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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탐험가에서 맛의 저격수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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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6. 8. 10:00

요즘 방송에서는 ‘음식’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방송으로 접하는 식료품 관련 정보가 항상 유익한 것만은 아니죠.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맛있다’는 말, 그 이상의 표현을 찾아

매일 먹는 음식이지만, 그 음식의 ‘맛’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죠. 그래서인지 음식에 관한 지식과 문화적 배경까지 녹여내 자기만의 평을 전하는 맛칼럼니스트의 역할이 독특하게 다가옵니다. 여러 맛칼럼니스트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황교익이에요. 농민신문사에서 12년간 기자생활을 한 그는 맛 이전에 땅에서 자란 식재료가 우리 입으로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주로 취재했습니다. 생산자 위주의 농업 이야기는 전문성은 있지만, 대중성은 없었어요. 소비자 관점에서 글을 쓰기로 한 것이 국내 최초의 맛칼럼니스트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연히 음식으로 인한 신체 반응이나 영양 측면에서는 의사나 식품영양학자가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은 어려워요 맛칼럼니스트는 전문 지식을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쉽게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음식은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분야입니다. 한 분야의 전문적 시각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음식을 둘러싼 다양한 측면을 바라보는 게 제 일입니다.”

그는 인기 TV 프로그램 <수요미식회>를 통해 대중에게 더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는 음식에 관해 마냥 듣기 좋은 말만 하지 않아요. “마블링 많다고 좋은 고기는 아니다”, “전국 5대 짬뽕은 동네에서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맛” 등 막연히 사실로 여겼던 정보에도 “No”라고 직언을 던져왔습니다. 



음식 정보 바로잡기에 나서다

설탕•천일염•MSG 등 각종 식료품에 관해서도 그는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좋다’, ‘나쁘다’를 따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에요. ‘무조건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정보가 사실인 양 인식되는 것을 바로 잡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발언하고 있답니다. 

“천일염 문제는 제가 여러 가지로 지적했죠. ‘청정 갯벌이 아닌 매립한 지역에서 생산해 갯벌과는 관계가 없다’, ‘소금도 위생을 따져야 한다’ 등입니다.”

천일염에 관한 발언 중 대중매체에서 가장 많이 다룬 부분이 ‘위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염전에서 채취한 소금은 수분을 머금고 있어 세균이 증식할 위험이 있다는 얘기였어요. 다른 나라에서는 소금에 관해서도 위생 검사를 하고 있지만, 국내엔 관련 기준이 없어요. 하지만 대중은 식품 관련 정보를 제대로 판별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대중매체의 역할이 중요한 것. 특정 식품의 위험성을 과장하는 것도 문제죠. 각종 인터뷰를 통해 음식을 다루는 대중매체의 태도를 지적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사실 요즘처럼 안전한 음식을 먹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매스미디어를 통해 위험성이 과장돼 안전하지 않다고 여기는 경향이 큽니다.”



욕망의 착각을 끊어야 한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된 설탕에 관해서도 “설탕의 총량보다 횟수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설탕 자체보다 단맛이 문제라는 것. 설탕을 포함해 단맛을 내는 감미료는 여러 가지에요. 설탕뿐만 아니라 단맛을 내는 감미료도 주의해야 해요. 이유는 단맛을 먹을수록 뇌가 도파민을 분비하기 때문입니다. 

“단맛이 기분을 좋게 하는 작용을 한다고 하지만, 실제 뇌의 반응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먹으라’는 신호를 주죠. 단 음식을 먹었을 때 분비되는 도파민은 ‘욕망 호르몬’입니다. 그래서 음식을 계속 먹고도 허기가 지는 거죠. 좋은 음식도 아니고요.”

하지만 최근 우리네 밥상에 오르는 웬만한 반찬은 달죠. 그는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강조해요. 욕망의 착각을 끊어야만 진정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과도한 설탕 소비를 유도하는 일부 방송 행태를 비판한 것도 그 때문이에요. 아울러 단맛에 익숙해져 섬세한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없는 미각의 둔화도 문제입니다. 

“섬세함은 문명의 척도입니다. 미각이 시각이나 청각과 다르다고 생각해선 안 됩니다. 현재 한국 사회는 자신의 감각이 음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교육하고 있지 않아요. 예전엔 실과나 가사 과목이 있어 수업시간에 요리도 배웠죠. 하지만 지금은 입시 교육에 매몰되어 버렸어요. 입이 있다고 해서 음식에 대한 분별력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미각도 훈련해야죠.”

섬세한 미각을 훈련하는 것을 비롯해 대중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각종 식품 정보를 제대로 판단하려면 대중도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황교익과 같은 맛칼럼니스트의 글과 발언은 하나의 참고자료가 되어줄 것입니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은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나와 농민신문사에서 기자로 근무했고, 사단법인 향토지적재산본부에서 지역 특산물의 지리적 표시 등록과 브랜드 개발 컨설팅을 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맛 칼럼을 쓰며 유명 식당을 섭렵했고, 그 경험을 통해 ≪맛따라 갈까보다≫•≪소문난 옛날 맛집≫• ≪미각의 제국≫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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