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을 이기는 겨울철 건강비법

어느 날 20세 중반의 한 여성이 1개월 이상 기침을 호소하며, 식은땀과 더불어 피로를 호소하여 내원했습니다. 폐 부위에 약간의 잡음이 있어 흉부방사선 검사를 의뢰하니 폐결핵으로 의심•진단 돼 객담검사 등의 검사 필요성과 치료에 대한 설명을 한 적이 있어요. 또 50세 중반의 남자가 폐결핵을 진단 받은 후 치료약을 복용하던 중 소화 장애와 심한 피로감을 호소해 폐결핵 치료를 한약으로 하고자 내원했습니다. 적절한 검사와 더불어 한약 복용을 병행해 소화 장애 및 피로감을 회복시킨 경우도 있습니다. (글.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정희재 교수)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결핵

보통 성인결핵의 임상증상은 상당히 진행할 때까지도 전혀 증상이 없다가 우연히 X선상 발견되는 경우가 자주 있어요. 가장 흔한 전신증상은 발열증상으로 흔히 미열이지만 진행하면 고열도 날 수 있습니다. 특징적으로 오한은 없고 오후에 열이 나며, 밤에 잠이 들면 식은땀과 함께 열이 내리는 전형적인 증상이에요. 이밖에 피로감, 식욕부진, 완만한 체중감소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여자는 월경불순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들 증상은 모두 서서히 발생하며 폐결핵의 경우는 기침, 객혈, 호흡곤란 등의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납니다. 결핵이란 병은 활동성 결핵환자의 결핵균이 포함된 기침 혹은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돼, 이를 주위 사람들이 들이마심으로써 감염되는 질병이에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 지만, 감염된 모든 사람들이 결핵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결핵균에 감염돼 면역력이 정상인 상태에서는 발병하지 않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어요. 결핵의 약 85%는 폐에서 발병하는 폐결핵이지만 우리 몸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 위치에 따라 병명이 달라져, 림프절에서 발생하면 림프절결핵, 척추에서 발생하면 척추결핵, 장에서 발생하면 장결핵 등으로 불리게 됩니다. 결핵의 감염과 발병결핵균에 감염됐다 해서 모두 발병하는 것은 아니며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 중 약 10%만 발병해 결핵환자가 되고 나머지 90%의 감염자는 면역기전에 의해 평생 발병하지 않아요. 또한 결핵균 감염 후 1~2년 내에 50% 정도가 결핵이 발병되고 나머지 50%는 잠복상태로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하게 돼요. 감염균의 양이 많을수록 발병률이 높고 알콜중독자, 영양실조, 당뇨, 위절제술, 면역억제제 사용자, 기타 만성질환이 있으면 발병률이 높고 소아에서도 발병률이 높습니다. 폐결핵은 한의학에서는 노채(勞瘵) 또는 폐로(肺瘵)로 기술된 질환이에요. 이와 유사한 질환으로는 허로(虛勞), 허손(虛損), 골증(骨蒸), 노채(勞瘵) 등에서 본병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요 임상증상으로서 해수(咳嗽), 객혈(喀血), 조열(潮熱), 도한(盜汗) 등이 있답니다.

한의학에서는 기허(氣虛: 신체적으로 무력하고 식욕이 떨어 진 상태)증이나 진액(津液: 우리 몸에 영양을 공급하고 피부와 관절을 윤택하게 하는 영양소)이 부족해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음허화왕(陰虛火旺: 정상적으로 조절되지 않는 몸 안의 과항진된 대사 작용과 및 정신적인 흥분)의 병리적 상태에서 열이 발생하면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 들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밤늦게 공부해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청소년들, 체중 감소를 위한 심한 다이어트조절을 하는 20대 젊은이, 지나치게 잦은 초과 근무와 과도한 음주 등을 피할 수 없는 직장인에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두 몸의 정상적인 균형상태가 깨지면서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며 발생하는 경우예요. 특히 한의학에서는 정신적인 흥분이 심하고, 몸에 열이 많은 사람 중 진액(津液)이 부족한 사람이 이러한 환경에 노출되면 발생되는 경 우가 많다고 봅니다. 

