와 ‘싸우지’ 않아요. 가출을 일삼던 문제청소년에서 ‘골든벨’을 울린 실업계 최초의 학생으로, 세계적 기업에 근무하던 청년에서 몸에 암세포를 지닌 젊은이로, 꿈 목록을 만들고 도전하는 ‘꿈쟁이’에서 타인의 꿈과 사랑을 지원하는 조력자로… 다른 사람으로 쉼 없이 살면서도 그는 끝내 ‘같은 태도’를 고수합니다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명확히 인지한 뒤, ‘도전’이란 보드를 타고 인생이란 파도를 유유히 넘는 것이죠. 누군가와 경쟁하려 하지도, 무언가를 소유하려 하지도 않아요. 그의 꿈은 미래에 있지 않죠. 하고 싶은 것을 ‘지금’ 해나갈 뿐인데, 삶의 순간순간이 소금처럼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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