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11. 11:00
가꿈사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가꿈사 6기 사내필진 그린테라피입니다. ^^ 따스한 햇살과 서늘한 바람이 함께 공존했던 봄날도 어느덧 흘러가버리고, 이제 여름이 완연해진 요즘이에요. 올해 5월은 예년에 비해 기온이 한층 높았는데요, 6월에 들어선 이후로도 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요. 덕분에 광화문 길꽃들도 봄꽃과 여름꽃이 혼재해 피고 있답니다.
광화문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향기로운 꽃 향기를 선물했던 라일락은 꽃이 지고 현재는 잎만 무성한 나무로 남았어요. 다시 꽃을 보려면 내년 봄을 기다려야겠지요. 꽃이 피고지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생명의 유한함과 무한함을 동시에 느끼게 돼요. 오늘은 끝자락에 걸쳐 있는 봄이 다 가버리기 전, 광화문에 남아있는 봄꽃 몇 송이를 더 만나보려 해요. 그럼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도록 해요!
<앵초 (출처 : 네이버 야생화도감)>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꽃은 '앵초'에요. 앵초(櫻草)는 앵초과(프리물라케아이 Primulaceae)로 분류된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생식물은 ‘앵초’라는 꽃 이름으로 부르고, 재배식물(원예종)은 영어식으로 발음하여 ‘프리뮬러’라고 많이 불러요. 꽃집에서 이렇게 부르다 보니 여러분도 앵초라는 이름보다는 프리뮬러라는 꽃 이름을 훨씬 더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시베리아 동부에는 자생식물 앵초들이 살고 있는데요, 이러한 자생 앵초를 활용해 재배식물(원예종)인 앵초 품종들을 많이 개발한 덕분에 요즘에는 형형색색의 다양한 앵초들을 볼 수 있답니다.
앵초의 속명인 프리물라(Primula, 속명은 라틴어문법에 따르게 되어 ‘프리물라’라고 읽습니다)는 ‘한 해에서 제일 먼저 피는 꽃’을 의미해요. 그래서 앵초를 봄꽃의 원조라고 부르지요. 앵초는 대부분 산이나 들의 물가나 풀밭의 습지를 좋아하는 여러해살이풀이랍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앵초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앵초, 흰앵초, 돌앵초, 큰앵초, 털큰앵초, 설앵초, 좀설앵초, 흰좀설앵초까지! 모두 여덟 종이나 있답니다.
야생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봄날 산과 들에서 앵초를 찾아보는 것도 큰 재미랍니다. 꽃 색이 너무도 곱고 귀티가 흘러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흐뭇하게 만드는 게 바로 우리네 토종 앵초가 아닐까 싶어요.
<프리물라 말라코이데스>
현재 광화문광장에서 볼 수 있는 앵초는 자생식물은 없고 모두 재배식물이랍니다.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앵초는 바로 학명 꽃 이름이 '프리물라 말라코이데스(Primula malacoides)'예요. 어떤 사람은 이 앵초를 ‘마라고’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일본어로 부르는 꽃 이름이랍니다. 아무래도 이렇게 부르는 것은 피해야겠죠?
프리물라 말라코이데스는 자주색, 분홍색, 빨강색, 흰색 등 다양한 색깔이 있어서 같이 심어놓아도 질리지 않는 꽃 색을 보여준답니다.
<프리물라 줄리안>
재배식물 앵초로 길꽃으로 자주 볼 수 있는 앵초를 하나 더 꼽아보자면, 바로 '프리물라 줄리안(Primula ‘Julian’)'이랍니다. 이 아이는 프리물라 말라코이데스처럼 키가 크게 자라지는 않는, 작은 아이랍니다. 줄여서 '줄리안'이라고도 불러요.
프리물라 말라코이데스나 프리물라 줄리안 모두 병충해도 잘 견디고, 한 번 피기 시작하면 꽃대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므로 길꽃으로는 적격인 아이들이랍니다. 그래서 봄이 올 때마다 쉽게 볼 수 있는 길꽃이기도 해요.