결핵의 치료

결핵치료의 핵심은 일정한 시간에 정확한 용량의 항결핵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며, 결핵약을 복용하고 1~2주가 지나면 증상이 완화되거나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러나 결핵균은 증식이 매우 느려 일부 결핵균이 죽지 않고 다시 증식하여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최소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또한 결핵치료를 시작해 2주 정도 약을 복용하면 대개의 경우 전염력은 사라지게 됩니다.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죽지 않은 채 존재하던 결핵균이 다시 증식해 재발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기존 약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결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절대로 중도에 약복용을 그만둬서는 안 돼요. 결핵균을 사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양약을 복용해야 하며, 한의학에서는 주로 병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기침, 가래, 소화 장애, 만성피로 및 열감 등의 증상을 감소시키면서 신체의 허약한 장기를 보하는 약물요법이 주가 되고 있어요. 한약을 병용할 때는 전문한의사의 진단 하에 적절한 검사를 시행해 부작용의 피해를 방지해야 합니다. 주로 온몸이 나른해 자주 피곤함을 느끼고 식욕저하 등을 호소하는 경우는 인삼(人蔘), 황기(黃 )와 같이 기(氣)를 끌어올 리고 기(氣)를 강하게 해주는 약을 복용케 하는데, 대표적인 처방은 보중익기탕, 육군자탕 등입니다. 몸이 마르고 입이 바짝 바짝 마르고 피부가 몹시 건조하며 기침, 객혈(喀血)증의 증세가 있는 사람과, 열이 나며 얼굴이 붉어지고 손바닥, 발바닥이 화끈거릴 때 산수유(山茱萸), 천문동(天門冬) 등 신(腎)을 보(補)하며 음(陰)을 자양(滋養)하는 약물을 사용하는데 대표적인 처방은 자음강화탕, 육미지황탕 등이에요. 적절한 한약의 복용은 면역력 회복을 통한 저항력 향상과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나아가 재발의 방지에도 도움이 됩니다. 

겨울의 면역력 강화 및 폐 건강 유지 생활법

정기(正機)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게 되면 우리 몸의 기능을 담당하는 오장육부(五臟六腑)의 활동과 기혈의 흐름을 주관하는 경락(經絡) 생리기능이 유지돼 인체의 음양(陰陽), 기혈(氣血), 정기신(精氣神:정신과 육체)이 균형을 통해 질병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어요. 겨울은 지금까지의 활동을 통해 얻어진 결과물을 축적하고, 충분한 정신과 육체의 휴식과 더불어 지속적인 단련을 통해 재정리하고 내실을 충실하게 하는 시기로, 태양의 활동시기와 동일하게 일찍 자서, 늦게 일어나고, 과도하게 일을 피하며 몸을 따뜻하게 해, 양기를 충분히 보양하고 정신적인 안정에 힘을 쓴다면 면역력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호흡기는 지나친 추위와 건조를 싫어하므로, 코와 목의 온도 유지를 위해서는 마스크 또는 목도리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겨울에 지나친 사우나나 반신욕 등을 피하고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해 몸 안의 수분으로 통해 코와 목의 청정작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실내 및 밀폐된 환경에서 생활이 많으므로, 실내의 환기와 손 소독으로 감염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처럼 건강이란 손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진정한 건강 이란 건전하고 절제력 있는 생활을 꾸준히 유지해 정신적, 육체적 조화를 이룸으로써 얻을 수 있어요. 약물은 건강을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폐결핵 환자의 주의사항 

하나. 폐결핵의 경우 호흡기 전염병이므로 주위 사람들에게 결핵균을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시작 전 증상을 보이는 경우와 치료 시작 후 결핵균검사에서 음성 이 될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 흡연은 폐의 면역기능을 억제해 결핵의 발병을 쉽게 할 뿐만 아니라 결핵치료에도 장애가 돼요. 결핵약의 부작용으로 간독성이 발생할 경우, 음주는 간 기능을 악화시키고 여러 약물대사에 악영향을 미쳐 치명적인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금연 금주는 필수입니다. 

셋. 면역력 향상을 위한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필요해요. 계절에 많이 나는 음식 위주로 식단을 만들고 단백질 섭취도 충분히 해야 합니다. 

넷. 결핵을 치료하는 약은 상당히 독하기 때문에 휴식이 절대적이에요. 몸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숙면이 가장 중요하며, 평소보다 숙면시간을 1~2시간 정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