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31. 14:19
|K2 트레킹|
지구촌의 대자연을 즐기는 트레킹 마니아들에게 가장 가고 싶지만 가장 가기 어려운 대상지로 K2 Base 트레킹을 꼽습니다. K2(8,611m)는 에베레스트(8,848m) 다음으로 높지만 산악인들에겐 가장 오르기 어려운 히말라야8,000m 봉우리의 제왕입니다. 트레커들에게도 K2 BC는 소위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최후의 트레킹 코스이고요.
K2 BC트레킹이 어려운 이유는 우선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파키스탄과 중국의 접경지대에 있는 K2는 가장 가까운 도시인 스카르두까지 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의 수도)에서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따라 24시간 이상 버스로 이동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사륜구동 지프를 타고 12시간 정도 거친 산길을 올라가면 본격적인 도보 트레킹이 시작되는 아스꼴레 마을에 닿습니다.
이 하늘아래 첫 동네에서 K2 Base(5,000m)에 가는 길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빙하의 하나인 발토로 빙하를 따라 보통 1주일 이상 거슬러 올라갑니다.
히말라야 트레킹의 공통적인 어려움은 물론 고산의 희박한 공기에 적응하는 것이지만 이곳을 찾는 트레커들에겐 또 다른 어려움이 있습니다. 먹고 자는 것을 비롯한 모든 것을 스스로 조달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곳의 유일한 편의시설은 자연이 제공해준 야영장뿐이기 때문입니다. 식량과 텐트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이를 나를 포터를 고용해야 하므로 비용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을 보상해 주는 것은 바로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대자연의 풍광입니다. 나무와 풀 등 초록 빛깔이 하나 없는 바위와 눈과 얼음으로 이루어진 황량한 아름다움! 게다가 이런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기간도 여름 한철로 제한 됩니다. 눈이 내리면 길이 없어져 위험하기 때문에 트레커들의 출입이 금지됩니다.
저는 1999년과 2005년 두 차례 이곳을 찾았고 일생에 남을 아름다운 추억을 쌓았는데요, 특히 K2 BC에서 후세지역으로 넘어가는 코스인 곤도고로 패스(5,900m)를 어렵게 넘어 닿은 첫 캠프인 후보스팡 주변에서 만난 꽃의 천국은 잊을 수 없습니다.
눈 닿는 모든 곳이 꽃밭이었습니다. 꽃의 산, 꽃의 바다. 만년설과 빙하로 둘러 쌓인 공간에서 만난 그야말로 꽃의 천국이었습니다.
한여름에도 해가 지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곧 눈이 내리면 또다시 1년을 눈 밑에서 기다려야 하는 운명을 가진 꽃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 애잔함이 묻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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