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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테라피의 광화문 길꽃 이야기 열, 겨울눈에 어른거리는 봄꽃을 상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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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20. 10:00

나무들도 제각기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른데, 아무래도 겨울이다 보니 꽃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꽃만큼 예쁘다고 하는 나뭇잎만 보아도 싱그러운 자연의 향기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어요. 오늘은 겨울에도 초록빛을 잃지 않는 교보생명빌딩 실내정원 그린하우스에서 볼 수 있는 나무 네 가지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교보생명빌딩 실내정원 ‘그린하우스’

‘겨울눈에 어른거리는 봄꽃을 상상하며’라는 제목에서 ‘겨울눈’을 하늘에서 하얗게 내리는 눈 생각하신 분들이 많으시죠? 여기서 겨울눈은 영어로 ‘winter bud’로 나무가 겨울나기를 하면서 꽃과 잎을 그 속에 담아 놓은 ‘잎눈’, ‘꽃눈’을 뜻합니다. 겉모습만으로는 나중에 꽃으로 될지 잎으로 될지 초보자가 알기는 쉽지 않아요. 겨울눈을 보면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어요. 어떻게 그렇게 작은 것 안에 커다랗게 피어날 꽃과 잎을 접고 접어 숨겨 놓을 수가 있을까요?

광화문의 겨울은 삭막하고 푸르름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오늘은 시선을 실내로 한 번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종로1가가 시작되는 첫 번째 건물이 교보생명빌딩이에요. 번지로 표현하면 종로1가 1번지입니다. 1980년에 만들어진 건물이니 벌써 37년이나 됐어요. 지난 2011년에 3년에 걸친 리모델링을 통해 비즈니스 빌딩으로 새롭게 단장을 했는데요. 광화문 길꽃 이야기에서 왜 빌딩 이야기를 하느냐고요? 그건 다름 아닌 교보생명빌딩이 아주 멋진 실내정원을 가지고 있어서입니다. 교보생명빌딩 실내정원은 그린하우스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300여 평 규모에 동백나무, 애기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50여 종이 넘는 활엽상록수들이 빽빽하게 심겨져 있어요. 더불어 재배식물(원예종) 꽃들도 수시로 심어져 마치 작은 식물원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답니다. 광화문광장에 오시면 교보생명빌딩 1층에 꼭 한 번 방문해 보세요. 지하 교보문고를 들러 책을 사고 나서도 1층으로 올라오시면 된답니다. 


첫 번째 소개할 나무는 ‘후피향나무’입니다

후피향나무는 차나무과에 속하며, 산기슭에서 자라는 상록의 큰키나무입니다. 크게 자라면 15m 정도까지 자라요.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와 제주도 등지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중국, 인도, 네팔, 대만, 스리랑카 등지에도 분포합니다. 후피향나무라는 이름은 이 나무의 중국 이름인 ‘후피향(厚皮香, houpixiang)’에서 가져왔어요. 나무껍질이 두껍고 향기가 난다는 뜻이에요.


잎이 짙은 녹색으로 광채를 가지고 있어 정원수로서 아주 적합해요. 뒷면은 연한 녹색을 띱니다. 잎자루는 흔히 붉은빛이 도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후피향나무 꽃은 6~7월에 황백색으로 피는데, 잎겨드랑이에서 나와 아래를 향합니다.

후피향나무를 학명으로 표현하면 테른스트로이미아 김난테라(Ternstroemia gymnanthera)를 써요. 속명인 테른스트로이미아(Ternstroemia)는 18세기 스웨덴의 자연 과학자 크리스토퍼 테른스트로임 (C. Ternstroem)의 이름에서 유래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후피향나무속’이라고 불러요. 종소명인 김난테라(gymnanthera)의 의미는 ‘수술의 꽃밥이 드러나는’이라는 뜻으로 그리스어 ‘gymnos’에서 유래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나중 기회가 닿으면 후피향나무 수꽃을 살펴보세요. 종소명 꽃이름을 이렇게 정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거예요.

 

 

두 번째 소개할 나무는 ‘금식나무’입니다

금식나무는 ‘금 + 식나무’로 식나무가 기본종이에요. 식나무 중에서 잎에 무늬가 금색(노랑)으로 들어가 있어서 금식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어요. 아마 직접 보시면 낯이 많이 익은 나무일 거예요. 왜냐하면 잎의 무늬를 즐기기 위해 금식나무를 집에서 관상용으로 키우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금식나무는 바닷가의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나무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인도 등지에도 분포해요. 높이는 다 자라면 3m 정도까지 자란답니다. 금식나무의 꽃은 암수딴그루예요. 즉, 암꽃이 피는 나무와 수꽃이 피는 나무가 따로 있으며, 꽃 모양도 다릅니다. 금식나무의 꽃은 봄이 되면 피는데요. 3~4월에 자줏빛을 띤 갈색으로 특이한 모습을 가집니다. 금식나무를 겨울에 보면 빨간색 열매를 달고 있는 걸 볼 수 있답니다. 


금식나무의 기본종인 식나무의 학명을 아우쿠바 야포니카(Aucuba japonica)로 씁니다. 금식나무는 여기에 품종명을 덧붙여요. 아우쿠바 야포니카 포르마 바리에가타(Aucuba japonica f. variegata) 속명인 아우쿠바(Aucuba)는 식나무의 일본 이름인 ‘아오키(淸木, 청목)’에서 유래한 이름이에요. 종소명 야포니카(japonica)는 글자에서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일본(산)의’라는 말입니다. 품종 종소명인 바리에가타(variegata)는 ‘얼룩덜룩한(variegated)’이라는 의미로 주로 잎에 무늬가 들어가 있는 풀이나 나무에 붙이는 꽃 이름입니다.

