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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관계를 위한 따뜻한 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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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5. 19. 16:00

가깝지만 어렵고, 사랑하지만 아픈, 누구보다 잘 지내고 싶지만 가끔은 남보다 더 힘든 관계인 가족. 가족치료 전문가 최성애 박사는 행복한 가족의 첫걸음은 좋은 부부관계에서 시작한다고 말합니다. 



행복한 삶의 핵심 조건, 관계

사람은 관계 속에서 태어나 살다 죽습니다. 인간(人間)이라는 단어도 ‘관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아시아 유일의 가트맨 공인 부부치료사이자 HD행복연구소장인 최성애 박사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관계 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음이 따뜻한지 냉정한지, 성격이 급한지 느긋한지 홀로 있을 때는 잘 알 수 없어요. 행복•성취•장수 등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조건은 다름 아닌 ‘좋은 관계’에 있습니다.

관계는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자신의 정체성 역시 관계속에서 많이 형성되죠. 농경사회에서는 공동체 속에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어왔지만, 핵가족화가 시작되면서 관계 맺는 방식을 점점 잊고 있어요. 그래서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고요.

서양에서는 300년에 걸쳐 이루어진 핵가족화가 우리나라에서는 빠른 산업화로 불과 몇십 년 만에 몰려왔습니다. 대가족 안에서 항상 아이들의 곁을 지키던 주 양육자가 있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육아도 ‘외주’를 주죠. 그 여파로 인한 부작용은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합니다.

아이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애착을 느끼지 못하면 집중력과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감정조절도 잘 되지 않습니다.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후유증이 크죠. 이미 유치원에서는 그 징조를 경험하고 있어요. 산만하고 충동적인 아이들이 예전에는 몇 명 정도였는데, 이제는 점점 그 비율이 늘어나고 있어요.



관계도 배워야 한다

실제로 최성애 박사를 찾아온 내담자 중에는 자녀문제로 고심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 박사는 “자녀 문제의 근원을 살펴보면 결국 부모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결혼 후 아이를 낳고 관계가 나쁘게 변하는 부부는 약 67%. 어긋난 관계의 악영향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그래서 최 박사는 아이가 사춘기 이전이라면 부부치료부터 하고 있어요. 부모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저와 만나는 게 기껏 일주일에 한두 번이지만, 부모는 매일같이 살잖아요. 부모에게 계속 상처를 받으면 치료 효과도 떨어집니다. 최근에도 아이의 난폭한 행동으로 곤란을 겪던 사례가 있었는데, 부모는 아이가 이상하다고 여겨 정신병원에 보내기도 하고 악물치료도 했죠. 하지만 상담을 해보니 부모가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가 어릴 때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점이 컸어요. 부부도 자녀 앞에서 다투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요. 그런 환경에 노출된 아이는 스트레스에 취약합니다.

최 박사는 진로를 위해 외국어나 컴퓨터를 배우는 것처럼, 관계도 ‘공들여 배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먼저는 관계의 중요성을 알아차리고, 나아가 자신이 ‘변해야 한다’는 욕구가 있어야 합니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병에 걸렸을 때 약 한 번 먹었다고 고쳐지진 않지요.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으면 계속 짜고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몸 관리는 뒷전이 되죠. 가족관계도 관리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면 충분히 변화할 수 있습니다.



내면의 세계를 이해하라

최성애 박사는 “상대의 내면을 아는 것이 관계의 기초”라고 말합니다. 평생 함께 산 부부도 배우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를 때가 많아요. 부모가 자녀를 사랑한다면서 정작 자녀의 관심사를 무시하는 경우도 많죠. 배우자는 무관심으로 상처 받고, 자녀는 부모가 자신을 억압한다고 느낍니다. 무엇을 좋아하고 바라는지, 자신이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를 찬찬히 물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더불어 큰 이벤트 한 번보다 작은 배려를 자주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에요.

저 같은 경우, 꽤 긴 기간 동안 아침마다 남편 다리를 3분 정도 주물러 주었어요. 다리를 주무르면서 그날 일정은 어떤지, 요즘 무슨 일이 있는지 대화를 나누었죠. 그러다 보니 언젠가부터 남편이 제 다리를 주물러주기 시작해요. 그렇게 하면서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를 서로 채워주는 거죠. 돈도, 시간도 거의 들지 않지만,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습관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실천법 중 하나는 ‘서로의 장점 50가지 적기’입니다. 관계 회복이 우선이라면 좋은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해요. 하루하루 쌓아간 따뜻한 말 한 마디가, 행복한 관계를 만드는 기반이 되는 까닭입니다.


최성애 박사는
HD행복연구소 소장, 아시아 유일의 가트맨 공인 치료사. 컬럼비아대학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시카고대학에서 인간발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KBS <최성애 박사의 가족 클리닉>, MBC 다큐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EBS <생방송 60분 부모>, SBS <위기의 부부> 등에 출연. 지은 책으로 ≪행복수업≫•≪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감정코칭≫•≪부부 사이에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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