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9. 10:00
충청도 이야기 4탄은 충남 서산에 있는 해미읍성으로 떠납니다. 천주교 박해성지로 유명한 해미읍성은 현재 조선 시대의 읍성 중 전북의 고창읍성과 함께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사적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순신 장군도 해미읍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해요.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해미읍성,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순신 장군도 근무했던 그 곳 해미읍성
해미읍성은 성종 22년인 1491년도에 완성됐어요. 왜구 침략에 대비한 서해안 쪽 방어였다고 해요. 1491년부터 청주로 옮겨지기 전인 1651년까지 본래의 목적을 잘 이뤄냈으며 현재는 관광지로 인기 있는 곳입니다.
해미읍성 입구에는 과거 병사를 담당하던 문지기가 있어요. 옛날 모습 그대로 복장을 갖추고 해미읍성을 지키고 계시는데요. 본인 자리를 지키며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계시지만 사진을 잘 찍어주시니 기념으로 사진 한 장 남겨보세요!
본래 성내에는 민가와 학교가 있었으나 현재는 다 철거되고 민간인을 위한 놀이시설이 마련되어 있어요. 관광객들을 위한 놀이시설로 제기, 굴렁쇠, 양궁, 투호 놀이 등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가 준비돼 있습니다. 해미읍성의 또 다른 재미는 사또, 포졸, 선비 등 조선 시대의 다양한 신분에 대한 의복을 입어볼 수 있어요. 이외에도 지게를 직접 메보거나 활 쏘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요. 모두 무료로 체험할 수 있으니 부담 갖지 마시고, 언제든 즐겨보세요.
해미읍성 최고의 매력 SLOW SLOW
해미읍성의 매력 중 하나는 바로 느림의 미학입니다. 천천히 조용히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요. 적어도 성내에서만큼은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는 환경이에요. 해미읍성의 평화로운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냥 편하게 감상해보세요.
사진만 봤을 뿐인데 마음이 힐링 되시죠? 아름다운 광경들이 너무나 많았지만 저희가 다 담아내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울 만큼 아름다운 곳입니다. 백 마디의 말보단 한 번의 경험이 나을 것 같아요. 백문이불여일견,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고 싶다면 해미읍성으로 오세요!
교황님도 다녀가신 해미순교성지
해미읍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해미순교성지에 왔어요. 해미순교성지는 우리 모두가 아끼고 사랑해야 할 유산인데요. 이곳은 다른 어떤 순교지보다 참혹했던 흔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1백 년의 박해 기간 동안 해미는 수천 명의 이름 모를 순교자들이 웅덩이와 구덩이로 내몰린 채 생매장당한 아픈 사연을 갖고 있어요. 박해 기간 동안 해미 진영에 있었던 두 채의 큰 감옥은 잡혀 온 교우들로 가득했고, 그들은 매일 서문 밖으로 끌려 나와 교수형 참수, 몰매질, 석형, 백지사형, 동사형 등으로 죽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순교한 사람들의 수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누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 길이 없고, 다만 수천 명으로 추정되는 순교자 중 132명의 이름과 출신지만 남아 있습니다. 그나마 이것도 불확실하고, 이름 석 자 하나 남기지 못한 채 순교하신 분들이 더 많아요.
(위에서부터 차례로 여숫골, 진둠벙, 노천성당 사진)
이들이 숨져 간 유적지는 현재 깨끗하게 단장돼 있는데 '여숫골'이라는 이름으로 전해 오는 생매장터로 진둠벙과 14처 노천 성당으로 단장돼 있습니다.
(해미 순교탑)
순교자들을 고문하고 처형했던 해미읍성에는 교우들이 갇혀 있던 감옥터가 있고 그 옆에는 고문대로 쓰던 호야나무가 남아 있어요. 이 나무 위에 순교자들이 매달려 모진 고문을 당했던 것입니다. 1935년에 서산성당 범 베드로 신부에 의해 순교자들의 유해와 유품들이 발굴돼 30리 밖 상홍리 공소에 임시 안장돼 있었는데, 1995년 순교자 대축일에 원래의 순교 터인 생매장 순교지 순교탑 앞으로 이장되었다고 합니다.
(복자상)
다음으로는 해미성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지이자 순례길인 ‘한티고개’예요. 이 고개는 당시 죽음의 길로 악명 높던 순교자들의 압송로로 달레의 ‘한국 천주교회사’에도 그 기록이 나온다고 해요. 외길이지만 압송로 표지 리본이 눈에 잘 띄게 달려 별 어려움 없이 순례할 수 있어요.
해미성지는 교통이 잘 뚫려 있어 당일이나 1박 2일로 순례하기는 안성맞춤이에요. 인근에는 수덕사로 유명한 덕산 도립 공원과 가야산, 덕산 온천, 태안 해안 국립 공원 그리고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을 볼 수 있는 안면도 등이 자리하고 있어 주말 가족 순례 코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해미순교성지기념관
해미순교성지기념관은 천주교와 관련한 영상, 조각 등이 전시돼 있어요. 해미성지의 역사는 신유박해, 기해박해, 병인박해기 등 다양한 사건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해미의 유명 순교자는 모두 132명에 이르는데, 여기에 무명 순교자 47명 이상의 수를 더하면, 기록으로 확인되는 순교자 총수는 179명 이상이 된다고 해요. 해미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생매장 순교 터와 그 순교자의 유해가 확인 발굴되고 보존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김경식 신부님께 듣는 해미순교성지가 특별한 이유
2014년 아시아청년대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폐막 미사가 해미읍성에서 진행됐는데요. 교황님이 폐막식을 해미읍성에서 한 이유를 해미성지성당의 김경식 주임신부님께 들어보았어요. 김 신부님은 “교황님의 방한 목적은 원래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시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성인 반열에 오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순교자들의 삶을 듣고 해미순교성지에 방문하시게 됐어요.
김대건 신부님은 솔뫼성지에서 태어나 해미성지에서 삶을 마무리 하셨는데요, 이곳에서 신자들이 국법에서 사용되는 사형법이 아닌, ‘남형’이라는 심한 형벌을 당하며 순교했어요. 이 이야기를 들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천주교 신자 중에서도 신분이 낮고 힘없는 사람들이 사망한 것을 안타깝게 여기셨고, 해미읍성에서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개최하게 되었어요.”하고 설명해 주셨어요.
김경식 신부님께 추천 순례코스도 여쭤보았는데요, 김 신부님은 성지 순례에 오래 걸리지 않는 ‘해미성지’와 ‘한티 고개’를 추천하셨어요. 특히 한티 고개를 소개하시며 “신자였던 우리 선조들이 비록 박해 당하며 잡혀 왔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걷던 순례의 길을 따라 걸으며 그 분들의 정신을 한 번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전하셨어요.
신부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미읍성과 성지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됐는데요, 여러분들도 요즘같이 바쁜 시대에 해미읍성과 성지를 방문하여 느긋하고 여유로운 시간은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4번째 충청도 이야기 어떠셨나요? 충청도에도 이렇게 의미 있는 역사적 장소가 있다는 걸 이번 취재를 통해 알게 됐어요. 파면 팔수록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는 충청도~ 다음 마지막 충청도 이야기 5탄 기대해주세요. 지금까지 가꿈사 프론티어 8기 최지윤, 이준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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