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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온 이야기 3탄, 인도의 영혼이 깃든 바라나시와 사르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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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29. 10:00

지난 기사에서는 인도의 지붕인‘마날리(Manali)’와 라다크의 ‘레(Leh)’라는 도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인도의 종교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인도의 국교를 힌두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우리나라처럼 국교가 따로 정해져있지 않고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국가랍니다. 인도는 힌두교, 이슬람교, 시크교, 자이나교, 불교, 기독교 그리고 그 밖의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어요. 그 중에 힌두교, 시크교, 자이나교, 불교는 인도에 기원을 두고 있죠. 인간의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바라나시와 불교의 성지 사르나트에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힌두교 신자들의 종착점, 바라나시

우타르 쁘라데쉬에 위치한 바라나시는 제가 지내고 있는 델리에서 기차로 꼬박 13시간 정도 가야 해요. 하지만 인도 기차는 연착이 잦아 넉넉하게 20시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도 정해진 도착 시간보다 4시간이 더 걸려 바라나시 역에 도착했어요. 바라나시에서 가장 익숙한 풍경은 갠지스강인데요. 힌디어로 강가(Ganga)라고 불리는 갠지스강은 인도에서 가장 신성한 강으로 여겨지며 인도의 유구하고 찬란한 역사와 문화, 문명을 탄생시켰습니다. 갠지스강이 흐르는 여러 도시 중에 바라나시가 가장 오래되고 성스러운 도시로 여겨집니다. 


세속의 삶이 순환된다고 여기는 힌두교도들은 현생의 삶은 전생에 지은 카르마(업)에 따라 결정이 된다고 생각해요. 좋은 카르마를 쌓으면 인간으로, 나쁜 카르마를 쌓으면 동물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으로 태어났다고 해도 생은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전생에서 현생으로, 다시 다음 생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기 위해 힌두교도들은 갠지스강에서 장례를 치러요. 갠지스강에 시신을 화장하고 그 재를 흘려 보내면 정화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망한 후 24시간 이내에 장례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임종을 앞둔 자들이 머물며 형성된 도시가 바로 바라나시예요. 갠지스강변에는 약 80채 정도의 건물이 세워져 있는데, 과거의 왕들과 유력가들이 임종을 맞이하기 위해 세운 건물이라고 해요.


바라나시 화장터에는 하루 종일 유가족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지만 우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화장터에서 유가족이 울면 망자에게 부정을 탄다고 믿어 아무도 울지 않는다고 합니다. 바라나시의 화장터를 보기 위해 전 세계 여행자들이 바라나시를 찾는데 가까운 곳에서 사진 찍는 것은 금기되고 있어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잃은 유가족의 슬픔을 배려하는 태도는 가져야겠죠?


바라나시에서는 현생의 복과 건강을 비는 종교의식인 '뿌자'도 행해집니다. 매일 저녁 6시에 '가트'라고 부르는 계단 중 가장 신성한 다샤스와메드 가트(Dashashwamedh Ghat)에서 거행되고 있었는데요. 약 1시간 정도 진행되는 이 의식을 통해 인도의 또 다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어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바라나시만의 매력을 목격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인도 여행자들의 도시

많은 여행자들이 인도 여행 중 꼭 가야 할 도시로 바라나시를 꼽습니다. 갠지스강을 따라 늘어선 가트와 좁은 골목들이 이국적이고 갠지스강에서 펼쳐지는 의식들이 인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저도 바라나시가 인도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함을 간직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바라나시는 묵묵히 삶을 살아가는 인도 사람들, 거리의 소, 원숭이, 개, 말 그리고 수많은 사원들이 인도의 날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여행자의 거리라 불리는 고돌리아에서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은 물론 미국, 멕시코, 브라질, 프랑스, 중국, 일본, 대만, 스페인 등 인도의 수도인 델리에서 보다 더 많은 외국인 여행자들이 바라나시에 있어요. 그들과 각자 경험한 인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인도의 매력에 더 푹 빠져든답니다. 


바라나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단연코 갠지스강 보트투어입니다. 갠지스강 위에서 바라보는 바라나시의 모습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신성한 물이라 여겨지는 갠지스강에서 빨래하는 사람들과 목욕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니 평화로웠습니다.  


보트에서는 꽃초인 디와를 띄우며 소원을 빌기도 하는데요. 저도 고요하고 검은 강에 디와를 띄워 보내며 소원을 빌고 왔습니다. 


보트 투어를 마치고는 인도 전통 요구르트 음료 '라씨'를 맛보았어요. 라씨는 모든 여행자들이 손꼽는 바라나시의 명물이에요. 바라나시에서는 플레인 라씨말고도 사과, 딸리, 바나나, 코코넛, 석류, 파파야, 포도, 파인애플 등 과일로 맛을 내고 토핑을 얹은 라씨가 유명합니다. 어떤 여행자들은 하루 세끼 모두 라씨로 대신한다고 하니 그 인기가 실감 나시나요?



석가모니가 최초로 설법을 전한 사르나트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는 자신의 지혜를 나누기 위해 바라나시에서 13km 떨어진 사르나트 숲을 찾습니다. 그곳에서 불교의 핵심 교리인 ‘사성제’와 ‘팔정도’까지 최초의 설법을 전하죠. 이후 불교가 인도 전역으로 퍼지자 사르나트는 불교와 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합니다. 


마우리아 왕조의 아쇼카 대왕은 인도를 통일한 후 불교에 귀의하여 인도 불교의 부흥기를 이끌었습니다. 아쇼카 대왕은 사르나트에 자신의 칙령을 적은 석주를 세우고 불교 문화를 적극적으로 장려했습니다. 그때 세운 석주 꼭대기에 있는 사자상은 현대 인도의 국장으로 제정됐어요. 현재는 석주가 훼손되어 기둥 부분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석가모니가 최초로 설법을 전한 자리에는 거대한 다메크 스투파가 세워져 불교 성지를 기념하고 있어요. 


터만 남아있는 사르나트 유적군은 당시 사르나트의 융성을 그대로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사르나트는 석가모니가 태어난 룸비니, 깨달음을 얻은 보드가야, 열반에 든 쿠시나가르와 함께 불교 4대 성지예요. 제가 방문한 날에도 성지순례를 온 세계 각지의 스님들과 불교신자로 가득했습니다. 


'이 도시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두 떠날 사람들이다. 절반은 바라나시의 매력에 이끌린 여행자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장례를 치르러 오는 사람들이다'

바라나시 사람들이 하는 말로, 이 말을 듣고 나서 바라나시의 매력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도 숨겨져 있던 인도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지금까지 가꿈사 프론티어 11기 장주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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