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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육아일기 제4화 : 솜털보다 가벼운 그녀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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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3. 00:00

 

 

 

  


 

 
의료진으로부터 지금 아이가 태어나면 숨쉬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어요. 엄마로서 선택권이 없었어요. 조기 진통을 억제하는 약이 산모에게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리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지만, 어느 엄마가 그런 상황에서 부작용을 염두에 두겠어요. 의료진은 몇 주씩 이나 주사를 맞으며 입원하고 있는 산모도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러나 저는 운이 없었어요. 주사를 맞은 직후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답니다.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들어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그동안 회사와 집 안 일들로 내 몸과 태아를 좀 더 살뜰히 챙기지 못한 죄책감이 들어 참았어요. 임신 후 7개월이란 시간이 있었지만, 위급한 순간이 와서야 처음으로 오로지 뱃속의 아이만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이가 얼마나 엄마 뱃속이 답답했으면 이렇게 일찍 세상에 나오려고 했을까요. ‘아가야 미련한 엄마를 용서해주겠니? 엄마의 이기심이 너무 커서 기쁘게 찾아온 너를 제대로 맞이할 준비가 미처 안 되어 있었던 것 같아.’

 

 

폐 성숙 주사 약효는 최소 48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혼자 부작용과 씨름했어요. 부작용이 찾아온 이틀째 밤, 각혈을 하며 의식이 희미해지기 시작했어요. 폐부종이 생겼어요.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는데,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한 순간이라는 것이 느껴졌어요. 무척이나 두려웠어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그 순간 친정엄마가 저의 손을 잡아줬어요. 저를 낳아주신 엄마가 지금 어떤 마음일지 너무 잘 알기에, 고개를 끄덕임으로 걱정하지 마시라는 마음을 전했어요.

 

산모가 호흡을 하지 못하고 의식을 잃어가니 의료진들도 당황했을 거예요. 특히 산부인과 의사인 남편은 심란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고 하네요. 나중에 들으니, 마취과 교수님께서 수술 후 산모가 깨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걱정하셨다고 해요. 얼마 되지 않아 제왕 절개로 1.7kg의 작은 아기가 태어났어요. 저의 의식이 조금씩 돌아올 때, 신랑이 저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아기는 괜찮아.’라고 말해주었답니다.

 

 

출산 이후, 저는 위급했던 상황을 겪었던 산모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어요. 그리고 저의 첫아이 주아 역시 지금은 아주 건강하답니다.

 


나에게는 솜털보다 가벼운 그녀이지만, 아이가 찾아온 우리 집은 너무 행복해요.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꿈꾼답니다. 고마워 내 딸 오주아. 엄마가 너를 통해 너무 많은 것을 얻었구나. 사랑한다^^

 


[분만 상식 Tip]

 


분만 시작을 알리는 징후


1. 규칙적으로 진통이 찾아와요. 처음 20~30분 간격으로 진통이 오며, 10~20초간 지속 돼요. 초산일 경우 5~10분, 경산일 경우 15~20분 간격으로 진통이 오면 병원에 가야 해요.


2. 이슬이 보여요. 끈적끈적한 점액 성분에 피가 섞인 분비물은 분만이 임박했음을 알려주는 신호예요. 초산일 경우 이슬이 보인 뒤 곧 진통이 시작되기도 하고 몇 시간 혹은 며칠이 지나서 진통이 시작되기도 하니 의사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아요.

3. 양막이 파수돼요. 양막 파수는 태아와 양수를 싸고 있던 양막이 찢어지면서 양수가 흘러나오는 것으로 대부분 진통이 시작되고 자궁구가 열린 다음 파수가 돼요. 출산 예정일 전에 특별한 증상 없이 갑자기 양수가 파수 되기도 한답니다. 일단 파수가 되면 출산이 임박한 것이니 바로 병원에 가도록 해요.

 

조산 징후

 

37주 이전의 분만은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위험해요. 특히 아기는 신체의 기능이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에 대부분 신생아 집중케어실에서 키워지고 아이의 상태에 따라서 전문적인 치료를 요하게 돼요. 따라서 조산의 징후가 보일 때는 바로 병원을 찾아가야 해요. 조산의 징후는 복통, 하부 요통, 혈액과 같은 분비물이나 기타 분비물이 증가하는 경우, 자궁구가 벌어지는 느낌, 출혈이 있는 경우 등이에요. 

 

다음 호에 5화 '임신한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 편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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