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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마스터 클래스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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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4. 09:36

신선한 가을을 기다리며 광화문글판도 가을 맞이 준비에 한창입니다. 9월, 새롭게 바뀔 광화문글판이 기대가 되는데요. 가을의 광화문글판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는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작품으로 꾸며지기 때문입니다.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한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대상 수상작이 광화문글판 가을편으로 제작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 현장을 함께 확인해보실까요? 


#광화문글판이란?

광화문글판은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외벽에 걸리는 가로 20m, 세로 8m의 대형 글판으로, 지난 1991년부터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광화문글판은 교보생명을 창립한 故 신용호 창립자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는데요. IMF 시기에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광화문글판은 1년에 4번, 계절에 따라 그 옷을 갈아입습니다. 시민들에게 각 계절에 어울리는 시를 추천 받은 후,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의 심사와 전문 디자이너들의 노력에 의해 한 편의 광화문글판이 완성되는데요. 매해 가을편의 경우, 전문 디자이너가 아닌 젊은 ‘대학생’의 손에서 그 디자인이 완성됩니다. 바로 2014년부터 시작된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들이 그 주인공이죠. 


2018년 광화문글판 가을편의 문구는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오장환 시인의 ‘종이비행기’입니다. 


못 쓰는 종이로 비행기를 접는다

비행기는 푸릉푸릉 날아갈 테지

하늘나라 별애기를 태우고 올 테지

-오장환 ‘종이비행기’-


이번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대상 수상작 역시 9월부터 광화문 교보생명 사옥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올해 대상 수상의 주인공을 만나보실까요?


# 2018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대상 수상자, 최현석 씨 인터뷰

1.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북대학교 예술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는 최현석입니다. 현재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하고 있고, 한글 폰트 디자이너로서 한글 폰트를 만들어 무료로 공유하는 등 예술 전공자로서 사회 공헌을 위한 일도 하고 있습니다.


2. 이번 작품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었나요?

흔히 대학의 상대어는 사회라고 하죠. 대학생과 사회인을 구분 짓는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라는 공동체가 대학과는 차별화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생을 위한 공모전 또한 사회와는 다른 감성과 사고방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죠. 대학생 공모전을 통해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사회에서 흔히 느낄 수 없는 특유의 ‘순수성’과, 서툴지만 끊임없이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3. 작품 설명 부탁 드릴게요.

광화문글판 가을편 시의 전문을 보게 되면 1연에 ‘나하구, 분이하구’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분이를 여동생으로 유추해본다면 남매가 여기저기서 모아놓은 폐지를 주워다가 즐겁게 종이비행기를 만드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죠. 시를 읽으면서 저는 소박했던 제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질 좋은 종이보다는 구겨진 크라프트지를, 안내선 따라 바르게 접는 레디메이드 종이비행기보다는 삐뚤빼뚤하게 내 멋대로 접는 비행기 등 소박하지만 순수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오로지 따뜻한 느낌의 색상과 캘리그라피만을 사용했어요. 별과 더불어 비행기, 그리고 그것을 날리는 오빠의 모습 또한 완성도가 있는 모습보다는 마치 그림일기에서 볼 듯한 느낌으로 나타냈습니다.



4. 디자인 할 때, 어디서 영감을 얻으셨나요? 

시를 읽고 난 후 눈을 감고 시가 나타내고자 했던 장면을 짐작했습니다. 보통 디자인을 할 때에는 기존에 있는 이미지들을 참고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상상력에 의존했습니다. 다른 이미지를 참고하면 오히려 제가 진정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을 나타내는 데에 제약이 따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시에는 모든 것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비행기와 별이라는 시각적 심상이 있고, 접는다는 촉각적 심상이 있으며, 푸릉푸릉이라는 청각적 심상까지 있죠. 저는 순수미술 전공자로서 가진 특유의 감각을 통해 시 안에서 영감을 얻고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5. 광화문글판을 기다리시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역대 광화문글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봄, 여름, 겨울은 물론이고 대학생 공모로 만들어지는 가을편 또한 매우 높은 수준의 일러스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상으로 선정된 제 작품은 역대 작품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미완의 느낌을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오히려 그러한 미완성의 모습에서 시의 느낌이 더욱 와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꾸밈없는 모습에서 나타나는 순수함처럼요. 그 점이 심사위원분들에게도 충분히 어필이 되어 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라 본다면 시민 여러분들도 제 의도를 잘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6. 모티브가 된 구절이 있나요?

모든 부분이 모티브가 되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저는 특별히 ‘~테지’라고 맺어지는 문장에서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못 쓰는 종이로 만든 것임에도 잘 날아갈 것이라는 일종의 확신을 가지는 듯한 결의의 어투라고 볼 수 있는데요.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아이들의 당찬 포부를 별과 비행기가 결국 만나는 모습으로 표현하면서 별애기를 태우고 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던 아이들의 꿈을 이뤄줬습니다. 



7. 대상을 수상하신 소감은 어떤가요?

대학생임과 동시에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한지 햇수로 6년이 되어갑니다. 그래서 이 공모전은 제겐 하나의 꿈이었죠. 특히 작년에 처음 도전했을 때는 입선조차 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는데 올해는 보란듯이 대상을 받게 되어 굉장히 기쁩니다. 제 개인적 영예보다는 학교를 빛낼 수 있게 되어 더욱 기쁩니다. 


8. 완성작이 빌딩에 걸리면, 어떤 느낌일까요? 

