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6. 10:00
점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6월입니다. 햇빛도 강렬하고 푹푹 찌는 더위 때문에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여름. 하지만 여름은 산으로 강으로 놀러 가는 재미가 있는 계절이죠. 저희가 더운 여름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강원도 양양군의 ‘낙산’이에요. 한 번 같이 떠나보시죠!
관음보살이 살고 있는 낙산
낙산은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에 위치해 있어요. 동서울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 기준으로 세 시간 정도 걸리는 걸리는데요. 버스는 설악산 가는 등산객이 많으므로 예약하시는 편이 좋아요. 시간은 보통 15분마다 있습니다. 낙산 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보는 설악산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하나의 관광이 된답니다.
그렇다면 낙산은 왜 이름이 낙산일까요? 불교에서 말하는 관음보살이 살고 있는 산의 이름이 ‘포달락가산’이에요. 이를 줄여서 ‘낙산’이라 부른 거예요. 현재 낙산사가 있는 산의 이름은 오봉산이었지만 낙산사가 지어지면서 낙산으로 바꿔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름을 쓰게 되어 지금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낙산 해수욕장
낙산에 도착하면 버스는 숙박업소 촌에 내려 주는데요. 버스 하차 후 100m 가량 직진하면, 관광안내소가 나오고 관광 안내소를 기준으로 우회전 하면 낙산의 제1 명소, 낙산 해수욕장이 나옵니다. 낙산 해수욕장은 동해안의 대표적인 해변으로, 현재 낙산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요. 서해바다와는 달리 물이 맑고, 파도가 세서 레저를 즐기시는 분들이 많이 찾는 곳이에요.
낙산해수욕장 근처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도 조성되어 있답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피톤치드를 폐 끝까지 가득 채우면 이것이 신선놀음이 아닐까 싶어요
낙산사
낙산사는 의상대사가 창건한 화엄종 계열의 절이에요.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관음보살을 만나려고 굴에서 27일간 기도를 올렸지만, 만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때 바닷가 굴속에서 희미하게 관음보살이 나타나 여의주와 수정염주를 건네주면서, "나의 전신(前身)은 볼 수 없으나 산 위로 수백 걸음 올라가면 두 그루의 대나무가 있을 터이니 그곳으로 가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는데 그곳이 바로 낙산사 원통보전의 자리라고 해요. 낙산사는 강화 석모도 ‘보문사’, 남해 금산의 ‘보리암’, 여수의 ‘향일암’과 더불어 4대 관음도량이에요. 이 관음도량들은 불교의 ‘관세음보살’이 항상 머무는 성스러운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기도를 올리면 어느 곳보다 관세음보살이 더 돌봐주신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어요.
2005년 강원도 양양 일대에 큰 화재가 발생했었는데 기억하시나요? 이 화재는 많은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천년고찰 낙산사마저 삼켜버렸습니다. 조선 시대 예종이 자신의 아버지 세조를 위해 만들었다는 동종 또한 녹아버렸죠. 이후 낙산사에서는 화재를 경계하자는 의미에서 특별한 기념물을 만들었습니다. 깨져버린 기와들로 만든 탑과 불타버린 나무, 화재로 소실 된 해수관음 석등 등을 보존하여 많은 이들에게 경계하고 있습니다.
화재예방구역을 지나면 매표소가 나와요. 원래 무료였지만, 5년 전부터 입장료를 받고 있어요. 입장료는 유적과 유물을 관리하는 단체로서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해 홍예문으로 들어서면 비로소 낙산사 내에 진입하게 됩니다.
이 홍예문 또한 화재로 인해 소실되었는데 복원됐어요. 홍예문은 조선시대 세조가 직접 낙산사에 행차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사찰의 입구에 세운 돌문입니다. 당시 강원도의 마을은 모두 26개였고, 고을에서 한 개씩의 석재를 가져와 건립한 문이라고 해요.
홍예문을 지나 제일 먼저 도달하는 곳은 사천왕문인데요. 무서운 얼굴의 사천왕이 눈을 부릅뜨고 관람객들을 맞이합니다. 큰 칼을 든 모습이 몹시 사나워보이죠? 양양 화재 당시, 이 사천왕문과 사천왕상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해요. 화마도 이들의 모습이 무서워 차마 건드리지 못했으리라 생각해봅니다.
