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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하는 무주 덕유산 눈꽃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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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13. 17:25

|덕유산|

 

겨울이 되면 누구나 한 번쯤 세상의 티끌을 모두 하얗게 덮어버리는 함박눈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새하얀 겨울 산행을 꿈꾸게 되는데요. 눈꽃이 가득한 겨울 여행의 1번지, 덕유산 향적봉으로 가봅시다. 뽀드득거리는 눈을 밟으며 걷다 보면 투명한 겨울이 선사하는 상쾌함과 짜릿함에 몸도 마음도 경쾌해질 것입니다.

 

 

덕유산에서 즐기는 눈꽃 산행


겨울 여행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눈 내리는 풍경 속을 여행하거나, 하얀 눈이 내려 설국을 이룬 곳을 걸어보는 일입니다. 하지만 눈이 펑펑 내리는 시기에 여행을 한다는 것이 교통도 위험하고 여러 가지 불편한 일들을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니 망설여지기도 하는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건조하고 차가운 겨울바람만 불어대는 곳보다 눈 내리는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 훨씬 운치 있고 따뜻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조금만 마음을 먹으면 일상에서 벗어나 새하얀 눈세상을 만날 수 있답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봅시다.

경쾌하게 뽀드득 소리를 내는 하얀 눈을 밟으며 즐기는 눈꽃 산행은 생각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이와 같은 겨울 여행을 하려면 높은 산을 올라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쉽게 마음먹기가 힘들어지는데, 덕유산은 그런 걱정을 한방에 날려버리는데요. 태백산맥에서 뻗어나온 소백산맥과 남녘의 어머니 품 같은 지리산을 잇는 덕유산은 덕德이 많고 너그러운 어머니 같은 산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그 꼭대기 봉우리는 1,614m의 향적봉입니다. 겨울, 그리고 눈꽃 산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덕유산은 온통 새하얀 풍경을 우리 앞에 펼쳐 보이며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신세계를 경험하게 합니다.

 

 

 

겨울 산행객들에게 활짝 열린 덕유산


대개 겨울 산을 오르려면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등산복에 등산화, 그리고전문적인 방한장비까지 중무장을 해야만 하는 게 보통이지만 덕유산은 다른데요. 한겨울이면 스키어와 보더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덕유산 리조트에 관광용 곤돌라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만선봉을 중심으로 슬로프들이 운집한 지역은 콘도와 호텔들이 주를 이루는 반면, 설천봉 주변 지역은 국내에서 가장 긴 슬로프인 ‘실크로드’가 6.1km이어집니다. 베이스캠프로부터 해발 1,520m의 설천봉을 이어주는 곤돌라 덕분에 언제나,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눈꽃 산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만약 어린아이와 동반한 여행이라면 리조트 안에 마련되어 있는 눈썰매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답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눈꽃으로 뒤덮인 순백의 산길을 쉽게 걸어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겨울철 설천봉은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되는데요. 요즘은 동남아시아 등 겨울을 보기 힘든 나라의 여행객들에게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아이들의 신나는 놀이터인 덕유산 리조트의 눈썰매장

 

기암절벽이 만들어내는 눈부신 풍경들


덕유산 자락의 백련사에서 시작되는 구천동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폭포와 기암절벽들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무주 1경인 라제통문에서부터 33경인 덕유산 정상의 주목군락까지 헉 소리 나는 절경들이 줄줄이이어집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라면 삼공리부터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6.5km의 계곡트래킹이 제격입니다. 하지만 눈이 내리는 겨울에는 산 위쪽으로 눈을 돌려봅시다. 덕유산 리조트의 만선베이스에서 출발하는 8인승 관광용 곤돌라는 불과 15분 만에 고도 1,520m의 설천봉에 닿는데요. 곤돌라가 고도를 높이면 눈밭의 스키어들은 점점 멀어지고 창 밖의 풍경은 이내 짙은 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당연한 이야기 지만 산 위의 날씨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특히 해발 1,500m가 넘는 산들은 구름 속에 가려져 있는 경우도 많고, 갑작스럽게 함박눈이 내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합니다. 하지만 가끔씩 보여주는 파란 하늘은 하얀 눈과 어울려 환상적인 그림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푸르다 못해 검푸른 빛깔을 보이는 하늘을 바라보면 쌓인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 버립니다.

 ▲ 설천봉에서 항적봉을 오르는 등산로

 

천혜의 자연이 펼쳐놓는 이국적인 설경


설천봉의 상징물처럼 여겨지는 근엄한 상제루를 지나면 향적봉으로 이어진 0.6km의 등산로로 들어서게 됩니다. 길의 대부분이 나무 데크와 계단으로 되어 있어 걷는 데 큰 어려움은 없는데요. 하지만 정상까지 가겠다고 생각했다면 두툼한 겉옷과 장갑만큼은 꼭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길이가 짧다고 깔봤다간 영하 20도의 매서운 칼바람에 혼쭐이 날지도 모릅니다.

등산로 주변의 나뭇가지와 주목朱木들은 하얀 눈꽃이 피어 절경을 만들어내는데, 중간쯤 오르다가 설천봉을 내려다 보면 그 풍경이 천상의 도시를 연상케 할 만큼 이국적입니다. 날씨가 좋다면 그 너머로 적상산의 산정호수가 손에 잡힐 듯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향적봉에 오르면 켜켜이 이어지는 산들의 능선이 부드럽게 나타나는데요. 향적봉 주변으로는 주목들이 군데군데 위용을 자랑하고 있어 고산의 느낌을 제대로 전해줍니다. 몸통이 붉은 빛을 띠어 ‘붉을 朱(주)’자를 쓰는 주목은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곳에서만 자라는데 살아서 천 년, 죽어서도 썩지 않고 천 년을 그 자리에 서 있다고 해서 지조와 우직함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체력이 허락한다면 향적봉을 넘어 조금 더 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포근한 흰 눈 사이를 조용히 걷다 보면 높은 산의 상쾌한 공기 때문에 가슴이 한결 시원해질 것입니다.

 

▲ 항적봉에서 중봉에 이르는 구간의 주목 朱木들   ▲ 설천봉의 명물 상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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