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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세계 여행지 쿠바 아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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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4. 15:51

|세계여행|

 

밤공기가 아득합니다. ‘혁명의 땅’ 쿠바 아바나의 공기입니다. 알싸한 공기에는 여행자들의 로망인 이 땅에 대한 울컥거림이 스며있습니다. 어디선가 쿠바의 대표적인 재즈 그룹,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의 잔잔한 색소폰 선율이 들려오는 듯합니다.

 


아바나의 명물이 된 올드카

늦은 밤 쿠바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공항에 비행기가 내립니다. 모터사이클을 타고 대륙을 누비던 체 게바라의 베레모가 떠오르는 땅, 카스트로의 혁명의 도시에 다가서는 것치고 입국 심사는 꽤 간단합니다. “당신의 이름이 XX입니까?” 쿠바에 온 이유도, 며칠간 있을 것이냐는 질문도 없습니다.

어디선가 담배 냄새가 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검은 피부를 한 여인의 가는 손가락에 담배가 들려 있습니다. 시가의 고장이라 흡연에 대해서 관대한 것인지 매캐한 연기가 곳곳에 자욱한데요, 혁명이 끝난 지 50여 년, 쿠바는 변하고 있습니다. 아바나 도심은 이방인들로 흥청거립니다. 2008년 카스트로가 50년 가까이 지켜오던 쿠바 평의회 의장직을 사임하면서 쿠바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굳게 닫혔던 국경 문이 열렸고 외국인들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쿠바의 중심가에는 박물관에서나 볼 듯한 50년대 미국산 올드카들이 버젓이 거리를 돌아다닙니다. 미군정 시절, 아바나는 미국 부호들의 휴양지였고 그들이 남긴 유흥의 흔적이 수십 년 세월을 지나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울퉁불퉁한 외관의 올드카들은 아바나의 명물이 된 채 개인택시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스페인 지배의 흔적이 서려있는 아바나의 구시가

아이러니컬하게도 미국 차가 아바나의 도로를 다녀도 쿠바는 아직 미국에 대해서는 폐쇄적입니다. 힐튼 호텔・맥도널드・스타벅스 등 미국산 브랜드는 발을 들여놓지 못합니다. 미국과 연계된 신용카드도 사용이 힘든데요, 이곳에서 미국 달러는 가치도 폄하됩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정책일 뿐입니다.

 

 

쿠바 아바나에서 현지인들은 달러를 벌기 위해 외국인들을 상대로 하는 직업을 갈구합니다. 구시가인 아바나 비헤나에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성당들이 높게 솟아있습니다. 스페인 지배 당시의 잔영들입니다. 대성당 광장 앞에서는 꽃과 터번으로 치장한 여인과 시가를 입에 문 할아버지들이 ‘원 달러!’를 외치며 모델을 자청하고 나섭니다. 여행자들과 호객꾼들이 뒤섞이는 공간을 거리 악단의 하모니카 선율이 채워갑니다.

쿠바 혁명의 상징인 체 게바라는 곳곳에서 아바나의 ‘꽃’처럼 등장합니다. 아바나에서 가장 오래된 아르마스 광장 중고책 시장의 책표지로, 그래피티 벽화 속 주인공으로도 나오는데요, 혁명광장에서는 건물의 한 벽면을 체 게바라의 얼굴이 그의 어록과 함께 가득히 채우고 있습니다.

 

쿠바를 사랑했던 대문호 헤밍웨이

아바나는 헤밍웨이의 풍류가 서린 도시이기도 합니다. 20년 넘게 쿠바에 머물렀던 헤밍웨이는 아바나의 암보스 문도스 호텔에 머물며『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집필했으며 해가 저물면 대성당 옆 ‘라 보데기타’나 ‘라 플로리디타’에 들러 럼주를 기울였습니다.

 

 

미국과 쿠바의 관계 악화로 쿠바를 떠나야 했지만 그의 흔적은 아바나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한적한 어촌마을인 코히마르는 헤밍웨이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줬던 소설 『노인과 바다』의 모티브가 된 곳입니다. 헤밍웨이는 코히마르에서 낚시를 즐겼고, 그곳의 선장과 술잔을 기울이며 풍류를 나눴습니다.

해변 한쪽에는 헤밍웨이의 동상이 서 있고 그가 즐겨 찾았다는 술집 '라 테레사’에는 그의 사진들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습니다. 헤밍웨이가 실제로 거주했던 아바나남쪽의 저택은 박물관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바나 여행의 로망인 럼과 시가

쿠바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럼과 시가입니다. 럼을 한 잔 걸치며 시가 한 개비를 피우는 것은 쿠바 여행자들의 오랜 로망이기도 합니다. 럼은 민트와 탄산수를 첨가한 모히토나 콜라와 레몬을 넣은 쿠바 리브레가 대표적인데요, 투명한 것보다는 짙은 색이 더 오래 숙성된 것입니다.

쿠바산 시가는 베테랑 숙련공들에 의해 손으로 만들어집니다. 카스트로가 직접 나서서 최고급 시가를 만들 것을 지시했을 정도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쿠바의 특제 수제 시가는 한 개비에 수십만 원에 달합니다.

 

 

어슴푸레한 바에 앉아 모히토 한 잔을 기울이거나, 무희들의 현란한 룸바 춤 사이로 시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무대를 보고 있노라면 아바나의 로망은 더욱 짙어집니다. 대문호의 숨결과 혁명의 주인공들의 흔적은 아바나의 투박한 골목과 바에도 이렇듯 가지런하게 녹아 있습니다.


Tip 아바나 여행 시 알아두어야 할 것들

미국 입국이 무비자로 바뀐 뒤 미국 LA~멕시코시티 등을 경유하는 게 아바나로 향하는 일반적인 루트입니다. 중미 대부분의 지역에서 쿠바 아바나까지 항공편이 수시로 오가는데요, 택시를 타기 전 가격 흥정은 필수며 아바나에서는 히치하이킹도 성행합니다.

바 내에서는 달러나 유로를 쿠바 화폐인 페소 콘베르티블레로 환전해 사용해야 합니다. 국 달러는 캐나다 달러에 비해 80~90%의 환율이 적용되니 캐나다 달러로 가져가 환전하는 게 더 유리합니다. 쿠바 내에서는 ATM 출금이나 휴대폰 자동로밍이 어려우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입국 전에는 공항에서 비자를 구입해야 하며 출국 때 역시 별도의 공항세가 있습니다. 아바나는 1년 중 11~4월은 건기, 5~10월은 우기 입니다. 기온은 연중 22~28도를 유지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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