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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살아볼까? 1편] 집 구하기와 이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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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11. 09:46

요즘 <효리네 민박> 보면서 제주살이 꿈꾸는 분들 많으시죠? 도시인들의 로망과 같은 제주도살이, 오랫동안 꿈만 꿔왔던 그 일이 저에게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지난 2월 말에 제주도로 이사를 오게 된 것인데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부럽다!’와 ‘앞으로 뭐 먹고 살거냐’ 였어요. 글쎄요. 우리 가족이 제주도에서 1년을 살게 될지, 앞으로 계속 살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오랫동안 꿈꾸고 준비한 이주이기에 사는 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소소한 제주살이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해요. 제주살이의 첫 걸음, 집 구하기와 이사 준비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우리 동네를 소개합니다!

우리 가족이 이사한 동네는 제주시 동쪽 끝자락에 있는 삼양이라는 바닷가 입니다. 제주시와 조천읍의 경계에 있는 지역으로 요즘 한창 개발이 되고 있어요. 그래서 동네의 한쪽은 수도권의 신도시같은 풍경이고, 다른 한쪽은 한적하고 아름다운 어촌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답니다. 저의 집에서 바라보는 풍경 역시 한쪽은 푸른 들판과 바다가 펼쳐져 있고, 등 뒤로는 고층 아파트 단지와 각종 편의시설이 줄지어 있어요. 이주한지 한달 간은 너무 바빠서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동네 산책을 나갔던 날 새삼 ‘내가 제주에 사는구나’ 하는 실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봄의 제주는 특히 아름답습니다. 멀리 꽃구경을 나갈 필요도 없이 동네 전체가 꽃잔치를 벌이죠. 한동안 지천에 잡초처럼 널린 유채꽃과 벚꽃에 취해 살았답니다.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하나. 바로 유채꽃밭에서 풀을 뜯는 말입니다. 제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가까이 걸어와 포즈를 취해주었습니다. 마치 “너는 어디에서 왔니?” 하는 표정으로요. 


조금만 걸어가면 귀여운 빨간 등대가 있는 해변에 닿습니다. 이곳은 삼양 검은모래 해수욕장과 가까운 바닷가인데요. 수심이 낮은 잔잔한 바다라서 물이 빠진 시간에는 쉽게 걸어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돌 틈 사이로 해초를 따는 동네분들도 많더라고요. 


한가로운 놀이터, 돌담길에 핀 들꽃, 밭에서 자라고 있는 마늘과 쪽파… 이런 풍경을 매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 벅찹니다. 물론 조금만 지나면 이 역시 일상이 되어 무심해지겠지만요. 이 감동이 가시기 전까지는 마음껏 즐겨야겠어요.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집 구하는 방법과 이사 준비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집 구하기

먼저 살고 싶은 지역이 정해지면, 제주의 거의 모든 부동산 매물이 나온다는 ‘오일장신문닷컴’에 들어가 매물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저희도 서울에서 이 사이트를 통해 부동산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매물이 있을 때 제주도에 사는 지인에게 부탁해 집을 보거나 직접 가보곤 했어요.

저는 집을 고르는데 3~4달이 걸렸는데요. 처음엔 좀 더 시골지역, 중산간 지역을 알아봤지만 지난 겨울 제주도 폭설을 겪으면서 눈이 오면 고립될 수 있는 시골은 선택지에서 삭제했어요. 결국 도시의 편의성과 시골의 한적함이 공존하는 지역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예정이었기에 학교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됐어요. 학급당 학생 수, 방과후 프로그램과 특별활동, 학교와 집 거리, 이동 수단 등 다양한 선택 사항을 두고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절대 금물인 것은 인터넷 서치나 지인의 말만 듣고 선택하는 경우입니다. 저희 역시 지인의 말만 듣고 집과 학교를 거의 정했으나 직접 가본 결과 저희 생각과는 많이 달라서 계약을 포기한 적도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제주도 이주를 준비할 때 알아두어야 할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를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 

먼저, 임대 주택의 경우 전세나 월세가 아니라 ‘연세’가 주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연세’는 말 그대로 1년치의 임대료를 한번에 지불하는 방식인데요. 보통 연세 정도의 보증금과 1년치 연세를 선불로 지불하는 방식으로 계약하게 됩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흔한 전세와 월세는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지만, 최근에 제주에 이주해오는 외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세와 월세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긴 합니다. 

둘째, 제주에는 ‘신구간’이라는 독특한 세시풍속이 있습니다. 신구간은 대한 후 5일에서 입춘 3일 전까지 보통 일주일 정도의 기간으로, 이때 집안의 모든 신이 하늘로 올라가기 때문에 이사나 집수리 등 여러 가지 금지된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주도 사람들은 여전히 신구간을 꽤 엄격하게 지켜지기 때문에 부동산 매물 역시 이 기간을 중심으로 많이 나오고, 거래도 많이 이루어집니다. 반대로 신구간이 아닌 기간에는 매물이 적게 나오지만 상대적으로 거래를 하려는 사람도 드물기 때문에 가격 절충을 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희 경우에도 신구간에 가장 많은 집을 보러 다녔고 계약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집을 구하는데 쉬운 방법은 없었습니다. 사이트의 정보를 부지런히 알아보고 그 중 마음에 드는 집은 발 품을 팔아가며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계약을 하는 수밖에요.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조용한 제주살이의 로망으로 너무 외진 곳을 선택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잠깐 다녀오는 여행지가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교통, 편의시설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이사 준비하기

집을 구한 후 다음 단계는 이사 준비였습니다. 대형 가구와 가전제품까지 모두 가져갈 때는 제주도 이사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보통 짐의 무게를 기준으로 비용을 계산하는데 3톤 정도에 250만원~300만원 수준입니다.

저희 집의 경우에는 서울 살림살이를 맡아줄 곳이 있고, 다시 돌아올 가능성에 대비해서 전체 이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의 짐만 가져간다는 생각으로 옷과 책, 침구류 등은 택배를 보내고 가져갈 수 있는 소형가전제품과 깨지기 쉬운 식기류는 자동차에 실어 보냈고요.

자동차를 제주도에 가져가는 방법은 자동차 탁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아침 일찍 기사가 출발지에 와서 차를 가져가 제주도 목적지까지 가져다 줍니다. 저희 자동차의 경우에는 30만원 정도 비용이 들었습니다. 운전석을 제외한 자동차 내부와 트렁크에 짐을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TV,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전기밥솥, 식기와 주방용품, 양념류까지 모두 알차게 실었답니다. 작은 이사를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자동차를 이사 방법으로 활용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중고거래를 활용한 살림살이 장만하기

제주도에서는 살림살이 중고거래가 활발한 편입니다. 제주도로 이주해오는 사람도 많지만 그만큼 떠나는 사람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 거래는 주로 제주도 기반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저는 제주도 대표 주부커뮤니티인 ‘제주맘카페’와 다양한 생활정보가 있는 ‘제사모(제주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등을 주로 이용했는데요. 이곳들을 통해 식탁과 의자, 소파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답니다. 


제주도와 관련된 각종 정보도 활발하기 때문에 제주도 이주를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커뮤니티 활동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중고거래를 하기 위한 자격을 얻으려면 어느 정도 활동 점수가 필요하니 미리미리 가입해두세요. 


지금까지 제주도 집 구하기와 이사 방법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저의 경험담이 제주도 이사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제주도 이주 새내기, 전문필진 김덕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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