앵초는 햇빛도 좋아하지만 반그늘에서도 잘 자란답니다. 다른 길꽃들과는 달리 습기가 풍부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는 것 기억해 놓으시면 화분으로 집에서 키울 때도 도움이 될 거예요. 앵초의 꽃말은 '행복의 열쇠'와 '가련'인데요, 전혀 다른 듯한 두 의미를 꽃말로 지니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죠?
<팬지>
두 번째 소개할 길꽃 친구는 바로 우리가 ‘팬지’라는 꽃 이름이 익숙한 ‘삼색제비꽃’이에요. 삼색제비꽃은 아주 이른 초봄부터 가을까지 등장하는 길꽃의 대모라 할 정도로 쉽게 볼 수 있는 꽃이랍니다.
삼색제비꽃은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꽃 중 하나이기 때문에 꽃 비빔밥 재료로도 많이 사용된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앞으로 삼색제비꽃을 만날 때마다 저절로 입맛을 다실 지도 모르겠어요. ^^ 하지만 길꽃으로 만난 삼색제비꽃은 먹어서는 안 된답니다. 길꽃들은 키우는 과정에서 농약을 많이 치기 때문이에요. 먹는 꽃은 유기농으로 별도로 재배해 공급된다고 하니 참고해주세요.
삼색제비꽃은 제비꽃과(비올라케아이 Violaceae) 제비꽃속(비올라 Viola)으로서 학명을 '비올라 트리콜로르(Viola tricolor L.)'라고 쓴답니다.
속명인 비올라(Viola)은 라틴어로 ‘길’을 의미하는 비아(via) 또는 그리스어로 ‘여신’을 의미하는 이온(ione)에서 유래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옛날부터 제비꽃을 지칭하는 꽃 이름으로 쓰였다고 해요. 종소명인 트리콜로르(tricolor)의 트리(tri)는 숫자로 ‘3’을 의미하고 콜로르(color)가 영어로 컬러와 같은 단어랍니다. 즉 ‘삼색의’란 뜻이지요.
그래서 우리 꽃 이름으로 '삼색제비꽃'으로 불리게 된 것이랍니다. 삼색제비꽃의 다른 이름으로는 '팬지' 혹은 '호접제비꽃'이 있는데요, 호접제비꽃이란 꽃 이름은 거의 들어보기 힘들고 대개 삼색제비꽃 또는 팬지라고 불리고 있어요.
팬지라는 이름은 영어 꽃 이름으로 쓰이는 'pansy'에서 나온 것이랍니다. 이 pansy는 프랑스어의 ‘penser’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요, 여러분들은 혹시 불어로 ‘팡세’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팡세’는 파스칼이 쓴 책이름으로 유명한데요, 꽃 이름이 만들어진 유래와 관련이 있답니다. 팡세를 우리말로 ‘명상록’으로 번역하듯이 팡세는 ‘생각하다’라는 뜻을 지닌 단어예요.
팬지라는 꽃 이름은 바로 이 꽃의 모양이 마치 명상에 잠긴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고 하여 지어졌답니다. 여러분도 삼색제비꽃이 명상하는 사람의 얼굴로 보이시나요? 아마 이 길꽃 이야기를 읽고 나면 앞으로는 삼색제비꽃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 거예요. ^^
삼색제비꽃의 꽃말은 당연히 ‘사색’, ‘나를 생각해 주세요’랍니다.
세 번째 소개할 길꽃 친구는 바로 ‘데이지(daisy)’예요. 데이지라는 이름은 주로 국화과 식물에 많이 붙는답니다. 그 중에 꽃 이름 그 자체로 ‘데이지’라 불리는 친구는 단순미의 극치를 보여준답니다.
데이지는 국화과(콤포시타이 Compositae) 벨리스속(벨리스 Bellis)로 분류되며, 학명은 '벨리스 페렌니스(Bellis perennis L.)'를 쓴답니다. 꽃 크기가 아주 작아서 ‘애기국화’라고도 불러요.
데이지의 속명 벨리스(Bellis)는 라틴어로 ‘아름답다’라는 의미를 가진 ‘Bellus’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또, 종소명 페렌니스(perennis)는 ‘여러해살이의(다년생의)’라는 말이에요. 데이지가 바로 여려해살이풀이거든요.
