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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차와 한강 두물머리 경치를 한 눈에, ‘수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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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30. 11:41

서울 근교 남양주시 운길산 정상에는 특별한 사찰이 있습니다. 일출 명소로 손꼽히는 수종사가 그곳인데요, 일출뿐만 아니라 사찰 아래로 두물머리(양수리)가 한눈에 펼쳐져 있어서 풍광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합니다. 청명한 가을날, 가슴이 탁 트이는 나들이 코스로 제격인 수종사를 함께 둘러볼까요?

 

 

산과 강이 함께 존재하는 곳, 수종사

수종사는 남양주시 조안면 운길산 정상 부근에 자리 잡은 절입니다. 창건 연대는 확실하지 않지만 문화재청에 따르면 조선 세조 때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원도 금강산 행차 후 돌아오던 세조가 이곳에 묵었는데, 한밤 중에 난데없이 종소리가 울려, 주위를 조사하자 인근 굴 안에서 18 나한(부처님의 열여덟 제자)상과 발견되고,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종소리처럼 들려 ‘수종사’로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화재로 사라졌다가, 새로 지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수종사라는 이름이 붙여진 유래도 특별하지만, 이 곳을 더 특별하게 하는 것은 운길산 아래로 펼치지는 두물머리(양수리)의 풍경입니다. 고즈넉한 사찰에서 바라보는 높고 낮은 산줄기와 시원한 강물의 멋진 어울림은 왜 이곳이 문화재청 지정 대한민국 명승지인지 금방 알 수 있게 합니다.

 

수종사에 가려면 차량을 이용해 절 입구까지 올라가는 방법과 산 아래에 주차를 하고 등산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수종사 주차장이 좁고, 30분 정도면 오를 수 있어 걷기에 불편하지 않다면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걸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차를 타고 갔다면 보지 못했을 아름다운 풍경이 산책길 내내 펼쳐져 힘든 줄 모르게 올라갈 수 있어요.

 

절이 가까워지면 사찰의 첫 번째 문인 일주문이 보입니다. 일주문 부근에 주자창이 있어서 걷기 힘든 분은 이곳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일주문을 통과해 오르막길을 조금 더 걷다 보면 계단이 나옵니다. 이 계단의 끝에 수종사가 있습니다.

 

운길상 정상에 바로 본 한강입니다. 걸어온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멋진 풍경을 품고 있습니다. 높은 산 아래로 펼쳐지는 파노라마 뷰는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상쾌합니다. 왜 이곳이 뷰 맛집, 최고의 일출장소로 손꼽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500살 은행나무와 맑은 차 한잔의 여유

이제 경내를 천천히 둘러볼까요? 수종사 경내에서 두물머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5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눈에 띕니다. 한눈에 봐도 엄청난 크기에 예사롭지 않은 자태입니다.

 

이 은행나무의 나이는 정확히 562살(2020년 기준)로 1458년(세조 4년)에 이 절을 고치면서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었다는 수종사 사적기에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1월에 즈음에는 노랗게 색이 들어 주변 경관과 함께 빼어난 모습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은행나무 옆에는 수종사의 역사를 기록한 ‘수종사 사적기’라는 비석과 함께 범종각도 있습니다. 범종각은 매일 오전 4시 30분과 오후 6시에 타종을 하는데 수종사라는 이름의 유래처럼 맑은 음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사찰에 오면 자연과 어울리는 맑은 차 한 잔이 생각나곤 하는데요. 수종사에는 삼정헌이라는 다실에서 차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가 차를 마시던 곳으로 유명한 장소로 삼정헌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 또한 일품입니다.
차 값은 정해져 있지 않고, 원하는 만큼 시주를 하면 됩니다. 삼정헌 안에서는 전자기기 사용을 할 수 없으며 사진 촬영도 금지이니 참고하세요. 기도하는 예불 시간(오전 10:30~11:30)에는 운영하지 않습니다.

 

수종사에는 세 개의 석탑이 나란히 줄지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 중 2개가 보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가운데 있는 탑은 3층 석탑을 중심으로 왼쪽에 있는 탑이 보물 제2013호인 태종 이방원의 딸 정혜 옹주를 위한 사리탑입니다. 3층 석탑 오른쪽에 있는 탑은 보물 제1808호인 팔각오층석탑입니다. 1957년 팔각오층석탑을 해체, 수리할 때 19구의 불상이 발견됐고, 1970년 이전할 때는 12구의 불상이 되어 현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소장 중입니다.

 

조계종 봉선사의 말사(부속 절)인 수종사는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보물, 오래된 은행나무와 함께 향긋한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진 멋진 절입니다. 무엇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멋진 전망을 직접 즐길 수 있는 명승지라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수종사 인근에는 양평 두물머리, 세미원 등이 있어 당일 나들이 코스로 나서기도 좋은 곳입니다. 깊어지는 가을, 수종사에서 차 한잔과 함께 자연이 주는 멋진 경치를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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