사천왕문을 지나기 전, 음수대가 나타나요. ‘마음을 씻는 물’이라고 써 있습니다. 이물은 관람객뿐만 아니라 스님들도 마시는 물이에요. 정말 더운 날, 맑은 물 한잔이 온 몸을 깨끗하게 해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길을 오르면 불 탄 나무와 새로 만든 범종각이 있어요.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지만, 낙산사에는 아직 화재의 상처가 곳곳에 남아있어 아쉬움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더 들어가면 관세음보살을 모신 원통보전이 나오는데요. 이 관세음보살은 보물 제1362호 ‘건칠관음보살좌상’이라고 해요. 해석하면 ‘옻칠을 더한 앉아있는 관음보살’입니다. 워낙 화려하고 조선 초기의 양식을 간직해서 매우 가치 있는 보물입니다. 2005년 화재 당시 원통보전은 불에 타 없어졌지만, 다행히도 이 관음보살좌상은 불을 피해 원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참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죠.
원통보전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은 조선시대 세조가 낙산사를 중창할 때 세운 담장이에요. 그냥 우리가 아는 일반 석재를 쓴 것이 아니라 기와와 흙을 넣고 다시 원형 화강암을 넣어 특이한 예술작품처럼 보이는데요. 조선시대는 유교사회였지만, 모순적이게도 세조는 불교에 심취했던 인물이에요. 아무래도 자신의 과오가 너무 컸기 때문에 부처님을 통해 뉘우치고자 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그 옆 쪽문으로 나가면 작은 오솔길이 나와요. 옆에는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자그마한 돌탑들이 가득 쌓여 있어요. 6월, 한 해 중반에서 가꿈사 가족 여러분들 또한 행복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희도 돌 하나 올려두었답니다. 자 이제 해수관음을 만나러 가볼까요?
해수관음상은 낙산사를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불상이에요. 이 불상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무려 전라북도 익산에서 700톤이나 되는 석재를 가져와 만들어졌습니다.
해수관음상 앞에는 두꺼비 한 마리가 있어요. 이 두꺼비를 만지면 두 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원래는 거친 돌두꺼비였는데 지금은 반질반질 윤이 납니다.
해수관음상 밑에는 해수관음전이 있어요. 관음전 내에는 불상이 없는데요. 단, 전 안에 있는 창문을 통해 올려다보면 해수관음이 인자하게 웃고 있어요. 그 앞에 작은 나를 보고 번뇌로부터 구원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해수관음상을 내려오다 보면 보타전이 있어요. 다양한 모습을 갖춘 관음보살의 모습을 모신 곳입니다. 이 건물 또한 2005년 양양 화재를 피한 건물이에요.
의상대 (사진출처 | 한국관광공사)
이후 낙산사를 내려오는 길에는 관동팔경 중 하나인 의상대가 있어요. 의상대는 신라의 의상대사가 낙산사를 창건할 때 이곳에서 좌선한 것을 기리기 위해 세운 정자인데요. 만해 한용운 스님께서 의상대기(記)를 지었습니다. 이곳에서 보는 일출은 정말 아름답다고 해요. 하지만 굳이 일출이 아니어도 보시는 바와 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의상대 옆에는 ‘홍련암’이라는 작은 정자가 있어요. 홍련암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데요.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을 만나려고 이 곳에 왔다가 파랑새를 쫓아가다 벼랑 끝 굴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굴 안에는 붉은 연꽃 위에 관음보살이 앉아있었다고 해요. 그렇게 관음보살을 만나게 된 기념으로 세운 정자가 홍련암입니다. 지금도 홍련암 안에는 바닥에 유리로 된 창이 있어요. 이 창을 통해 보면 의상대사가 들어왔다는 굴이 보입니다.
2005년 화재로 낙산사가 거의 전소될 뻔 했지만, 홍련암은 불길이 닿지 않았다고 해요. 가끔씩 신의 존재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곤 합니다만, 이런 일들을 접할 때마다 깜짝 놀라게 됩니다.
마음만큼 배도 부르게
낙산사 구경을 마치고 후문으로 내려오면 다시 낙산 해수욕장으로 내려오게 돼요. 다시 속세로 내려오니 출출해졌는데요. 낙산은 해변인 만큼 해산물이 비교적 저렴해요. 그중에서 회덮밥이나 물회를 추천해요. 회덮밥은 보통 1인분에 1만원 정도, 물회는 1인분에 1만 2천원~ 1만 5천원 정도 되는데요. 특히 물회는 꼭 먹어보세요.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있지만, 그 값어치를 하는 음식이기에 추천합니다.
여름에 더 매력적인 바다를 볼 수 있고, 더위를 식혀줄 산이 있는 곳 낙산! 바닷바람 한 줌, 관음의 미소 한 줌 마음속에 담아오면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흡족해지는 여행이 될 거예요. 덥고 답답한 날씨가 계속되는 여름, 낙산에서 조용한 하루를 보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가꿈사 프론티어 8기 신혜리, 임병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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