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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TV 예능의 시계 2016. 6. 9. 16:00

JTBC의 <슈가맨>과 MBC <무한도전>이 선보인 ‘토토가’ 특집 등 과거의 트렌드와 코드를 담은 TV 예능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TV 예능의 복고 열풍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 명과 암을 살펴보며, 향후 판도를 전망해보겠습니다. 



시청률 상승까지 이뤄낸 복고의 힘 

최근 <무한도전>은 ‘토토가 2’ 특집을 하면서 90년대 HOT와 쌍벽을 이뤘던 젝스키스를 소환했어요. 리더였던 은지원이나 장수원은 <신서유기>•<배우학교> 등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지만, 그간 방송이 뜸했던 강성훈•김재덕•이재진•고지용 같은 다른 멤버들은 등장 자체가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죠. 

하나마나 콘서트와 게릴라 콘서트를 병용한 젝스키스의 하루가 방영되면서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급상승했어요. 4월 초 이른바 ‘예능 춘궁기’를 맞아 10%대까지 떨어졌던 시청률을 15%까지 끌어올린 것이죠. <무한도전> ‘토토가 2’ 특집이 이토록 먹힌 건 복고의 힘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응답하라 1997>의 메인 소재가 되기도 했던 90년대 젝스키스가 환기하는 당대의 추억들이 중년 시청자들까지 TV 앞으로 끌어들였어요. 복고 중에서도 노래를 통한 복고는 특히 그 힘이 더 강력하다는 걸 이번  <무한도전> ‘토토가 2’ 특집은 여지없이 증명해 보여줬습니다. 



신구 세대를 아우르는 복고 예능 

음악과 어우러진 복고 예능의 힘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는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이에요. 한때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짧은 전성기만을 남긴 채 사라져버린 슈가맨들을 다시 무대로 소환해 그 노래를 현재적 버전으로 다른 가수들이 들려주는 이 프로그램은 그 복고적 감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였습니다. 유재석과 유희열이 나온 만큼 큰 기대를 걸었지만 첫 회에 1.34%의 저조한 시청률을 낸 이 프로그램은 그 이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현재는 4%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가져가고 있어요. 그 밑바탕에는 역시 복고가 들어 있습니다. 

복고가 현재의 예능 트렌드가 되고 있는 건 신구 세대를 아우르는 특징 때문인데요. 복고는 결국 과거의 것을 가져와 현재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죠.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것은 나이든 세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현재적 재해석은 젊은 세대의 호기심을 이끌어냅니다. 이런 신구세대가 공유되는 대표적인 콘텐츠가 최근의 음악예능들이 있어요. 오디션 프로그램도 그렇지만, <복면가왕>•<판타스틱 듀오>•<듀엣가요제>•<신의 목소리> 같은 음악 예능들은 모두가 옛 노래를 소환해와 리메이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복고에서 유독 음악이 많이 활용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요. 음악은 듣는 순간 즉각적으로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힘이 있기 때문이에요.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이 과거 그 노래를 들었던 시절로 우리를 보내주는 것. 그렇기 때문에 음악과 복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지금의 문화 소비의 중심축으로 들어와 있는 중년층들을 염두에 둔다면 음악이 환기하는 복고의 힘이 왜 요즘 예능의 주요 트렌드가 되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복고 예능의 한계와 그 시사점

이처럼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복고 예능’이 힘을 발휘한다고 해서 그 그림자가 없는 건 아닙니다. 사실 <무한도전> ‘토토가 2’ 특집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기대를 하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어요. 그것은 무언가 늘 새로운 것에 도전했던 <무한도전>이 이미 성공이 검증된 ‘토토가’ 같은 복고 아이템으로 손쉽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그것은 <무한도전>으로 보면 생산적인 일이라기보다는 소비적인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무한도전> ‘토토가 2’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은 대중들이 복고 예능 전반을 바라보는 우려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왔고 게다가 형식도 비슷하고 출연가수들도 비슷한 음악 예능들의 창궐은 지금의 예능이 너무 쉬운 선택들만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죠. 결국 이런 식으로 쏟아져 나오는 복고 예능은 소비 속도를 빨리하게 만들어 쉽게 식상해지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지금 현재 복고가 ‘되는 아이템’인 것만은 분명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많은 예능들이 앞다퉈 복고를 지향하다 보면 다양성은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쏠림 현상은 되는 아이템들을 순식간에 모두 붕괴시켜버리는 요인으로 작용해요.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야 인지상정일 수 있어요. 다만 과거보다 중요한 것이 현재이고, 현재가 다양성을 더 요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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