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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크레더블(2004) - 슈퍼히어로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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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3. 17:20

ㅣ인크레더블ㅣ 

 

 

안녕하세요, 사내필진 시네게이즈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3D 애니메이션의 명가, 픽사(Pixar)가 지난 2004년 선보인 <인크레더블 The Incredibles>입니다.

만약 수퍼히어로가 갑자기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면 어떤 일을 겪게 될까? 라는 발상에서 출발하는 <인크레더블>은 픽사의 애니메이션들이 대개 그렇듯,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면서도 녹녹하지 않은 생각 거리까지 담고 있는 작품이에요
 

 

 <인크레더블> – 수퍼히어로 영화의 변신

 

거의 10년 전 개봉했지만 많은 팬들이 꾸준히 속편 제작을 요청하고 있을 정도로 지금 보기에도 재미있습니다. 본격적인 소개에 앞서 ‘수퍼히어로 영화’라는 장르에 대해 잠시 살펴볼까요?   

 

<The Incredibles>(2004) 중에서 (출처: imdb.com)

 

‘수퍼히어로 영화(Super Hero Movie)’는 사실상 미국의 전유물입니다. 엄청난 자국시장을 기반으로 거의 모든 장르의 영화들을 용감하게 리메이크(?)하는 인도와 히트한 원작 만화가 간혹 영화화되는 일본 정도를 빼면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수퍼히어로 영화가 제작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봐야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 명의 수퍼히어로가 막강한 악당(Villan)의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하는 전형적 설정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Super Power) 미국에서만 통용될 수 있는 판타지(fantasy)일 테니까요. 그래서 한때 수퍼히어로물은 그 지나친 오락성과 미국의 정치∙군사∙문화적 패권주의에 대한 상징성 때문에 ‘나쁜 영화’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인공 수퍼히어로가 겪는 인간적 고뇌와 내면의 갈등을 부각시킴으로써 어느 장르보다 자기성찰적인 면모를 보여 주고 있어요. 배트맨 시리즈, 아이언맨 시리즈, 스파이더맨 시리즈, 엑스맨 시리즈, 헐크 시리즈, 어벤저스 시리즈 등 2000년대 들어 개봉한 수퍼히어로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리라 믿습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배트맨, 아이언맨, 어벤져스, 헐크, 엑스멘, 스파이더맨

(포스터 이미지 출처: imdb.com)

 

수퍼히어로 영화를 얘기하는 데 있어서 미국 만화산업과의 태생적 연관성을 빠뜨릴 수 없죠. 1930~40년대에 걸쳐 DC 코믹스가 탄생시킨 고전적 수퍼히어로(수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들이 2차 세계대전 후 원자력 시대의 도래와 함께 쇠퇴하고, 1960년대에 들어서면 스탠 리(Stan Lee)를 앞세운 Marvel 코믹스에 의해 새로운 수퍼히어로(엑스맨, 스파이더맨, 헐크 등)들이 부상합니다. 이후1980년대에 들어서면 프랭크 밀러(Frank Miller) 등의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기존 수퍼히어로물에 대한 다양한 변주(혹은 파괴)가 시작돼요.

이런 흐름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 앨런 무어(Alan Moore)의 <왓치멘 Watchmen>(1986~87)인데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수퍼히어로들은 하나같이 음울하고 자학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캐릭터들입니다. 세계관도 무척 어둡죠. 실제로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중도 사퇴한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이 베트남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4선에 성공하고,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미·소 간 핵전쟁이 임박해 있는 1980년대 중반을 가상으로 그리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초인적 능력을 지닌 수퍼히어로들은 인류를, 그리고 그들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묻는 이야기입니다. 이후 수퍼히어로들의 반 영웅적(Anti-Heroic) 측면을 조명하는 작품들이 줄을 잇고 있고, 이런 경향이 영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좌) 영화 <왓치맨>(2009) (출처: imdb.com) / (우) 원작 코믹스 표지 (출처: comicvine.com)
 

이제 선천적 능력(수퍼맨, 토르)을 타고났든, 우연한 사고(스파이더맨, 헐크)나 막대한 부(배트맨, 아이언맨) 또는 인간개조 프로젝트(캡틴아메리카)나 돌연변이(엑스맨) 등을 통해 후천적으로 능력을 획득했든, 수퍼히어로들은 과거와 달리 단순한 선악의 흑백구도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실제 체험과 보편적 정의 간의 괴리, 이중적인 자아정체성에 대한 실존적 고민, 부득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적 당위 등이 그들을 움직이는 주요 모티브가 되죠. 덕분에 빌란, 즉 악당이 새롭게 조명을 받는 경우마저 생깁니다.

