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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강의 BIG 10, 뇌과학자 장동선의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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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10. 16:00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그림으로 명강의 Big 10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이 그림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저는 왼쪽 밑에 있는 강아지가 귀엽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듭니다. 하지만 여러분께서는 모두 저와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실 거에요. 어떤 분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모자가 멋있다’는 생각을 하셨을 수도 있고, 미술에 대해 조예가 깊으신 분은 이 그림의 제목이 ‘뱃놀이 일행의 점심식사’라는 것을 떠올리셨을 수도 있죠. 이 그림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 라는 이름이 가장 먼저 생각난 분도 있을 거에요. 


우리의 뇌를 이루고 있는 유전자, 즉 우리의 하드웨어는 99.9%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모두 각기 다른 생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궁금하신가요? 오늘 명강의 BIG 10의 주인공!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의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시기 바랄게요! 


우리의 뇌는 물리적인 ‘신호’들이 아닌 경험으로 학습한 ‘의미’들을 저장한다

앞서 보여드린 그림 ‘뱃놀이 일행의 점심식사’는 분명 우리 모두에게 같은 그림으로 보여지고 있을 것입니다. 즉, 우리는 모두 물리적으로 같은 그림을 보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장동선 박사는 이 이유에 대해 ‘각자에게 의미 있는 것이 다르고, 각자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어요. 무슨 뜻인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이 그림을 자세히 봐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그림이 흰색 도화지에 검정색 물감이 아무렇게나 뿌려져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그림으로 보이시나요?  


사실 이 그림은, 복사를 너무 많이 해서 번져버린 소의 사진이랍니다. 소의 형체가 보이시나요? 그럼 다시 위로 돌아가서 아무것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사진을 다시 봐주세요. 어떠신가요? 이제 소의 형체가 보이기 시작하죠? 


이번에는 언어를 예로 들어볼게요. 


‘존넨쉬름’

지금 이 단어, 한 번 소리 내어 읽어보시겠어요?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한국 사람이라면 조금 불건전한 느낌이 드는 것이 정상인데요! 사실 이 ‘존넨쉬름’은 독일어로 ‘Sonnenschirm’, 즉 양산을 의미합니다. 이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한국 사람은 부정적인 의미를 떠올리지만, 독일사람은 양산을 떠올리는 것이죠. 이 현상에서 알 수 있는 뇌의 비밀이 있답니다. 바로 뇌는 무언가를 학습하게 되면 그 학습을 기반으로 세상을 인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의 뇌는 물리적인 ‘신호’들이 아닌 경험으로 학습한 ‘의미’들을 저장한다는 것이죠. 이 부분은 장동선 박사가 뇌를 공부하며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럼 우리가 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사실은 무엇일까요? 바로 각자의 ‘경험’이 다르기에 세상을 보는 ‘믿음’도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정육면체를 한 번 상상해 보시겠어요? 우리는 온갖 방법을 써도 정육면체의 6면 중 3면 밖에 보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정육면체의 6면보다 훨씬 많은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볼 때 그 모든 면을 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몇 개의 부분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곤 하죠. 

장동선 박사는 특정 부분에 한정해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상대방의 새로운 면을 찾아내고 알아봐줄 때 서로에게 큰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저도 지인들의 새로운 면들을 찾아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시간이었어요. 


다른 사람의 ‘믿음’이 나의 ‘믿음’을 바꾼다

이번에는 여러분이 어떤 실험에 참가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 실험에서 이 사진을 보여주며 첫 번째 선과 똑 같은 길이의 선을 고르라고 말했습니다. 몇 번을 고르실 건가요? 


혹시 3번을 고르겠다고 생각하셨나요? 그렇다면 연구원이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차례차례 자신이 생각한 답을 말하라고 지시했고, 여러분보다 먼저 말한 사람들이 모두 2번을 이야기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여러분께서는 뭐라고 대답하실 건가요? 그래도 3번이라고 말씀하실 건가요?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은 2번이라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의 뇌는 진화하면서 다른 사람의 느낌, 다른 사람의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호수에서 사람들과 함께 놀고 있다고 가정해볼게요. 다른 사람들이 갑자기 모두 초록색 악어가 보인다며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만 악어가 보이지 않는다며 가만히 호수에 있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악어에게 잡아 먹히는 무시무시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겠죠? 이렇게 다른 사람이 느끼는 점을 자신도 느낄 수 있어야 살아남기에 유리했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다른 사람의 ‘믿음’이 나의 ‘믿음’을 바꿀 수 있도록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즉, 우리의 뇌 안에는 다른 사람의 뇌가 있고, 항상 다른 사람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이상, 나만의 독자적인 가치관이라 생각했던 것들도 사실은 다른 사람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생겨난 뇌의 작용이라는 것을 아시겠죠?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이날 강연에서 장동선 박사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과학적 사실들을 많은 시각자료와 재치 있는 입담, 피아노 공연 등으로 재미있게 알려주었습니다. 과학알못인 저도 이해가 쏙쏙 되더라고요. 위에 알려드린 몇 가지 외에도 더 많은 재미있는 내용들이 있었는데 독자 여러분들께 다 전달해드리지 못해 아쉬울 뿐입니다. 


장동선 박사는 tvN에서 방영한 ‘알쓸신잡2’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요. 프로그램에서 막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신기한 과학 지식들을 대방출하는 모습으로 유명세를 타게 됐죠. 강연에서 방송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90분 방송을 위해 17시간 촬영을 했고, 17시간 동안 말을 해야 하니 책에 쓰려고 아껴둔 소재들도 야금야금 꺼내게 되어서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출간한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에 아끼고 아껴둔 수많은 꿀잼 과학 이야기들을 넣어 놓았다고 하니, 다들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바랄게요. 


저는 이번 강연을 듣는 동안 생각나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인간의 뇌의 비밀을 밝힐 수 없는 이유는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것이 인간의 뇌이기 때문이다.’ 


신체의 가장 중요한 장기 중 하나인 뇌에 대해 그 동안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뇌에 대해 조금씩 더 흥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 강연이었습니다. 베일에 싸인 뇌의 비밀을 파헤치다 보면, 인생의 많은 고민과 의문점들이 하나씩 풀리지 않을까요? 여러분들도 뇌의 비밀을 알아가는 즐거움에 함께 동참하게 되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가꿈사 프론티어 12기 곽효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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