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31. 16:49
언제나 행복한 기분으로 살아간다면 좋겠지만, 우리는 자주 부정적인 기분에 휩싸이곤 합니다. 흔히 부정적인 마음을 두고 ‘드러내지 않아야 좋은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를 잘 조절하고 표현한다면 오히려 마인드 컨트롤에 도움이 돼요. 슬픔, 분노, 질투 등 부정적인 마음을 올바르게 쏟아내 마음을 통제하는 방법 그리고 삶에 행복한 생각을 채우는 방법에 대해 전합니다.
감정 조절이란?
“차만 타면 조급해지고 감정 조절이 되지 않아요. 차가 막히면 답답하고 앞차가 조금만 늦게 출발해도 클랙슨을 빵빵 울리고 속으로 욕을 하기도 합니다. 차에서 내리고 나면 후회하게 되는데 운전하면 반복되요. 어떻게 하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까요?”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분들은 감정의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 하며 그 감정을 느낀 자신을 자책하고 감정을 조절하고 싶어합니다. 감정을 조절하는 것, 과연 가능할까요? 우리는 우리가 몸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우리는 어떻게 보면 몸의 주인은 아니다. 몸의 주인이라면 마음대로 조절 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어요. 우리 몸 안에 있는 장기 중에 어느 것 하나도 내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하죠. 맥박을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땀이 나는 것도 마음대로 하지 못합니다. 상황에 맞게 몸이 알아서 반응 하는 것이지 내가 통제하는 것은 아니에요. 감정도 그래요. 내가 느끼는 감정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불안하고 우울해합니다. 만약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힘들어 하는 우울감이나 불안감, 화를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생각도 마찬가지에요. 생각을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 대부분의 생각은 나도 모르게 하게 됩니다. 생각을 통제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생각은 통제되지 않아요. 감정도 생각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심장이나 위장을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듯이 뇌도 내 마음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고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실 내가 처한 상황, 그 상황에서 내가 하게 되는 생각, 그리고 그 생각의 결과로 나타나는 내 감정과 신체 변화를 조절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통제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만난 상황에서 생각하고 감정을 가지고 나서 그 상황에 대해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 행동으로 상황에 변화를 주어 생각에도 영향을 주고, 감정에도 영향을 주어 간접적으로 조절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행동은 몸으로 움직이는 것만이 아니라 어떤 감정이 들었을 때 그 감정을 느끼게 된 상황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을 다시 하는 것을 말합니다. 결국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감정 자체의 발생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생긴 다음에 감정에 대해 표현하는 행동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소통의 시작은 인정
그럼 감정에 대해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소통한 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어떤 상황에서 상대와 소통한다고 느끼게 되나요?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너무 힘들어한다고 가정해 보면 헤어짐의 아픔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당신에게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대해주기를 바라죠? 뭘 그런 것 가지고 힘들어하냐고 하면서 다른 사람을 만나보라고 권하는 친구가 도움이 되나요 아니면 힘들어하는 감정을 물어보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어떤 의미로 작용해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들어주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유라면 충분히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인정해 주는 사람이 위 로가 되나요? 소통은 감정을 인정받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불안해하고 있을 때 뭐 이런 것을 불안해하냐고 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해도 충분히 불안할 수 있다고 인정해주는 것에서 소통은 시작됩니다. 불안한 사람에게 왜 불안해하냐고 하면 불안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불안을 인정받으려고 불안을 더 과장하거나 불안해하는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해 자책하고 자신을 열등하게 생각합니다. 인정해주면 설명할 이유도 없고 특별하게 생각하지도 않아서 상황을 해결하는데 집중할 수 있는 것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 때문에 더 상황에 집착하거나 자신에 대한 열등감에 빠져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소통의 두 번째 과정은 감정의 이유에 대해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기에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듣고 현재 상황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그런 생각이 지금 느끼는 감정으로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공감해주는 거예요. ‘이해한다’는 영어 표현이 ‘understanding’인데,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처한 상황 아래서 있어봐야 이해가 된다는 뜻이에요. 상대의 입장에서 어떤 상황에 있고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고, 그 해석으로 어떤 감정이 생겼는지 아는 과정이 이해의 과정입니다. 이해의 과정이 소통이고 이렇게 소통될 때 공감이 되고 충고나 조언이 수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과 소통이 되지 않는 이유도 아이들이 어떤 감정인지 들어보지도 않고 어떤 생각으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확인하지 않고 부모의 입장에서 다 아는 것처럼 조언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인정되어 감정과 싸울 이유가 없어지고 현재 느끼는 감정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각 때문에 생겨난 감정인지 확인하게 되면 옆에서 충고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 하고 대처해나갈 수 있어요. 생각의 과장이나 왜곡으로 감정이 과장되고 있다면 다시 생각을 하고 객관화해 감정의 변화를 유도할 것이고 감정을 유발한 생각이 합당하다면 감정을 줄이기 위해서 상황에 맞게 적절한 행동으로 대처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을 알고 있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주변에서 간섭하지 않고 스스로 잘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충분히 감당하고 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있어 힘든 상황을 자신의 경험에 따른 선입견이나 열등감 없이, 주변의 시선에 대한 의식 없이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면 누구든 그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해 힘든 경험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마인드 컨트롤은 자신과의 소통
마인드 컨트롤이 자신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을 통제하는 것은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불가능한 것이에요.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나도 모르게 드는 감정, 나도 모르게 하게 되는 생각을 조절할 수 없어요. 그렇다면 나 자신과도 통제보다는 소통이 필요해요. 그리고 소통하려면 인정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느끼고 있는 감정을 의심하거나 없애려 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해요. 불안이 느껴질 때 왜 불안한지 의심하거나 불안을 감추려 하고 불안한 자신을 자책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불안할 수 있음을 인정하세요. 불안을 인정할 때 불안하게 만든 위험한 상황에 대해서 대처 할 수 있어요. 불안과 씨름하다 보면 정작 불안하게 만든 상황에 대해 대응하지 못하게 돼요. 감정을 충분히 인정한 후에는 자신과 소통하기 위해 나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지금 이 순간 가지게 된 감정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해석해서 가지게 된 감정인지 관찰해야 해요. 사실 우리는 생각의 많은 부분을 의도하지 않아요. 과거의 경험 속에서 형성된 많은 믿음이나 가치판단 기준, 고정관념 등의 영향으로 무의식적, 반사적으로 자동적으로 판단해요. 반사적인 생각에 따라 가지게 된 감정으로 행동하기 전에 자신의 감정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시간은 생각의 왜곡을 줄이고 감정의 과잉과 그에 따른 과장된 행동을 줄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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