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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워 나를 다시 채우다, 테라피스트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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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 12. 16:01

왜 현대인의 괴로움은 줄어들지 않는 걸까요. 테라피스트 정수지는 명상을 통한 집중과 알아차림을 통해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픔의 원인은 ‘나’

“환자는 자신의 몸을 믿고, 몸이 보내는 메시지를 믿어야 한다.” 정신의학과 신경과학, 행동과학을 연구하는 앤 해링턴 하버드 교수의 말입니다. 또한 정수지 원장 자신이 직접 경험했기에, 담담히 전할 수 있는 구체적 지침이에요. 그녀는 대학입시에 매진해야 할 고등학교 3학년 때, 한 달 넘게 기침을 하다 폐결핵 진단을 받았다고 해요. 간신히 병을 이겨냈다고 생각했지만, 그로부터 4년 후에 폐결핵이 재발했죠. 안 먹어본 약이 없고, 완치된 것을 눈으로 확인도 했는데 병이 재발했다니, 뭔가 억울했습니다. 

“그때 ‘이 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술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나를 다스릴 방법을 찾아야겠다 싶었죠. 그때 신문에서 호흡 수련 광고를 봤어요. 다행히 그 방법이 제겐 잘 맞았어요. 항상 긴장감이 시달리다가 처음으로 마음이 편하고 이완된 느낌이었어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을 먹고 수술을 했어도 병은 나았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조망하는 소중한 교훈은 얻지 못했을 거예요. 수련 생활을 하다 직업적인 테라피스트의 길을 걷게 된 지도 어느덧 12년. 흔히 말하는 ‘명문대 코스’에서 벗어나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자신에게 집중했기 때문이에요.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경쟁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었으므로. 


명상, 마음의 절제

명상(瞑想)은 그 뜻을 풀이하자면, ‘생각을 어둡게 하는 것’입니다. 모든 생각과 의식의 기초는 고요한 내면의식이에요. 명상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어요. 쉽게 표현하자면, 생각의 수를 줄이는 겁니다. 

“평소 열 가지 생각을 한다면 명상을 통해 둘, 셋 정도로 줄어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죠. 명상을 시작하기 전과 후를 비교하면 잡다한 생각을 덜 하고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습니다.”

명상을 어렵게 여기는 이도 있지만, 의외로 그 과정은 어렵지 않습니다. 간단하게는 특정한 ‘무엇’에 집중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돼요. 테라피스트의 인도에 따라 소리나 향, 신체의 특정 부위 등에 오롯이 집중하다보면 어느 순간 잡생각이 사라집니다. 물론 딴생각을 하지 않는 것만이 명상의 목적은 아니에요. 

“수련 중 문득 딴 생각이 들다가도 ‘아, 지금 소리에 집중하라고 했지’ 하고 다시 소리에 마음을 두게 되죠. 그래서 명상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어요. 하나는 ‘집중’이고, 다른 하나는 ‘알아차림’입니다.”

정수지 원장은 정적인 명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동적인 활동을 결합한 ‘액티브 명상’을 구상하기도 했습니다. 액티브 명상은 ‘몸을 움직여 마음을 다스리는 것’을 기본으로, 동양의 수련법인 명상과 서양의 표현예술치료를 통합한 6단계 셀프 힐링 명상법이에요. 개인의 몸과 마음을 훈련해 내면의 균형을 회복하고, 스스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라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명상의 요소를 실천할 수 있어요. 쉽게는 밥을 먹고 샤워하는 평범한 일과 중에도 명상은 가능해요. 식탁에 앉아 아주 잠깐 음식의 색감과 냄새를 살펴보고, 평소보다 더 많이 음식을 씹으며 질감을 느껴봅니다. 그러다 보면 평소보다 음식을 적게 섭취해도 배가 불러요.  애써 ‘참아야지’ 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절제된 생활을 할 수 있어요. 

“먹는 속도가 느려지면 평소의 반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죠. 저절로 절제되는 거죠. 흥미롭게도 이런 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양심이 더 살아나요. 같은 물건을 대할 때도 마음을 쓰고 정성을 기울이면 함부로 버릴 수 없죠. 내 삶에 정성을 들이니 무의미하거나 무절제한 행동도 덜하게 되고요.”

명상의 또 다른 정의는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기’입니다. 마음은 여기저기 떠돌 수 있지만, 몸은 죽기 전까지 이 자리에 있기 때문. 그래서 정수지 원장은 “다시 몸으로 돌아올 것”을 권유합니다. 

“몸이 몇 개쯤 되면 좋겠지만, 하나뿐이잖아요. 고장 난 집을 고치듯, 보수해가면서 쓸 수밖에 없어요. 그 자체가 절제죠. 우리 삶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불필요한 것들을 내려놓으면, 자연히 자신의 원하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정수지 원장은

심신통합 치유 전문가이자 명상음악가. 도심의 명상공간 ‘숨Studio Of Urban Meditation’ 원장.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 레슬리대학교 심신통합치유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내가 나를 낫게 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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