맑은 공기가 공존하는 쉼터의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사회는 해를 거듭하면서 눈부시게 발전하고 화려해지고 있는데요. 소박한 디자인을 통해 바쁜 일상과 화려한 세상 속에서 조금이나마 쉼이 되어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9. 글이랑 그림 모두 본인이 디자인 했는데,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이번에 그린 모든 그림은 태블릿PC에서 터치펜으로 그렸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준비했던 터라 매일 준비를 할 순 없었고, 공모 마감 마지막 날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작업을 하려니 터치펜이 보이지 않더군요. 공모 준비 기간에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혹시 이전 집에 두고 온 건 아닌가 하고 노심초사하며 찾다가 결국 하나 더 사러 나가려 준비하던 와중에, 책상 위에 고스란히 놓여 있는 터치펜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가 공모 마감 약 다섯 시간 전이었는데, 그 때문에 오히려 더욱 열심히 그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또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대한민국 인재상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인재상 서류 제출 마감일 전에 결과가 나와서 자기소개서에 아직 상을 받지도 않은 따끈따끈한 이력을 한 줄 더 쓸 수 있게 된 일도 있었죠.


10. 다른 공모전에도 많이 참가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공모전에 참가하셨나요?

대부분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의 로고디자인 공모전이었습니다. 횟수로만 따지면 400여 번의 출품이 있었고 그 중 20작품이 선정되었으니 약 5%의 확률로 당선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 외 대표할 만한 공모전은 국토교통부 주최 물절약 심볼마크 공모전에서 전체 2위를, 통일부 후원의 통일 대한민국 화폐 공모디자인에서 대학부분 3위, 아랍에미리트 한국문화원 주최 아랍에미리트 한국영화제 포스터 디자인 공모전에서 1위를 해 실제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한국영화제 행사에 포스터가 걸렸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공모전에서 큰 상을 받게 되었으니 이는 아무래도 숫한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11. 마지막으로 가꿈사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제가 태어난 91년에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이 처음 시작됐으니 저에겐 광화문글판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은 매체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직설이 횡행하는 시대에 잃어만 가는 우리의 감성을 되살리는 데에 큰 역할이 되어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문학과 미술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는 감성 회복의 장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단순히 상장과 상금만을 받고 끝내는 공모전보다는 시민들에게 유의미한 감상의 기회가 제공되는 소통의 공모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 광화문글판 마스터 클래스

광화문글판은 빌딩 외벽에 걸리는 대형 사이즈의 인쇄물인만큼, 아무래도 제작 과정에 신경 써야 할 점들이 많은데요. 공모전 대상 최현석 씨의 디자인을 광화문글판에 맞게 만들어 주는 마스터 클래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마스터 클래스는 ‘이다커뮤네이션즈’의 BX기획팀 왕호경 과장과 경희대학교 시각 디자인학과 김형석 교수의 도움으로 진행되었어요. 


세 분이 함께 작업하는 모습을 보며 광화문글판이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왕호경 과장과 김형석 교수는 최현석 씨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전했는데요. 최현석 씨의 의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광화문글판에 어울릴 수 있도록 디테일한 수정이 진행되었어요. 이번 작품의 경우 글과 그림 모두 최현석 씨의 작품이기 때문에 두 분의 칭찬이 끊임없이 이어졌답니다. 이다커뮤니케이셔즈의 왕호경 과장과 이번 광화문글판 가을편의 디자인과 제작 과정에 대해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어요. 


#이다커뮤니케이션즈 ‘왕호경’ 과장 인터뷰

1.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이다커뮤니케이션즈 BX 기획팀, 왕호경 과장입니다. 브랜딩과 브랜드경험 관련된 다양한 전략수립 및 기획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2. 수상자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계신가요?

광화문글판은 크기도 매우 크고, 일반 종이에 인쇄하는 방식과는 제작 방식이 좀 다릅니다. 대학생 입장에서는 인쇄 프로세스에 대한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작업물을 실제 인쇄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 수 있도록 약간의 서포트를 했습니다.


3. 광화문글판 디자인에 오래 참여하신 것 같은데, 시작하시게 된 계기와 소감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2012년에 이다커뮤니케이션즈에 디자이너로 입사해 광화문글판과 7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그 동안 제가 냈던 시안이 여러 번 채택도 되어서인지 더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입니다. 입사 후 진행했던 다양한 업무 중 가장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프로젝트예요.


4. 광화문글판 디자인을 담당하시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뉴스를 보던 중 광화문글판 소개 영상이 나왔는데, 마침 제가 디자인한 2015년 여름편 디자인이 뉴스에 나오더라고요. 신기하기도 하면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5.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의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젊은 학생들에게는 ‘시’라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광화문글판을 통해 ‘시’라는 것에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일반적인 광고 공모전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공모전 준비를 하며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6. 광화문글판 디자인이 작년과 변화한 점이 있을까요?

광화문글판의 문안이 매년, 매 분기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디자인 자체도 매번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아쉽게도 심사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매번 공모전 수상작을 볼 때마다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가 나올까’ 하고 감탄을 합니다.


7. 앞으로 광화문글판 디자인 공모전에 참가할 대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아이디어 발상에 앞서 문안의 전문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또 광화문 ‘그림판’이 아니고 광화문 ‘글판’이라는 점도 꼭 명심해야 하고요. 이미지는 글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서포트’ 하는 요소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뒷이야기를 담은 마스터 클래스 현장을 전해드렸는데요. 하나의 광화문글판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열정이 담겨 있다는 것이 느껴져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번 가을, 광화문글판에서 단순한 시구 이상의 더 깊은 감동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랄게요. 이상 가꿈사 프론티어 13기 신여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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