데이지의 고향은 서부 유럽으로, 영어 꽃 이름으로는 'English daisy'라고 한답니다.
<English daisy (출처 : 위키피디아)>
데이지의 잎은 뿌리에서 나오고 꽃자루도 뿌리에서 나온답니다. 데이지는 봄꽃이기는 하지만 길꽃으로 심겨져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꽃을 피운답니다. 색으로는 흰색, 연한 홍색, 홍자색 등이 있으며 유럽에서는 데이지 잎을 식용으로 사용한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나중에 데이지 잎을 주재료로 한 요리를 한 번 먹어보고 싶기도 해요. ^^ 데이지의 꽃말은 '희망'과 '평화'인데요, 순수를 연상시키는 하얀 꽃잎과 소박하고도 은은한 자태를 감상하다 보면 그 꽃말에 자연히 고개를 끄덕이게 돼요.
<리빙스턴데이지(석류풀과)>
데이지라는 이름은 국화과 꽃들에 주로 붙습니다. 그런데 길꽃으로 나와 있는 것 중에는 국화과가 아닌 데이지도 있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마 ‘리빙스턴데이지(Livingstone daisy)’가 아닐까 싶어요.
리빙스턴데이지는 석류풀과의 한해살이풀이랍니다. 고향이 덥고 고온인 남아프리카라 그런지 색이 매우 화려해요. 리빙스턴데이지는 사철채송화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잎이 정말 특이하게 생겼어요. 연한 녹색의 이파리가 두텁고 마치 주걱같이 투박하게 생겼는데요, 겉면에 많은 수포가 있답니다.
꽃송이만 보면 채송화와 비슷한 느낌이구나, 싶으실 거예요. 꽃의 중심부는 흰 색이고 바깥쪽으로 연분홍색, 오렌지색, 노란색, 크림색 등이 물들어 있답니다. 이 꽃은 오전에만 피어 있는데요, 날씨가 흐리면 꽃잎을 접어버린답니다. 또, 꽃잎에도 광택이 있는 게 특징이에요. 리빙스턴데이지는 남아프리카 출신답게 건조한 기후에도 아주 강한 생명력을 보여준답니다. 화려한 자태와 강한 생명력, 길꽃으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꽃이죠.
리빙스턴데이지는 학명은 '도로테안투스 벨리디포르미스(Dorotheanthus bellidiformis)'를 쓰며, 속명을 영어로 발음하여 ‘도로디엔서스’라고도 불린답니다.
속명 도로테안투스는 명명자인 마틴 하인리히 슈반테스 박사(Dr Martin Heinrich Schwantes)가 자신의 어머니의 도로테아 슈반테스(Dorothea Schwantes)를 추억하며 붙인 이름이라고 해요. 속명 뒤에 나오는 안투수(anthus)는 그리스어로 ‘꽃’을 의미하는 anthos에서 유래한답니다.
명명자는 이렇게 예쁜 꽃에 어머니의 이름을 붙여 세상 많은 사람들로부터 불리게 하여 효도를 했네요. ^^ 종소명인 벨리디포르미스(bellidiformis)는 ‘Bellis속 잎 형태를 가진’이라는 뜻으로 종소명 뒤에 붙은 포르미스(formis)가 바로 영어의 form(형태)랍니다.
리빙스턴데이지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살펴볼까요? 정말 화려한 꽃이지요?!
<아네모네(미나리아재비과)>
<꽃양귀비(양귀비과)>
<라넌큘러스(미나리아재비과)>
<목마가렛(국화과)>
날이 더워질 수록 광화문의 꽃과 나무들도 잎을 왕성하게 피워내 녹음이 우거지고 있어요. 이제 날이 좀 더 더워지면 나무 꽃들도 피어나기 시작하겠죠. 요즘에는 어떤 꽃들을 새로이 만나볼 수 있을까 매일 매일이 설렘의 연속인 것 같아요.
늘 그린테라피의 꽃 이야기를 애독해주셔서 감사 드리며, 다음 꽃 이야기에서는 광화문광장에서 만날 수 있는 여름꽃들을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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