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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드라마의 또 다른 성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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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22. 10:00

멜로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잘 짜인 스토리, 톡톡 튀는 캐릭터, 시선을 압도하는 연출력부터 마음을 움직이는 키스신이나 귀에 쏙 걸리는 대사 등이 필요합니다. 과연 이런 요소들만으로 멜로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멜로드라마의 공식과 변수

사실 멜로드라마의 공식은 이미 누구나 다 아는 것들입니다. 멜로이니 남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할 것이고,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나 사랑하게 돼요. 하지만 두 사람 사이를 방해하는 무언가가 있어요. 그 방해요소 때문에 두 사람의 사랑은 쉽지 않습니다.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이뤄지는 해피엔딩이거나, 사랑이 파국에 이르는 새드엔딩으로 끝을 장식해요.


드라마 <W> 스틸컷 (출처 | MBC <W> 홈페이지)

이것이 공식이지만 지금껏 꽤 오랜 세월동안 멜로드라마가 반복돼서 나올 수 있는 건, 그 안에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은 그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해요. 예를 들어 MBC 수목드라마 <W>의 남자주인공 강철은 웹툰 속 주인공입니다. 가상인물이지만 진짜처럼 빠져들게 됨으로써 가상이 실제처럼 느껴지는 건, 작금의 드라마나 영화 같은 콘텐츠 속 캐릭터에 빠져드는 팬덤 현상을 반영합니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 포스터 (출처 | SBS <질투의 화신> 홈페이지)

KBS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신준영(김우빈)이 한류스타이고 SBS <질투의 화신>의 화신(조정석)이 스타기자인 건 최근 대중들이 열광하는 직업군을 반영한 결과다. 물론 종영한 SBS <닥터스>의 유혜정(박신혜)이 의사인 것도. 최근에는 <W>가 그런 것처럼 일반인과는 완전히 다른 가상의 존재가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SBS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김수현)이 외계인으로 설정된 건 이제 남자주인공에 대한 판타지가 단지 재력과 외모만이 아니라 지성은 물론이고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까지도 가졌으면 하는 데까지 커져버린 결과다.



멜로에 빠지게 만드는 현실

캐릭터가 달라지면 당연히 이야기의 성격도 달라지죠. <W>의 남자주인공이 웹툰 속 주인공인 강철이기 때문에 오연주(한효주)는 그 웹툰 속을 넘나들며 강철과 아슬아슬한 사랑을 나눕니다. <함부로 애틋하게>의 신준영은 한류스타이고 그와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 노을(수지)은 다큐 PD이기 때문에 그들의 만남은 스타와 PD라는 직업적 연결고리로 이어져요. 마찬가지로 <질투의 화신>의 스타기자 화신과 사랑에 빠지는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는 사실 기자를 꿈꾸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방송국에서 얽힐 수밖에 없어요. 멜로는 뻔할 수 있어도 그 다른 직업군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캐릭터보다 더 중요한 건 남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인데요. 이 장애요소는 당대의 현실을 반영합니다. 과거 멜로드라마에서 그토록 많이 사용된 혼사장애(결혼을 반대하는 부모들의 이야기)는 당대의 고부갈등이나 시댁문제 같은 현실을 반영했어요. 그러다 이런 가족적인 장애가 점점 구시대의 이야기가 되어버리자, 차츰 갈등은 일과 사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 받는 여성의 문제로 변모했고, 최근에는 사랑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일을 더 선택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기울어가고 있어요.


드라마 <닥터스> 포스터 (출처 | SBS <닥터스> 홈페이지)

<커피 프린스 1호점>의 고은찬(윤은혜)은 최한결(공유)과 사랑에 빠지면서도 바리스타의 꿈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파스타>의 서유경(공효진)은 거의 전쟁 같은 일에 있어서도, 또 사랑에 있어서도 성공을 이루는 인물이죠. <닥터스>의 유혜정은 아예 자신이 사랑하는 홍지홍(김래원)이 연인이자 자신을 성장시킬 선생입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는 일과 사랑이 병원이라는 한 공간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뤄져요.

이 장애요소들은 과거 사적인 면들에 치중했어요. 이를테면 가족과 가족 간의 문제거나 아니면 3각, 4각 관계에서의 갈등 같은 것들이요.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공적인 면들을 장애요소로 끌어안는 멜로드라마가 늘고 있어요. <그녀는 예뻤다> 같은 멜로드라마는 외모와 스펙 지상주의의 사회적 현실을 스펙과 외모는 떨어져도 그 누구보다도 멋진 여주인공을 통해 풀어냈습니다. 사랑의 결실이 사적인 문제 해결에 머무는 게 아니라 사회적인 울림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밥 같은 멜로에 필요한 색다른 반찬 

드라마에 있어서 멜로는 이제 매일 먹는 밥 같은 요소가 됐습니다. 딱히 멜로드라마가 아니라고 해도 멜로는 필수적으로 들어가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멜로만 있는 드라마를 시청자들은 원하지 않아요. 어디 밥만 먹고 살 수 있나요. 맛난 반찬들이 있어야 밥도 빛나는 법이죠. 

멜로드라마의 공식은 그래서 마치 밥을 먹는 것처럼 뻔하고 어떤 면에서는 무덤덤하지만, 그 공식을 매번 빛나게 하는 건 거기에 어떤 반찬을 얹느냐에 달려있어요. 그 반찬도 이제는 사회적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 유독 많아진 멜로드라마와 그럼에도 각각의 멜로드라마들이 저마다의 색채를 갖고 시청자들을 매료시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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