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27. 14:58
크론병은 평생 장에 염증이 심해 심하면 장을 잘라 내야 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랍니다. 얼마 전에는 가수 윤종신 씨가 방송에서 크론병을 앓고 있다고 밝혀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는데요, 크론병은 보통 15~35세의 젊은 나이에 발병하며, 낫지 않고 평생 지속되는 경우도 늘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되고 있답니다. 이러한 크론병 증세, 그리고 크론병의 원인과 개선 방법을 함께 짚어보도록 해요.
크론병은 특별한 이유 없이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군데군데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에요. 1932년 미국 의사인 버릴 크론이 처음으로 발견한 이후 그의 이름을 따서 ‘크론병’이라고 불리게 되었답니다. 크론병에 걸리면 장의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 등 장벽 전체에 염증이 생긴답니다. 이때 궤양이 깊으면 장에 구멍이 나기도 해요. 소장에만 염증이 생기는 경우는 전체 크론병 환자의 약 30%를 차지하고, 대장에만 생기는 환자는 30%, 나머지 환자는 대장과 소장에 모두 염증이 발생해요. 그 중에서도 특히 소장 끝과 대장이 만나는 부위에 염증이 흔하게 생긴답니다.
크론병은 과거에는 희귀한 병이었어요. 하지만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환경 오염이 심해지면서 점점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크론병 환자 수는 2009년 1만 2,473명에서 2013년 1만 6,138명으로 5년새 29.4%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크론병은 서양 사람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답니다. 북미에는 60만 명, 유럽에는 50만 명의 환자가 있다고 추정돼요.
크론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유전적 환경적인 요인으로 장내 환경이 악화되고,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크론병이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답니다. 원래 장내 세균은 영양소의 소화와 흡수를 돕고 병원균이 장에 정착하는 것을 방해하며, 감염을 예방하고, 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줘요. 그러나 장내 나쁜 균이 많아지면 장점막의 균형이 깨진답니다. 그리하여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장점막을 공격하면서 장에 염증이 생기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답니다. 장내 환경이 건강하면 다양한 장내 세균이 균형을 이루어 정상적인 장 기능을 돕는답니다. 이와 달리 장내 환경이 악화되어 균형이 깨지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유도해 염증을 만드는 세균들이 번식하게 돼요. 실제 크론병 환자는 장내 세균 무리의 조성이 건강한 사람과 다르고, 장점막에 붙어 있는 나쁜 균의 수도 많다고 해요.
또 크론병은 위생 상태가 안 좋은 나라보다는 좋은 나라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보아 ‘위생 가설(유해 물질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 우리 몸의 면역계가 작은 자극에도 과민하게 반응)’로 설명하는 전문가들이 많답니다. 한국에서도 과거 기생충 감염이 많았을 때는 크론병이 별로 없었지만 기생충 감염률이 떨어지면서 병이 늘고 있다고 해요.
크론병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아래의 증상 중 한 가지 이상 속한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답니다.
1. 혈변 변에서 피가 섞여 나온다.
2. 복통 특별한 이유 없이 자다 깰 정도로 배가 아프다.
3. 체중 감소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체중이 10% 이상 또는 5kg 이상 줄었다.
4. 설사 꽤 오래 전에 시작한 설사가 낫지 않는다.
5. 고열 체온이 37.5℃ 이상 올라가고 열이 심하게 난다.
6. 가족력 가족 중에 크론병을 앓는 이가 있다.
크론병의 대표 증상은 복통과 설사랍니다. 국내 연구에서도 크론병 환자의 주요 증상은 복통(92.5~94.7%), 설사(73.2~77.9%), 체중 감소(78.8~84%)로 나타났어요. 크론병은 환자에 따라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급속히 진행하기도 해요. 증상이 느리게 진행될 경우에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나서야 알게 될 수 있어요. 보통 설사는 수개월 이상 지속되고, 복통은 심해서 잘 때도 아픈 것이 특징이랍니다.
크론병이 심해 장이 좁아지는 장협착이 있는 경우는 음식을 섭취하면 복통이 심해지고 금식을 하면 좋아지는 경향을 보여요. 또한 크론병 환자에게는 치열, 치루, 항문 주위 농양 등 난치성 항문 질환이 함께 나타날 때가 많아요. 국내 보고에 따르면 크론병 환자의 48.5%에서 치루가 함께 나타났고, 15%의 환자가 크론병의 다른 증상 없이 첫 증상으로 치루를 호소했어요. 그래서 치질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구강궤양, 관절통, 피부 질환이나 포도막염 같은 안구 병변도 나타날 수 있답니다.
이러한 크론병은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양석균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의 조사 결과, 크론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발병 12개월 이후 처음 진단을 받았답니다. 복통, 설사와 함께 단기간 체중이 줄거나 항문 주변의 농양(고름)이 같이 나타나면 크론병을 의심해야 해요.
