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4. 16:00
너도 나도 나들이 가는 계절,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가 인기인데요. 햇볕이 잘 드는 공원이나 꽃이 피기 시작한 산책길은 점점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하죠. 하지만 여기 서울 정동길은 봄이 오기 전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어요. 바로 정동길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지난 1월부터 ‘서울바벨’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거든요. 지난 1월에 시작한 ‘서울바벨’전은 4월 5일 곧 막을 내립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볼 수 없는 서울바벨전 놓치지 마세요!
서울바벨이 서울바벨인 이유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바벨탑
‘바벨’이라는 말은 아마 바벨탑이라는 말 때문에 익숙하긴 할 텐데요. 하지만 바벨의 정확한 뜻은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바벨’은 ‘신(神)의 문’이라는 뜻이고, ‘바벨탑’은 신의 뜻에 저항하기 위해 인간들이 모여 만든 아주 높은 탑을 말해요. 성경에 따르면 신이 이를 노여워해 신에게 저항하는 인간들을 교란시키기 위해, 바벨탑에서부터 제각기 다른 말을 사용하도록 하여 인간들이 온 세상으로 뿔뿔이 흩어져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이러한 바벨의 뜻에서 서울바벨전의 의의를 찾을 수 있는데요. 뿔뿔이 흩어진 현시대의 예술가들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다시 뭉쳐 예술가로서의 의미를 찾고,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답니다. 서울바벨전에는 청년작가들로 이루어진 17개팀, 약 70여 명 정도의 작가들이 참여했는데요. 서울바벨전에 참가한 청년작가들은 서울의 오래된 도심이나 혹은 변두리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예술 공간을 운영 중인 사람들이 많아요. 서울바벨전은 예술가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기회 부족 등의 원인으로 어쩔 수 없이 공동작업을 영위하고 있는 즉, 대안적 예술 공동체를 하나의 현상으로 조망하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서울바벨이라는 이름을 듣고, 특이한 제목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전시회에 더 몰입되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작가의 일상이 전시되는 곳, 서울바벨전
(전시장 내에 위치한 ‘아카이브 봄’팀의 작업실을 옮겨놓은 전시작)
처음으로 만난 작품은 ‘아카이브 봄’ 팀의 작품인데요. 서울바벨전은 기존의 전시랑 조금 다른 점이 있는데요. 기존 전시는 작품 별로 전시가 되었다면, 서울바벨전은 전시장 구성 자체가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온 듯 전시되어 있다는 겁니다. 작가가 어떤 방식으로 창작활동을 해 작품이 탄생했는지 그 배경까지 볼 수 있도록 한 거에요. 작가의 일상생활이 깃들어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아 예술가처럼 작품활동을 하는 시늉도 해보고, 장비도 만져볼 수 있는 등 작가와 작품에 자연스러운 몰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 ‘800/40’팀 전시구역)
‘아카이브 봄’팀의 구역을 지나서 ‘800/40’ 이라는 팀의 전시구역입니다. ‘800/40’이라는 팀 이름은 작업실의 보증금과 월세를 따서 지었다고 해요. 이처럼 서울바벨전 전시구역에는 각 개인 작가의 인생 이야기나 삶의 현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서울바벨전 도슨트 투어)
서울바벨전에서는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도슨트 투어가 진행돼요. 현재 진행중인 서울바벨전은 약 17개 팀이 참여하고 있어, 17개의 예술 테마로 구성돼 있어요. 작품 수도 많고, 각 구역별로 컨셉트도 다양하기 때문에 먼저 전시회장을 한번 둘러보신 후에, 도슨트 투어에 참가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도슨트 투어로 각 구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의 사연을 진솔하게 들을 수 있었답니다.
서울바벨전 관람 추천포인트 5 가지
(‘기고자’팀 영상 상영)
포인트 하나, 영상작품 감상
전시회장 중간에는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청년예술가들이 영상작품이 전시되고 있어요. 이 스크린뿐만 아니라 전시장 내에 많은 스크린이 있어 독특한 영상과 음향으로 가득 찬 아주 색다른 전시장을 체험하실 수 있답니다. 전시회장 입구에는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동시에 관객들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준비되어있으니, 영상작품을 관람하면서 잠시 쉬어가보세요.
(‘청량엑스포’팀 티티나를 찾으러 왔어요)
포인트 둘, 네온사인의 비밀
전시장 안에서 화려하게 빛나고 있는 커다란 네온사인 작품. 혹시 위 사진의 숫자들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아시겠어요? 바로 키, 몸무게, 나이에요. 그런데 누구의 정보일까요? 전시장에서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여기’팀 체험형 영상작품)
포인트 셋, 호수를 거닐어보세요.
‘지금여기’팀의 이 작품은 예술성과 함께 지친 관람객을 위한 배려심까지 돋보이는 작품이에요. 안내서에 따라 잔디 위에 앉아서 헤드폰을 착용하고 영상에 집중 하다 보면, 어느새 실제로 호숫가를 거닐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퀄리티 높은 영상미로 지친 내 몸에 힐링을 불어넣어주는 작품이에요.
(서울바벨 무료배포 카드)
포인트 넷, 예쁘고 독특한 카드
전시 참여 작가들이 직접 제작해 깔끔하고 독특한 퀄리티가 돋보이는 엽서 및 카드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어요. 저희가 갔을 때 이미 없어진 카드도 있었는데, 아직 많은 카드가 남아있으니 서울바벨전에 가셨다면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청량엑스포’팀 깨끗한 거리 캠페인)
포인트 다섯, 작품을 통한 자기성찰
현재 우리 사회가 원하는 ‘깨끗한 거리’는 무엇일까요? 청량엑스포팀은 퀴어문화를 본격적으로 조명하는 전시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깨끗한 거리 캠페인 기획은 성소수자와 관련된 내용인데요. 가상의 홈페이지 구현을 통해서, 실제로 우리사회에서 바라보는 성소수자에 대한 성찰과 자기비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작품이에요. 관람객 스스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유도하는 참신한 작품이었습니다.
<서울바벨전>
전시일정 : 2016년 1월 19일 ~ 2016년 4월 5일
입장료 : 무료
도슨트 일정 : 관람가능요일 11:00 am/ 03:00 pm (자원봉사자의 사정에 따라 변경 가능)
문의 : 02-2124-8800
작품 전시 외에도 서울바벨전에는 요일과 시간에 따라 작가가 직접 작업공간에서 작품활동과 공연을 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행위예술코너도 준비돼 있어요. 또 본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서울바벨전 외에도 다양한 무료관람 전시회가 있으니 봄날의 산책은 정동길로 오시는 건 어떨까요? 이상으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가꿈사 프론티어 8기 김태희, 오영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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