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21. 13:42
장봉혜림원에서의 이튿날 아침이 밝았어요. 물 좋고 공기도 맑은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서 더 그랬던 걸까요? 여느 때와는 달리 맑은 기분으로 눈이 저절로 번쩍 뜨이더라고요^^ 생각보다 일찍 기상한 우리 가족 모두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하는데 길목마다 예쁜 꽃이 지천으로 널려 인사를 건네오더라고요.
참 예쁘죠?! ^^
식당에 들어서니 이용자 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흐뭇하게 웃으시던 그 얼굴이 아직도 생생한데요, 이렇게 각자의 숙소에 가져가서 드실 음식을 챙기느라 분주하시더라고요.
저희 가족도 든든하게 아침을 먹었답니다. 식사 후 아이들은 운동장으로 축구하러 가고 저는 수빈이와 함께 산책을 즐겼어요. 일요일 아침에는 주변 그 모든 것들이 고요함 그 자체였답니다. 장봉혜림원 바로 뒤에는 이렇게 바다도 지척이었어요.
여기 비닐하우스가 보이네요. 장봉혜림원의 이용자 분들은 보호작업장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이곳에서 키워 판매되는 농산물도 꽤 많다고 해요. 운동장을 지나 내려가면 이용자 분들의 숙소도 군데군데 보인답니다. 근처에 아기자기한 푯말을 따라 등산객들을 위한 등산로도 있다고 해요. 그러고 보니 전날 배를 타고 들어왔을 때 유독 등산복 차림의 관광객들을 많이 만났던 생각이 나네요.
수빈이와 장봉혜림원 입구에서 산책을 즐기던 중 민들레를 만났어요. 이런 게 있으면 호기심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우리 딸아이, 아마 혜림원 민들레 꽃씨는 다 불고 온 것 같아요. ^^
장봉혜림원 안에는 '꽃누리'라는 공간도 예쁘게 조성되어 있답니다. 갖가지 야생화가 만발한 매우 아름다운 정원이었는데요, 이곳 또한 이용자 분들이 직접 관리하는 곳이라고 해요. 사랑을 담아 애지중지 가꾸는 만큼 꽃들도 그 색과 자태가 너무 고왔답니다.
이곳에서는 특히나 오디가 매우 많았어요. 산책을 즐기면서 종종 따먹는 오디맛, 그 맛은 직접 맛보지 않고 어떻게 논할 수 있을까요? 저는 오디를 따먹고, 수빈이는 길목에서 만나는 민들레 홀씨마다 후~ 불었답니다.
장봉혜림원의 규모는 그리 크진 않지만 아기자기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있어요. 이용자 분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대한의 배려와 조건, 환경을 갖추고 있는 장봉혜림원. 인정 많고 웃음이 넘치는 이용자 분들의 얼굴 속에서 행복을 엿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곳의 환경이 이렇게 아름답고 좋기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이어서 이튿날 프로그램이 시작됐어요. 장봉혜림원을 방문하기 전 여러 가지 체험활동 중 하나를 선택해 신청하는 것이 있었는데요, 체험활동의 내용에 따라 각기 다른 장소로 이동했답니다. 저희 가족은 시계 만들기를 신청했어요.
향초와 비누 만들기 프로그램도 있었는데요, 이는 장봉혜림원의 주역상품이라고 해요. 곧 시계도 만들 예정이라고 하니 모두 파이팅이에요! 저희 가족은 이곳, 장봉혜림원의 카페 테라스에서 시계 만들기를 진행했답니다.
담당자님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저희 가족도 작업을 시작했어요. 무언가를 창조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죠? 그래도 열심히 바탕을 칠하고 꾸미면서 아이들과 힘을 합해 작업을 해나갔어요.
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가며 최대한 예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든 예쁜 시계들! 쑥스럽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다 만들려니 쉽진 않더라고요. 시계 중 하나에는 교보생명 공식 블로그 이름이기도 한 '가족 꿈 사랑'을 적어 넣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항상 예쁘고 푸른 꿈을 꾸기를, 우리 가족 안에 항상 사랑이 충만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열심히 적었답니다. ^ㅡ^
시계 만들기 프로그램을 끝낸 뒤에는 점심 식사를 마친 뒤 각자 숙소에서 짐을 정리하는 시간을 지녔어요. 마지막으로 나눔회관에서 소감문을 발표하기 전, 모두가 함께 모여 단체 사진을 찍었답니다.
이런 행사나 발표 시에는 매번 제가 발표를 했었지만, 이번에는 아이들 아빠에게 발표를 맡겼답니다. 생각보다 잘 해주었던 아이들 아빠.^^
조별 발표가 마무리된 후에는 언제 작업하셨는지, 장봉혜림원 관계자 분들이 어제와 오늘 저희가 활동했던 내용을 영상에 담아주셨답니다. 다들 웃으면서 이틀 동안의 일과를 확인하면서 교보생명 다솜이 가족자원봉사활동을 마무리 지었어요.
원장님의 폐회사를 끝으로 장봉혜림원에서 소중하게 담아주신 선물도 한 아름 안고 저희는 혜림원과 작별을 해야 했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깊은 정이 들었던 장봉혜림원. 이곳에서 저희 가족이 오히려 보고 느끼면서 배운 점이 너무도 많은데 이렇게 돌아가는 길을 배웅해주며 선물까지 챙겨주셔서 그 정에 괜스레 코끝이 찡했답니다.
장봉도 여객터미널에서 저희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은 항구에 배가 들어오길 기다리며 대기했답니다. 마지막으로 장봉도를 떠나기 전 찰칵! 찍어보았어요.
드디어 배를 타면서 저희 가족은 점점 멀어지는 장봉도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답니다. 환하게 미소 짓던 장봉혜림원의 담당자 분들과 이용자 분들을 떠올리면서, 모두 건강히 잘 지내시길 바랐어요. 장봉도의 장봉혜림원은 여러분의 따스한 관심과 방문을 언제나 환영한답니다. 웃음을 잃지 않고 이용자 분들을 위해 애써주시던 모든 관계자 분께 존경을 표해요.
사실, 1박 2일 동안 저희 가족이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장봉혜림원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심히 걱정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굳이 봉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함께 어울리는 것 자체가 이분들께는 고맙고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해요. 작은 관심에서부터 큰 사랑이 생겨나는 만큼 이곳에서 보낸 이틀을 그저 스쳐 지나간 추억으로 여기지 않고 저희 가족 모두 타인에 대한 관심을 실천해보려 해요.
이번 교보생명 다솜이 가족자원봉사를 통해 저희 가족은 잊지 못할 시간을 만들었답니다. 또, 장애를 나와 다르다 구분 짓는 시각은 장애 그 자체가 아닌 우리의 선입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이번 여정에서 깊이 새겨볼 수 있었어요. 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터전을 마련해주고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삶을 꿈꾸는 장봉혜림원의 꿈이 꼭 실현되기를 기도해봅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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