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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사람을 읽는 또 다른 눈, 전신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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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8. 21. 14:18





사람은 누구나 시대와 문화는 달라도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나 행복한 현실을 남기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답니다. 비록 평범한 외모를 가졌다고 해도 자신의 모습을 남기는 그 순간이 자신에게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자 행복한 순간이기 때문이에요.


이렇듯 영원히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은 초상화나 사진의 발전을 가져왔답니다. 물론 초상화나 사진은 인물들의 아름다움만 기록하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은밀하게 그들이 살아왔던 시대와 그들의 숨겨진 욕망까지 숨김없이 기록하고 있어요. 특히 초상화는 사진과 달리 화가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인물이 그려지기 때문에 인물의 됨됨이를 더욱더 잘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랍니다.




여인과 제국의 욕망, "검정의 조화-레이드 뮤즈의 초상"



   


젊은 날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여인의 욕망을 그린 작품이 제임스 휘슬러의 <검정의 조화-레이드 뮤즈의 초상>이랍니다. 이 작품은 레이드 뮤즈의 욕망뿐만 아니라 19세기 영국의 식민정책을 볼 수 있게 해준답니다. 

레이드 뮤즈는 천민 출신으로 런던 사교 클럽 호스티스로 일하다가 당시 런던에서 가장 큰 양조장을 경영하고 있던 남작 헨리 브루스와 결혼함으로써 런던 상류 사교계로 진출해요. 그녀는 천민 출신이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남편의 경제력을 이용해 예술품과 보석을 사들였고, 자신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이 초상화를 의뢰했답니다.

어두운 공간에 레이드 뮤즈가 검정색 이브닝드레스에 흰색 모피코트를 두르고 서 있어요. 어깨 위에 얹힌 흰색의 모피 가운은 초상화를 위해 그녀가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검정색 이브닝드레스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죠.

29세의 레이드 뮤즈가 머리에 장식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티아라’는 19세기 영국 식민지 정책을 드러내는 액세서리랍니다. 빅토리아 여왕 후기부터 공식 모임과 무도회에서 다이아몬드 장식품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다이아몬드 광산 때문이에요. 가격도 요즘같이 비싸지 않아 신흥부자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높이는 수단으로 앞다투어 다이아몬드를 구입했답니다. 레이드 뮤즈가 찬 다이아몬드 액세서리 역시 신분 상승의 욕망을 상징하고 있어요.




사회적 성공과 인물의 성격 "부카르 박사의 초상"



    


아름다움을 남기고 싶어하는 여인과 달리 남자는 자신의 사회적 성공을 드러내고 싶어 해요. 대부분 남자들은 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한답니다. 사회적 성공을 보여주고 있는 남자를 그린 대표적인 초상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렘피카의 <부카르 박사의 초상>이에요.


깃을 세운 흰색의 옷을 입은 부카르 박사가 시험관을 들고 서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어요. 트렌치코트 형태의 흰색의 옷은 의사 가운을 의미하는데, 이는 의사이자 학자인 본인의 직업을 보여주기 위해서랍니다. 깃을 세운 것은 풀을 먹여 금방 다리미질한 옷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푸른색의 셔츠, 그리고 청색의 넥타이는 박사가 멋쟁이라는 것을 의미해요. 또한, 뒤로 가지런히 넘겨진 머리와 다듬어진 콧수염은 박사가 외모를 중시하고 있음을 암시하죠.

손에 들고 있는 시험관의 노란 액체는 부카르 박사가 만들어낸 신약 ‘락테올’이에요. 부카르 박사는 오늘날까지 쓰이고 있는 설사 치료제 ‘락테올’을 개발해 상당한 재산을 축적했답니다. 왼손으로 잡고 있는 현미경은 박사가 신약 연구와 개발에 매진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소품이랍니다.

타마라 드 렘피카(1898~1980)는 이 작품에서 기하학적인 배경과 모노톤의 색채로 부카르 박사의 강한 개성과 냉정한 성격을 돋보이게 만들었어요.





사회적 통념이 만든 독 "마담 X"



   


사람들은 남에게 자신의 행복을 보여주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껴요. 하지만 타인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자신의 행복한 모습이 때로는 독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바로 사회적 통념과 맞지 않을 때랍니다.

사회적 통념 때문에 커다란 스캔들이 일어난 여인을 그린 작품이 존 싱어 사전트의 <마담 X>랍니다. <마담 X>는 미국 출신 ‘버지니아 아베뇨’로, 은행가였던 프랑스인 피에르 고토르와 결혼해 파리로 이주하면서 19세기 말 파리 사교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중 한 사람으로 손꼽혔답니다.

초상화 속 마담 X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탁자에 기댄 채 서 있어요. 잔뜩 긴장하고 있는 그녀의 뒷목과 팔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여인의 내면을 나타낸답니다. 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초승달 모양의 머리핀은 아베뇨 자신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녀는 항상 머리에 다이아몬드 머리핀을 꼽고 다녔다고 해요.

작가인 존 싱어 사전트(1856~1925)는 이 작품이 1884년 살롱전에 전시되었을 때 모델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비평가와 대중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어요. 처음 공개된 그림 속 여인의 드레스 한쪽 어깨끈이 아래로 내려가 어깨가 다 드러난 상태였기 때문이었어요. 이는 당시 상류층 여인으로서는 과도한 노출이었답니. 결국 그림의 어깨끈은 나중에 수정되었지만, 엄청난 스캔들에 휘말린 사전트는 결국 영국 런던으로 이주하게 되었고, 아베뇨 역시 파리 사교계에 나타나지 못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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