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30. 10:00
‘가맥’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가맥은 ‘가게 맥주’의 줄임말인데요. 원래 전주에서 슈퍼를 겸하며 술을 파는 이색 술집의 이름이었는데, 최근 입소문을 타고 전국 곳곳으로 퍼졌다고 합니다. 안주와 술을 간단하고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특히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소박한 모습과 단출한 차림새에도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오늘은 서울의 유명한 가맥집 세 곳을 찾아가 그 이유를 알아보려 합니다.
# 후미진 골목 속 노포가 불러오는 감성, ‘서울식품’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곳은 서울식품이라는 곳입니다. 종로3가의 후미진 뒷골목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는 동안 ‘이런 곳에 가게가 있다고?’ 라는 의문을 일으키는 곳인데요.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가게인지 모르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1층에는 슈퍼와 간단한 주방이 있고, 새로 확장된 2층으로 올라가면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요.
2층에 올라가면 15개 정도의 테이블이 있습니다. 소주와 맥주는 각각 3천원에 저렴하게 즐길 수 있고, 안주 메뉴는 호박전부터 낙지까지 굉장히 다양합니다. 계란말이 하나가 5천원대로, 보통의 술집에 비하면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술, 술잔, 수저 등은 모두 셀프로 이용해야 합니다.
저희는 부추전과 오징어 데침을 주문해봤는데요. 각각 4천원, 7천원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시나요? 부추전의 경우 밀가루보다 부추가 푸짐하게 들어간 스타일이었는데, 담백해서 맛있었습니다. 오징어 데침 역시 싱싱했고요.
저희가 방문했을 때에는 낮술을 기울이는 어르신들부터 퇴근길에 방문한 직장인, 그리고 소식을 듣고 찾아온 젊은층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두 즐거움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저렴하고 맛있는 안주에 수다떨기 좋은 분위기까지! 소박해 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있는 서울식품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보세요.
주소: 서울 종로구 관수동 102-1
문의: 02-725-1983’
영업시간: 10:00~22:00
# 인기 있는 슈퍼도 맞고 가맥집도 맞아요, ‘선화슈퍼가맥’
성북구 동선동에 위치한 이 가게는 평범한 동네 슈퍼처럼 보이기에 무심결에 지나치기 쉽습니다. 간판에서 힌트를 발견할 수 있듯이, 선화슈퍼가맥은 단순히 슈퍼가 아닌 가맥집이에요.
밤이 되자 네온사인이 켜지며 ‘가맥’이라는 두 글자가 더욱 환하게 빛났습니다. 조금은 추워진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간이 테이블과 의자에 몸을 기대어 한 잔 기울이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요. 가게 주인과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받는 단골들, SNS를 보고 찾아와 처음 문을 열어보는 손님들로 가득 채워졌어요.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blog.naver.com/ydy2406
실내로 들어가자 흔한 슈퍼의 모습 사이사이에 테이블이 놓여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주류는 비치된 냉장고에서 직접 꺼내면 되고, 안주는 각자의 취향대로 골라잡은 먹거리를 가져와 테이블에 자리를 잡으면 됩니다. 가게 내에 있는 제품으로 사장님에게 간단한 조리도 부탁할 수 있어요.
여기서 그치면 아쉽겠죠? 맥주집을 겸하는 만큼 당연히 안주 메뉴도 준비되어 있답니다. 다른 곳에서는 흔히 찾아보기 힘든 양념돼지껍데기, 번데기탕, 스팸구이, 먹태구이 등이 눈에 띄었어요.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blog.naver.com/ydy2406
여러 메뉴들 중에서도 즉석떡볶이에 내 맘대로 추가한 사리를 넣어 먹는 것이 이곳의 인기 메뉴입니다. 추억의 분식집 못지 않은 감칠맛을 내는 떡볶이는 감탄을 절로 부르지요. 사실 특별하지 않은 메뉴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주인장과 두런두런 나누는 대화, 가볍게 대화할 수 있는 편한 공간 덕이 아닐까요? 주전부리를 사러 들른 사람도 테이블에 앉아 한잔 하게 만드는 매력이 넘치는 선화슈퍼가맥에서 간단하게 한 잔 기울여보세요.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동선동2가 25
문의: 02-925-4627
영업시간: 15:00~02:00, 둘째, 넷째주 일요일 휴무
(오픈 시간은 불규칙적이니 전화 후 방문 요망)
# 뜨거운 망원동 구석을 지키는 친숙한 술집, ‘망원슈퍼’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blog.naver.com/cl140love
예쁜 카페와 핫한 맛집이 가득 늘어선 망리단길에도 가맥집이 있습니다. 바로 망원슈퍼인데요. ‘낮술, 혼술 가능’이라고 적힌 입간판과 무심하게 낙서한 듯 만들어진 메뉴판이 망원슈퍼의 성격을 잘 말해줍니다. 더군다나 이곳은 아침 11시부터 운영되어 낮에는 식사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혼밥에도 최적화 되어있다고 할 수 있어요! 인기메뉴인 돼지고기 짜글이뿐만 아니라 불고기, 제육, 오징어 등의 메뉴를 5,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답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blog.naver.com/lunaticrrr
벽에 가득 적힌 낙서와 멋부리지 않은 인테리어 역시 인상적입니다. 부담스러운 자리가 싫을 때, 두런두런 나누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을 때, 혹은 동네 술집을 찾은 기분을 내고 싶을 때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술과 물은 물론 기본 안주인 뻥튀기까지 스스로 가져다 먹어야 하는 것 역시 이곳의 특징입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blog.naver.com/cl140love
촉촉하면서도 포슬포슬한 식감이 느껴지게 구워진 황태구이는 망원슈퍼의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여느 가맥집과 마찬가지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에 형성된 안주들을 하나씩 주문해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새벽에 가까워지는 시각, 직접 불에 구운 오징어를 먹고 있으니 내 집처럼 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망원슈퍼가 마음에 드셨다면 같은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연남동의 ‘연남슈퍼’도 들러보세요.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랍니다.
주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19길 18
문의: 010-4220-3207
영업시간: 평일 11:00 ~ 02:00/ 토요일 15:00 ~ 02:00 /일요일 휴무/ 공휴일 15:00 ~ 02:00
저렴한 가격에도 좋은 질의 안주, 편하게 갖다 먹을 수 있는 마실거리들, 단출한 외관, 편안한 분위기..... 지금까지 살펴 본 서울의 가맥집들은 몇 가지 공통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여기에 하나를 더하자면 세대를 아우르는 시간의 환기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향수를 부르는 한 잔이 문득 그리워지는 날, 가맥집에 한 번 들러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프론티어 13기 정자헌, 최세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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