컴퓨터 그래픽의 발전으로 표현의 한계가 사라진 것과 함께 이런 주인공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복잡한 세계관을 새로운 전략으로 삼은 할리우드는 앞으로도 수퍼히어로물의 제작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마블 진영의 어벤저스(Avengers)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질 계획으로 있고, DC 진영에서도 <맨 오브 스틸>을 필두로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를 영화로 제작할 계획이라는군요. 안티 수퍼히어로 영화의 코믹 애니메이션 버전인 <인크레더블>은 요즘의 이런 흐름을 상당 부분 앞서 갔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인크레더블> - 픽사의 삼인방

 

<인크레더블>을 제작한 픽사는 원래 스타워즈(Star Wars)의 감독 조지 루카스(George Lucas)가 컴퓨터 그래픽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였어요. 공학도인 에드 캣멀(Edwin Catmull)이 주축이었고 여기에 디즈니 애니메이터 출신의 존 라세터(John Lasseter)가 합류한 후 1986년에는 당시 자신이 세운 애플에서 쫓겨나 넥스트(NEXT) 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회사를 인수합니다. 1991년부터는 하드웨어 부문을 정리하고 애니메이션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죠.

잡스와 라세터, 캣멀 삼인방은 합심해서 1995년에 첫 번째 장편 <토이 스토리 Toy Story>를 내놓고 공전의 흥행기록을 세워나가기 시작해요. 이후 <벅스 라이프 A Bug’s Life>(1998), <토이 스토리 2 Toy Story 2>(1999), <몬스터 주식회사 Monsters, Inc.>(2001), <니모를 찾아서 Finding Nemo>(2003) 를 연이어 히트시키고, 2004년에 여섯 번째로 내놓은 작품이 바로 <인크레더블>입니다.

 

픽사의 중흥을 이끈 삼인방, 왼쪽부터 에드 캣멀, 스티브 잡스, 존 라세터 (출처: pixar.com)

 

그리고 감독 브래드 버드(Brad Bird)도 애니메이션계에서는 정평이 난 천재에요. 13살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TV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 The Simpsons> 등의 제작에 참여한 후 <아이언 자이언트 The Iron Giant>(1999) 로 장편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데뷔해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 장편이 오늘 소개해 드리는 <인크레더블>이고, 2007년엔 역시 픽사의 장편 <라따뚜이 Ratatouille>를 감독했죠. 연출력을 인정 받아 실사영화인 <미션 임파서블 4: 고스트 프로토콜 Mission: Impossible - Ghost Protocol>(2011)을 감독했고, 현재는 2015년 개봉 예정인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 주연의 <투모로우랜드 Tomorrowland>를 준비 중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차례 내방한 지한파로 알려져있어요. <인크레더블>의 등장인물 중 그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상 캐릭터로 등장했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이 괴짜 의상 디자이너 에드나(Edna)인데요, 감독 브래드 버드가 이 캐릭터의 목소리 연기를 직접 맡은 것도 재미있죠.

 

 <인크레더블> - 수퍼히어로, 은퇴하다

 

대도시 메트로빌(Metroville)에서는 다양한 능력을 지닌 수퍼히어로들이 악과 범죄에 맞서 선량한 시민들을 구하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개중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수퍼히어로는 남다른 정의감과 엄청난 괴력을 지닌 미스터 인크레더블(Mr. Incredible)이죠. 온갖 범죄 소탕은 물론 나무에 올라간 고양이 찾아주기까지 시민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치 않던 그는, 어느 날 투신자살을 시도하던 한 시민의 생명을 구하지만 목숨을 버릴 권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게 돼요. 이를 계기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고, 각종 손해배상 요구에 시달리던 정부는 급기야 수퍼히어로들의 신분세탁 프로그램을 실행하기에 이릅니다. 처벌 대신 수퍼히어로 노릇을 그만두라는 거였죠. 이제 수퍼히어로들은 신분을 숨긴 채 일반 시민들 속에 섞여 평범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15년 후,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로버트 파(Robert Parr)라는 이름으로 한 보험회사의 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건장한 체격은 그대로지만 살이 많이 붙었고, 머리숱마저 줄어 과거의 날렵한 면모는 오간 데 없어요. 그래도 보험금 지급을 하소연하는 할머니에게 온정을 베풀 정도의 의협심은 아직 지니고 있죠. 사실 그는 자유자재로 신체를 변형시킬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로 유명했던 엘라스티걸(Elastigirl), 헬렌(Hellen)과 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엔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큰 딸 바이올렛(Violet)과 말썽꾸러기 아들 대쉬(Dash), 그리고 아직 돌도 되지 않은 막내 잭(Jack)이 있구요. 부모와 마찬가지로 바이올렛은 펄스 필드(Pulse Field)를 펼치고 투명인간으로 변신하는 능력, 대쉬는 초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죠. 사실 막내 잭도 무시무시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그건 영화의 말미에 가서야 밝혀집니다. 그래서 영화의 제목이 The Incredibles, 즉 ‘인크레더블 가족’인 거지요.

