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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생활의 오아시스, 도시농업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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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21. 16:00

도시의 텃밭이나 옥상에서 신선한 채소, 아름다운 꽃을 직접 기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이렇게 도시에서 채소와 꽃을 키우는 일을 ‘도시농업’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도시농업이 크게 늘어난 데는 2012년 발표된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2013년부터 시행된 농림축산식품부의 ‘도시농업 5개년 계획’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또 서울시에서도 2014년에 관련 조례를 만들었고요. 농업진흥청 발표에 따르면 2014년 도시텃밭 면적은 668ha로 2010년 104ha에 비해 7배가 늘고, 도시농업 인구도 4년 사이 6배 정도 늘었다고 해요. 도시민들의 로망이 된 농사짓기, 지난봄부터 올가을까지 제가 직접 체험한 도시농업의 현장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도시농업이 뜨는 이유는?

최근 도시농업이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먹을거리를 생산한다는 기본 가치 외에도 공익적인 가치가 중요시되기 때문입니다. 도시의 텃밭이나 건물 옥상의 농원, 자연학습장은 그 자체만으로 삭막한 도시 속 녹지구역이 됩니다. 나비가 날아오고 풀 씨앗들이 떨어지고 나면서 도시의 녹색 생태계를 건강하게 연결하는 거점 역할을 해주고요. 식물의 광합성 및 호흡을 통해 산소와 수분을 배출하고 다양한 유해가스를 흡착하며 도시를 맑게 해주죠. 특히 건물 옥상이나 외벽에 심어진 식물들은 여름철 열대야 경감, 건물의 냉난방비 절감 등 에너지 절약에도 기여한다고 해요. 또 도시농업은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 도구로써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도시인들에게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어요.

우리 삶의 다방면에서 도시농업은 순 효과를 창출하고 있어요. 정부가 도시농업에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랍니다. 정부는 오는 2024년까지 지금의 단순 ‘텃밭’을 서비스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더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합니다.



경기문화정원박람회에서 만난 아름다운 정원

도시농업이 붐을 일으키면서 농업박람회, 정원박람회도 지역별로 개최되고 있는데요. 얼마 전에는 경기도와 서울에서 각각 정원박람회가 진행됐습니다. 이중 제가 찾아간 곳은 성남시청에서 열린 ‘경기문화정원박람회’예요. 10월 6일부터 9일까지 이뤄진 이번 행사에서는 작가들이 조성한 아름다운 정원부터 실내 정원 및 가드닝 관련 부스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었어요.

특히 인기를 끈 곳은 성남시청 야외공원에 조성된 가드닝 전문가의 정원이었는데요. 국화와 억새가 흐드러지게 핀 낭만적인 가을의 정원, 아름다운 연못이 인상적인 물 정원, 풍성한 텃밭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텃밭 정원까지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시청 앞 넓은 야외공원에 조성된 해바라기 정원도 장관이었어요. 관람객들은 해바라기 정원 사이로 거닐고 사진도 찍으면서 정원박람회를 만끽하는 모습이었어요.



텃밧에서 교육과 힐링을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도시농업의 모습이 박람회 현장에 있다면, 가장 익숙하게 볼 수 있는 도시농업의 풍경은 바로 도시텃밭입니다. 텃밭농사를 위해 근교로 나가야 했던 과거에 달리 최근에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이나 도시의 자투리땅을 텃밭으로 만들고 있는데요. 관악구 낙성대 공원 인근에는 지난가을부터 축구장보다 더 넓은 텃밭이 생겼답니다. ‘관악 강감찬 텃밭’이라고 이름 붙여진 텃밭농장은 구좌 수가 총 500개라고 하니 서울시에서도 상당히 큰 규모라고 할 수 있겠죠. 강남순환고속도로 공사가 끝나고 새롭게 정비된 공터를 활용해 관악구가 친환경 텃밭으로 만든 것인데요. 원래 땅 주인이었던 서울대학교와 교육청이 관악구 주민을 위해 텃밭 이용을 허락했다고 해요.


지난 8월 말 개장한 강감찬 텃밭에서 한창 배추, 무 같은 가을 채소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 맛있는 김장김치를 든든하게 책임질 주역들이겠죠? 내년 봄에는 새롭게 농사지을 사람들을 선발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은 기억해두셨다가 분양받아도 좋을 것 같아요. 한 구좌당 5만 원을 지불하면 되고 농약, 화학비료, 비닐을 사용할 수 없는 친환경 농장이니 참고하세요.



주민들의 쉼터가 된 옥상정원

다음은 최근 많이 생겨나는 도시농업의 형태인 옥상정원입니다. 옥상정원은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고, 땅이 없어도 텃밭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어요.