크론병은 완치가 어렵지만 병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염증을 다스리면서 장을 잘라 내지 않고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이 중요해요. 지속적인 복통과 설사 등으로 크론병이 의심되면 소화기내과에 가서 진찰을 받고 혈액 검사를 통해 빈혈, 혈소판, 백혈구 수치 등을 확인해야 해요. 그 다음에는 대장내시경과 소장내시경을 통해 장 안을 직접 들여다보고 염증여부를 확인해야 해요.
그러나 소장의 경우는 내시경의 어려움이 있어 CT와 MRI 검사도 같이하는 것이 좋아요. CT와 MRI 검사를 할 때는 코로 튜브를 넣고 공기를 이용해 소장을 부풀려 자세한 검사를 하게 된답니다.
치료를 할 때는 염증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약물을 쓰는데요, 치료의 목표는 완치보다 증상이 없는 상태를 유도하고 유지하는 것이에요. 즉 염증 반응을 가라앉히고 손상된 장점막을 회복시켜 합병증 발생을 막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랍니다. 치료제로는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항생제 등이 있는데 염증의 정도, 부위, 합병증에 따라 적절한 약을 선택해 쓴답니다. 최근에는 자가면역질환에 쓰이는 생물학적 제제를 쓰면서 치료율이 높아졌어요.
약물로 관리를 한다고 해도 크론병 환자의 70%가 결국은 수술을 한답니다. 수술은 약물에 반응하지 않거나 장에 누공, 폐쇄, 종양이 발생했을 때 한답니다. 복강 내 농양이나 복막염이 발생한 경우에도 수술을 해야 해요. 병을 조기에 발견해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관리를 철저히 하면 염증 악화를 막아 장을 잘라 내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크론병은 소화기 질환이기 때문에 식이 요법을 잘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답니다. 크론병 환자는 소장에 궤양이 생길 때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영양소 흡수가 충분히 안돼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은 소장에서 흡수되기 때문이에요. 크론병 환자는 영양실조와 체중 감량이 자주 발생하므로 영양 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평소 장에 불편한 느낌을 주었던 식품은 먹지 않고, 장에 무리가 없었던 식품을 가급적 골고루 섭취해 영양 균형을 맞추어야 한답니다.
또, 밥을 주식으로 하고, 반찬에 물엿이나 꿀 같은 칼로리가 높은 조미료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좋아요. 식사량이 적다면 영양 보충 음료나 단백질 파우더를 이용해 보충해주세요. 면역력과 근육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해요. 보통 살코기, 생선류, 두부와 콩류, 달걀 등 난류에 많답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채소는 생으로 먹기보다 소화 흡수가 잘 되도록 익혀서 먹고, 과일도 잘 익고 부드러운 것을 먹되 충분히 씹어서 먹거나 갈아서 먹는 것이 좋답니다.
또한 염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한 등 푸른 생선과 들기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아요. 카페인과 탄산음료는 피해야 해요. 증상이 심할 때는 식사량을 줄이고, 그만큼 영양 보충 음료로 보충하는 것이 좋아요. 증상에 따라 2~3일 혹은 1~2주 정도 하고 단식하는 것도 효과적이랍니다. 대부분 영양소가 분해된 상태라 소화 흡수가 쉬운 가수분해식이는 소화관에 부담을 주지 않고 그대로 흡수되므로 장관에 염증이 있는 경우에도 영양 보충을 할 수 있답니다.
크론병 환자가 지켜야 할 철칙은 바로 금연이에요. 흡연자는 크론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크론병 환자가 담배를 피우면 병이 악화되고 수술 후 재발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답니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답니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크론병 발생률이 낮다는 보고가 있고, 규칙적인 운동은 약의 부작용에 따른 문제도 줄여 준답니다. 그러나 크론병 환자가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운동량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답니다. 감기 바이러스 감염은 크론병을 악화시키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해요.
알아두면 좋은 팁! 크론병 환자의 10대 식사원칙
① 부드러운 음식으로 하루 4~6회 나누어 식사한다.
② 식사 섭취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영양 보충 음료를 마신다.
③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위해 살코기나 생선, 두부, 계란 등을 섭취한다.
④ 오메가-3 지방산 섭취를 위해 등 푸른 생선을 주 3회 이상 100g씩 섭취한다.
⑤ 채소는 질기지 않은 종류로 선택해 무르게 조리해 섭취한다.
⑥ 과일은 잘 익고 부드러운 것으로 하루 1~2회 정도 섭취한다.
⑦ 탈수와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 하루 6~8컵 정도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⑧ 올리브유, 들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적당량 사용한다.
⑨ 카페인과 탄산음료 섭취를 피한다.
⑩ 자극성이 강한 향신료나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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