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3. 15:23
지난 8월 25일,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에서는 올해 7번째 명강의 BIG 10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어느 강의 때보다 사람들이 많이 모였는데요. 주말에도 많은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만든 장본인은 누굴까요? 바로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과 <수요미식회>로 유명한 황교익 음식 칼럼니스트랍니다! 지금부터 황교익 칼럼니스트의 맛과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 자연을 보자
우리가 요리하는 모든 식재료는 자연에서 얻습니다. 이런 자연을 글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관찰하고 배우는 것이 중요한데요. 황교익 칼럼니스트는 요리할 때뿐만 아니라 글을 쓸 때에도 자연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례로, 철원은 쌀로 유명한 곳이죠. 철원의 쌀이 유명한 이유를 알고 싶다면 글로 읽는 것보다 직접 철원에 가서 그곳의 흙과 물을 보고 만져보는 것이 좋은데요. 직접 보고 만져봐도 모른다면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방법도 큰 배움이라고 합니다.
# 문헌 읽기도 관찰이다
단군신화에서 곰은 사람이 되기 위해 동굴에서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고 지냅니다. 그리고 결국 사람이 되었다고 하죠.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쑥과 마늘이 사실은 쑥과 달래였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시대에 따라 말과 의미가 달라졌기 때문인데요. 옛날에는 마늘이 달래였다고 합니다. 황교익 칼럼니스트는 옛 문헌을 말 그대로 읽어내기보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문헌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관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 끈기를 가지자
전라북도 익산의 전통 시장에 가보면 단무지를 파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집집마다 김장을 하듯이 단무지를 담그는데요. 예전부터 익산은 일본과 교류가 많아 일본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단무지 음식 하나로도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집집마다 단무지 담그는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 일본과 한국의 단무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요. 또 역사와 연관해 단무지 담그는 방법은 어떻게 배웠을지, 일본과는 어떤 교류가 있었을지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나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질문해보고 끈기를 가져야 합니다.
# 넓게 보자
우리 사회를 흔히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지만 성공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굳이 1등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작은 자리라도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만들면 되는 것입니다. 요리할 때, 칼은 꼭 필요한 도구입니다. 한 종류의 칼로도 많은 음식을 조리할 수 있지만, 관자와 미더덕의 경우 생김새가 특이하여 그것들을 위한 고유의 칼이 존재합니다. 그 칼로는 다양한 종류의 재료를 자르지는 못하지만,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용됩니다. 마찬가지로 꿈을 좁고 깊이 갖되, 되도록이면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명강의 BIG 10의 일곱 번째 이야기였습니다. 일상생활에 늘 함께하는 음식 이야기가 소재가 되어 쉽고 재미있는 강의가 이어졌는데요. 강의 내내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질문 시간 역시 유쾌하게 흘러갔는데요. 어떤 질문들과 답이 쏟아졌는지 잠깐 살펴보실까요?
Q. 요즈음 매운 맛이 열풍인데 매운 맛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매운 맛은 촉각입니다. 촉각 중에서도 통각인데요. 한국인들은 왜 매운 맛을 좋아할까요? 바로,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매운 음식을 먹는 사람들을 한번 생각해볼까요? 그들은 맵기 때문에 인상을 쓰면서도 계속 음식을 먹습니다. 통증을 느끼면 사람은 그 통증을 잊기 위해 엔돌핀을 배출하게 되는데요. 이 엔돌핀이 행복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래서 매운 음식을 먹으면 개운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죠. 즉, 한 사회에 매운 음식이 많다는 것은 사회적 스트레스가 많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음식만 들여다보아도 그 지역 사회를 알 수 있습니다.
Q. 1년 동안 무인도에 갇혀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어떤 음식을 드실 건가요?
못 살아요. 사람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바로 '먹이'입니다. 동물은 매 끼니마다 한가지 음식만 먹어도 괜찮아요. 하지만 인간은 음식으로 쾌락을 느끼는 동물입니다. 음식으로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한 가지 음식만 먹고 살 수 없어요.
황교익 칼럼니스트의 명강의 BIG 10 시간은 음식의 본질과 그를 통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흔치 않은 기회였습니다. 음식은 우리의 일상에 가장 가까이 있고 가장 중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너무 단순히 여겨왔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던 시간이었어요. ‘You are what you eat(당신이 먹는 음식이 곧 당신이다)’라는 말이 있죠. 여러분들도 지금부터 음식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지금까지 가꿈사 프론티어 13기 신여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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