예쁜 텃밭정원으로 꾸며진 옥상에서 이웃과 함께 채소를 키워 나눠먹고, 동네 아이들이 놀러 와서 꽃구경도 하고, 아늑한 작은 음악회가 열리는 곳.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제가 실제 이용하고 있는 행운동주민센터 옥상의 ‘행운하늘정원’이에요. 계절에 따라 갖가지 꽃이 피고 싱싱한 잎채소가 쑥쑥 자라고 있는 모습은 옥상텃밭이라기보단 흡사 아름다운 정원에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옥상텃밭의 메인 작물 상추가 한창인 6월의 풍경입니다. 상추가 잘 자라는 5~7월은 옥상텃밭이 가장 바쁜 때이기도 합니다. 상추 수확은 장마가 시작되면 거의 막바지에 가까워져요. 상추의 여린 잎이 긴 장맛비를 이기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8월부터는 더 이상 부드러운 상추를 먹기 힘들기 때문이죠.

장마가 끝난 후 7월의 옥상텃밭은 이제 열매 식물들이 빛을 발합니다. 빨갛게 익어가는 방울토마토, 탐스럽게 매달린 풋고추, 늦여름까지 내내 열매를 맺어주는 가지까지. 이 3종 세트는 여름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주인공이랍니다.


사실 이렇게 사시사철 아름다운 텃밭정원을 가꾸고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성장과 개화 시기가 각각인 식물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죠. 무엇보다 비가 오나 뙤약볕이 내리쬐나 매일 텃밭정원을 가꾸는 사람이 꼭 있어야 하고요.

행운하늘정원에는 특별한 한 분이 있는데요. 바로 ‘텃밭 회장님’으로 불리는 조정원 씨입니다. 대학교에서 농업을 전공한 조정원회장님은 은퇴 후 농업 마스터로 강의와 원예활동을 하시면서 행운하늘정원을 직접 가꾸고 있습니다. 이분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행운하늘정원이 주민들의 힐링 공간이 될 수 있었죠.

서울시가 야심 차게 만든 공공건물의 옥상텃밭 중 80%가량은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행운하늘정원의 성공 사례는 도시농업 전문가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화분 한 개, 채소 한 포기부터

텃밭이나 옥상정원을 이용할 수 없다면 우리 집 옥상이나 베란다에서 도시농업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희 아파트 옥상 풍경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베란다 텃밭을 시작했는데요. 햇빛의 강도가 약하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베란다 안에서는 채소를 튼튼히 키우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어느 날 아파트 옥상에서 자기만의 텃밭을 만들고 가꾸는 주민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때부터 저도 조그만 제 텃밭을 가꾸게 됐습니다. 상추와 고추, 깻잎, 허브 잎이 한창인 여름이 지나고 지금은 9월 초에 심은 김장채소인 배추, 무, 쪽파가 잘 자라고 있어요. 배추와 무는 물만 잘 주면 큰 어려움 없이 잘 크는 채소입니다. 배추는 벌레가 생기지 않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면 모종을 심은 지 90일 후에 속이 꽉 찬 배추를 수확할 수 있답니다. 저희 식구가 먹을 김장김치는 충분히 만들고도 남을 양이죠. 10월에 파종 가능한 채소는 시금치가 적당합니다. 얼지 않은 한 겨울 내내 수확해서 먹을 수 있고 겨울을 지나 봄에도 수확할 수 있어요. 근사한 텃밭상자나 화분이 없어도 스티로폼 박스 몇 개면 채소를 키워먹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 도시농업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

도시농업을 해보고 싶지만 아무 정보가 없다면 아래 사이트에서 도시농업과 관련된 정보를 먼저 찾아보세요.

1. 각 지역의 농업기술센터 사이트(예> 서울시농업기술센터 agro.seoul.go.kr) : 가까운 지역 텃밭 분양정보, 작물 재배 방법, 도시농업 체험 프로그램 신청

2. 도시농업지원센터(www.uasc.or.kr) : 도시농업 전문가 교육, 인농사, 농자재 보급, 텃밭조성, 분양, 기술정보 안내

3. 서울시 도시농업정책과(www.seoul.go.kr) : 서울시 도시농업 정책 및 체험프로그램 소개, 서울시 지정 친환경 텃밭 신청



내가 가꾼 작은 텃밭에서 채소를 키워먹고 예쁜 꽃을 감상하는 것, 더 이상 생각만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어요. 앞으로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시농업 활성화에 나선다고 하니 어렵게만 생각했던 도시농업을 이제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바쁜 도시 생활이지만 작은 여유와 쉼터를 만들어 가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 아닐까요? 도시농부를 꿈꾸는 여러분, 작지만 힘차게 도시농업을 시작해보세요. 지금까지 가꿈사 와이프로거 9기 김덕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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