 

 

세 번째 소개할 나무는 ‘돈나무’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돈’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나무의 이름이 정말 특이하죠. 돈나무라니 이 나무를 심어 놓으면 돈 벌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나무 이름이 만들어지게 된 유래를 들으시면 아마 웃으실 겁니다. 왜냐하면 원래 이 나무의 이름은 ‘똥나무’였거든요. 돈나무의 제주 방언이 ‘똥낭(똥나무)’이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 나무에서, 특히 뿌리 부분에서 똥냄새가 많이 난다고 해서 똥나무라고 불렸다는 얘기도 있고 나무열매가 끈적해서 똥파리가 잘 꼬인다고 그렇게 불렸다는 얘기도 있어요. 꿈에 똥을 보면 실제로는 돈이 생긴다는 속설도 있으니 이 돈나무가 돈을 많이 벌게 해준다는 말이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유래를 가진 ‘똥나무’가 ‘돈나무’라는 좋은 이름으로 바뀌었답니다. 돈나무도 바닷가에 사는 나무 중에 하나예요. 남부지방의 해변 산기슭에서 발견할 수 있어요. 그래서 ‘갯똥나무’라는 다른 이름도 전해집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등에 분포하고 있어요.


돈나무 잎의 표면은 짙은 녹색으로 광택이 있고, 뒷면은 엷은 백색을 띠고 있어요. 잎 뒷면이 하얗게 보이는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털이 가득해 백색으로 보인답니다. 잎이 아주 특이한데 긴 달걀을 거꾸로 세워 놓은 듯한 모양이에요. 길이는 4~10cm, 너비가 2~3cm 정도 됩니다.


돈나무의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피며 향기가 있어요. 돈나무의 학명은 피토포룸 토비라(Pittoporum tobira)를 씁니다. 속명인 피토포룸(Pittoporum)은 그리스어로 ‘수지(樹脂, resin)’라는 의미를 가진 ‘pitta’와 ‘씨(seed)’를 의미하는 ‘sporos’가 결합된 말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돈나무속’이라고 불러요. 종소명인 토비라(tobira)는 돈나무의 일본 이름인 토베라(扉)에서 유래한 꽃 이름입니다.

 

 

네 번째 소개할 나무는 ‘백량금’입니다

백량금은 자금우과인 상록 소관목입니다. 다 자라봐야 1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무예요. 섬의 골짜기나 숲속 그늘에서 주로 자라요.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남해안의 섬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에 분포합니다. 

백량금(百兩金)의 중국이름은 ‘朱砂根(주사근, zhushagen)’이에요. 나무 이름의 유래는 중국에 백량금이란 이름을 가진 외양이 비슷하게 생긴 나무 이름을 실수로 가져왔다는 설과, 일본에서 부르는 나무 이름이 만료오(万兩, 만량)인데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백량금으로 이름 지어졌다는 설이 있습니다.


백량금 꽃은 6~8월에 피는데, 흰 바탕에 검은 점이 있어서 아주 특이하게 생겼답니다. 둥근 열매는 빨갛게 익는데 다음 해 새로운 꽃이 필 때까지 달려서 관상용 나무로 많이 찾아요. 백량금의 학명은 아르디시아 크레나타(Ardisia crenata)를 씁니다. 속명 아르디시아(Ardisia)는 그리스어로 ‘(화살, 창)의 끝’을 의미하는 ‘ardis’에서 온 것으로 백량금의 꽃밥이 꽃 화살이나 창끝 모양을 하고 있어요.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자금우속’이라고 부릅니다. 백량금에 꽃이 피었을 때 꼭 한 번 관찰해 보세요. 우리나라에서는 속명을 ‘자금우속’이라고 부릅니다. 종소명 크레나타(crenata)는 잎 가장자리에 둥근 톱니 모양이라는 의미로 백량금 잎 모양을 보면 왜 이런 꽃이름을 붙였는지 이해가 된답니다. 


교보생명빌딩 실내정원 그린하우스에 오시면 아주 특별한 아이도 만나볼 수 있어요. 다름 아닌 쭉쭉 뻗은 담양산 대나무입니다. 예전에는 정원수로 대나무를 키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옮겨 심으면 죽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요즘은 대나무 식재기술이 발달하여 잘 뿌리내린답니다. 봄이 되면 뿌리에서 새로운 죽순도 올리고요. 이 대나무가 교보생명 그린하우스에 심겨 있어요. 대나무의 꽃말이 ‘지조, 인내’라 합니다. 딱 대나무 이미지와 어울리지요. 겨울을 푸른 채로 견뎌낼 수 있는 아주 강한 아이거든요.

 

아직은 날이 차고 도심에서 꽃 볼 일이 많지 않습니다. 남쪽에는 복수초(福壽草)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매실나무 꽃인 매화가 피었다는 얘기도 들리는데요. 봄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지요. 광화문광장을 들리시면 교보생명빌딩 실내정원 그린하우스를 방문해 보세요. 간절하게 봄의 따뜻함을 기다리며 지금까지 가꿈사 사내필진 9기 송우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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