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라이프

본문 제목

숨쉬는 역사의 감각들,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빛, 소리, 풍경

본문

2017. 11. 20. 18:22

현재 덕수궁에서는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외프로젝트가 진행중이에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는 현대미술작가 9명의 작품들이 총 7곳에 전시돼 있는데요. 이 중 여섯 작품을 소개해 드릴게요. 그럼 역사를 숨쉬는 것처럼 생생하게 재해석한 덕수궁 야외프로젝트를 관람하러 같이 가볼까요?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 빛, 소리, 풍경

국립현대미술관과 덕수궁관리소가 공동 주최하는 <덕수궁 야회프로젝트 : 빛, 소리, 풍경>전은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입니다. 작가들이 직접 한국 근대사 및 대한제국 시기에 대한 자료 수집과 조사를 진행하고, 덕수궁을 오랫동안 드나들며 역사적 배경과 공간적 특성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전시회는 작품 자체로도 가치가 있지만 덕수궁이라는 공간과 함께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어요.



중화전 동행각 ‘온돌야화’

첫 번째로 만나본 작품은 중화전 동행각에서 볼 수 있는 장민승과 양방언 작가의 ‘온돌야화’입니다. 입구를 제외하곤 빛이 들어오지 않는 상영관에서 23분 동안 320장의 사진이 연속적으로 지나가는데요, 이 사진들은 근대 사진가 황철의 사진첩을 비롯하여 국가기록원, 국립고궁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근대기 사진들이라고 합니다. 평범하게 사람들이 지나가는 사진부터 옛날 궁 주변 모습까지 볼 수 있어요. 사진과 함께 첼로 선율과 파도 소리가 흘러나와 더 재미난 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작품 ‘온돌야화’와 덕수궁의 풍경, 사진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페이스북)

작품을 가까이서 관람하면 마치 어둠 속에 있는 것 같지만 조금 뒤로 물러나 보면 멋진 덕수궁의 풍경과 함께 볼 수 있답니다. 과거의 기록을 덕수궁의 풍경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여러분도 작품만 보시지 말고 덕수궁과 작품을 함께 감상하시면 새로운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석조전 서쪽 계단 ‘딥다운-부용’

두 번째 작품은 김진희 작가의 ‘딥다운-부용’ 입니다. 이 작품은 석조전 서쪽 계단에서 만나보실 수 있는데요, 작품이 공중에 먼지처럼 떠 있어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거나 멀리서 주변 풍경과 같이 관람하셔야 해요. 

김진희 작가는 2009년부터 기기의 물질적인 분해와 재조립 방식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해요. 이 작품 또한 작가의 특성이 잘 드러났는데요, 희로애락의 시간이 축적된 공간인 덕수궁의 장소성에 주목했답니다. 저희가 간 날에는 비가 와서 빗소리와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빗소리, 바람, 단풍 등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작품의 느낌이 달라져 매력적인 작품이었어요. 




석조전 복도각 ‘프리즘 효과’

(사진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페이스북)

세 번째 작품은 석조전 복도각에서 볼 수 있는 정연두 작가의 ‘프리즘 효과’입니다. 이 작품 또한 다양한 각도를 이용한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고종과 덕혜옹주를 4장의 사진으로 담았는데 각각 타인, 침략자, 공적, 사적의 시선으로 분리해 담아냈습니다. 4장의 사진은 각 다른 방향을 향해 전시되어 있지만 돌아가면서 보다 보면 사진 속 장면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실제로 석조전 2층 테라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라, 당시 고종과 덕혜옹주의 모습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석어당 ‘시작점의 풍경’

네 번째 작품은 석어당에서 볼 수 있는 권민호 작가의 ‘시작점의 풍경’입니다. 덕수궁과 주변 풍경에 대한 잔상을 작가만의 드로잉을 통해 도면화한 작품이에요. 작품은 연필과 목탄을 사용해 날카로움과 세련미를 동시에 같이 느낄 수 있어요. 마치 대한제국 시기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함축시켜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답니다.


(덕수궁의 석어당, 사진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페이스북 페이지) 

‘시작점의 풍경’ 작품을 볼 때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게 있는데, 바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석어당이에요. 석어당을 멀리서 보면 마치 작품을 품고 있는 듯해 이 또한 하나의 작품 같답니다. ‘시작점의 풍경’의 작품을 관람할 때는 석어당의 모습도 놓치지 마세요!



덕홍전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 ‘책가도 389’

(덕홍전 전시 작품 ‘책가도 389’ 와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 사진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페이스북 페이지)

덕홍전에서는 강애란 작가와 임수식 작가의 작품을 같은 공간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덕홍전은 명성황후의 신주와 위패를 모시던 경효전이 화재로 소실되고, 1906년에 같은 자리에 새로 지은 건물이에요. 원래는 고위 대신과 사신들의 접견 장소로 쓰였다고 해요. 가까이서 보고 싶었는데 우천 시에는 출입 금지라 아쉽게도 밖에서만 관람했답니다. 


먼저 강애란 작가의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은 네온사인을 이용한 작품으로 고종황제가 서재에 어떤 책이나 물건을 두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했다고 해요. 네온사인처럼 빛을 이용한 작품으로 100여 권의 디지털 북과 실제 서책, 오래된 가구, 영상 등으로 구성되어있어요. 이 작품을 통해 고종황제의 소소한 취향도 상상해볼 수 있었답니다.


(임수식 作 ‘책가도 389’, 사진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페이스북 페이지)

임수식 작가의 ‘책가도 389’는 책과 책장을 중심으로 문방사우 및 화훼, 기물들을 그린 그림이에요. 임수식 작가는 2007년부터 책가도 연작을 시작했다고 해요. 이번 작품은 그 시리즈 중 하나로 강애란 작가처럼 고종황제의 책에 대한 상상에서 작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작가가 개인적으로 연구한 대한제국과 관련된 여러 자료들을 조합하여 해체한 후 사진 형식의 이미지로 재구성했습니다. 두 작가의 작품을 보니 작가의 상상에서 출발하였지만 역사를 배경으로 두고 있어서인지 마치 고종황제의 서가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답니다. 



숨 쉬는 역사의 감각들 같이 느껴보기

소개해드린 5개 작품 외에도 함녕전에서 볼 수 있는 이진준 작가의 '어디에나 있는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시리즈 - 불면증 & 불꽃놀이' 함녕전 행각에서 볼 수 있는 오재우 작가의 '몽중몽'이란 작품도 있습니다. 작품 모두 여러 각도로 들어오는 빛의 변화를 느끼거나, 귀를 열고 배경 음악에 집중해야 하는 등 단순히 시각만 자극하는 작품이 아니라 다양하게 관객의 시각을 달리하여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또한 모든 작품이 덕수궁과 역사를 대상으로 풀어내고 재해석하고 있어 작가들의 다양한 관점을 생생하게 알아볼 수 있었답니다.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 빛, 소리, 풍경>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
전시기간 : 2017.09.01 (금) ~ 2017.11.26 (일)
관람시간 : 09:00 ~ 21:00 (월요일 휴관)
입장료 : 전시 무료 / 덕수궁 입장료 1,000원 (92년생 이하 한국인 무료) 


지난 9월부터 시작한 덕수궁 야외프로젝트는 이번 주말이면 막을 내려요. 덕수궁 야외프로젝트를 감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찾아가보세요. 지금까지 가꿈사 11기 김가윤, 김나연이었습니다. 




행운 가득! 행복 가득! 가꿈사가 준비한 이벤트 참여하고 선물 받으세요!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