이렇게 각자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가족이지만 혹여나 남들이 알까 쉬쉬하며 지내다 보니 모두가 일종의 욕구불만에 시달립니다. 자녀들은 서로 투닥거리고, 가족 부양을 위해 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가며 무료함에 시달리던 로버트는 중년 남성의 위기와 맞닥뜨리죠. 아이들 돌보랴 집안일 하랴 몸이 열이라도 부족한 헬렌 역시 철부지 같은 남편을 곱게 보아 넘길 리 없습니다.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하루하루의 연속이죠.

 

<The Incredibles>(2004) 중에서 (출처: imdb.com)

 

그러던 어느 날, 보험금 지급률이 높다며 평소 구박을 일삼던 상사의 모욕을 참지 못한 로버트가 사고를 치고, 가족은 또다시 신분을 위장한 채 이주해야 할 위기에 처합니다. 바로 이때 묘령의 여인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게 되는 로버트. 정부 최고기밀기관에서 개발하던 전투용 로봇이 탈주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능력을 활용해 이 로봇을 포획하는 일을 도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편의를 제공하고 더불어 현재 연봉의 세 배를 지급하겠다는 약속까지 받은 로버트는 야릇한 흥분에 사로잡히죠.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과거 수퍼히어로의 자부심과 삶의 보람까지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까요. 아내 헬렌에게는 출장을 가는 것으로 속인 채 프로젝트에 참여한 로버트는 외딴 섬에 잠입해 격투 끝에 문제의 로봇을 제압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제껏 억눌려 온 자아를 한꺼번에 되찾은 듯 성취감이 몰려오죠. 자연스레 가정의 화목도 되찾게 됩니다. 그러나 그가 받은 제안에는 엄청난 음모가 숨겨져 있었고, 함정에 빠져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가장을 구하기 위해 이제 나머지 가족들이 한 데 힘을 모읍니다.

 

 <인크레더블> - 가족생활 보장의 중요성

 

<인크레더블>은 꽉 짜인 사회 시스템 속에 스스로를 내맡긴 채 언제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을 은유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왕년에 잘 나가 보지 않은 사람 있느냐란 말이 있죠? 한때 잘 나갔을 수많은 아빠, 엄마들이 가정을 이룬 후 가족을 부양하고 건사하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묘사도 실감나게 그려지고 있고요. 요즘은 부모들이야말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타이트한 복장과 망토 차림으로 하늘을 나는 수퍼히어로 보다 더 초인적인 능력을 보여야 하는 시대 아니겠습니까? 이런 시류에 따라 기러기 아빠니, 타이거 맘, 하키 맘, 헬리 맘 등의 신조어들마저 등장하고 있구요.

그러나 아무리 범상치 않은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수퍼 부모라 하더라도 예기치 못한 사고나 질병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험이 가진 순기능 중 하나인 가족생활보장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가정의 주 수입원인 가장에게 불행한 일이 닥쳤을 때 나머지 가족들의 생계나 일정 수준의 생활 수준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위험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가장을 잃은 슬픔에 경제적 궁핍까지 겹친다면 남은 가족들에겐 그야말로 악몽이 따로 없을 테니까요. 이런 점을 헤아려 저희 교보생명은 ‘모든 사람이 미래의 역경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도와 드리는 것’을 핵심 사명으로 삼고, 가족생활 보장 등을 통해 고객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재정적 보장과 심리적 안정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오늘 소개해 드린 <인크레더블>과 관련해 떠오르는 사례로는 지난 8~9월에 진행했던 “일만 하는 1만 아빠 氣 살리기”를 들 수 있겠네요.

 

 

교보생명 "일만 하는 1만 아빠 氣 살리기" 이벤트 이미지 (출처: 교보생명 공식페이스북)

 

이상으로 기발한 상상력과 흥미진진한 전개에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교훈까지 겸비한 가족용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에 대한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다음에는 할리우드 고전 영화기의 명배우 버스터 키튼(Buster Keaton)과 일본 영화의 새로운 중흥기를 이끌고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2005) 를 소개해 드릴 예정이에요. 쌀쌀한 날씨에 모쪼록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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