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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제주의 맛, 몸국과 꿩메밀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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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31. 17:43

향토음식이란 지방 특산품이나 특유의 조리법 등으로 만든 지역 전통 음식을 뜻합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데다 남북으로는 길어 지역마다 기후 차가 크기 때문에 곳곳의 문화와 특산물이 다양하죠. 특히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때문에 육지와는 다른 음식이 많은데, 제주도민에게 사랑받는 몸국과 꿩메밀칼국수에 대해 소개해 드릴게요. 


낯선 그 이름 ‘몸국’

제주에는 돼지고기 육수를 활용한 음식이 많은데,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가 몸국입니다. 제주에서는 학교 급식에도 종종 오를 정도로 대중적입니다.
해초의 일종인 모자반이 들어있어 처음보면 좀 어색합니다. 국물도 탁하고요. 하지만 맛만큼은 일품입니다. 돼지고기 육수의 진한 국물에 모자반이 들어가 담백한 맛을 더하죠. 모자반 특유의 식감도 재미있습니다. 소박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몸국은 제주 향토음식의 특징을 잘 나타냅니다. 

 

함께 나오는 멜젓(멸치젓)은 쌈과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혀를 감쌉니다. 멜젓은 삼겹살 같은 구운 고기와 먹어도 잘 어울릴 듯한 맛입니다. 

몸국에 숟가락을 넣고 한 가득 뜨면 모자반과 함께 돼지고기들이 함께 올라옵니다. 돼지 특유의누린내도 전혀 나지 않고 모자반 덕분에 깔끔한 맛이 더해져 입 속을 즐겁게 합니다. 우거지 해장국과 비슷하지만 식감은 몸국이 더 살아있습니다. 입이 짧았던 학창시절 급식 때는 기피하기도 했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몸국은 밥 한 공기는 순식간에 해치울 만큼 정겹고 입에 맞는 음식입니다. 

[제주향토음식 몸국 맛집] 신설오름
주소: 제주 제주시 고마로17길 2
운영시간: 오전 10:00~익일 06:00 / 매월 둘째, 넷째 주 월요일 휴무
몸국 가격: 소 7,000원 / 대 14,000원


할머니 손이 기억나는 투박한 꿩메밀칼국수

제주도는 물이 고이지 않는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섬이라 논농사가 안됩니다. 쌀 대신 보리, 조, 수수, 메밀같은 잡곡류를 중심으로 한 음식이 발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또 하나의 요리는 메밀을 이용한 ‘꿩메밀칼국수’입니다. 

어릴 때 할머니 댁에 가면 종종 꿩메밀칼국수를 먹었습니다. 초딩 입맛에 메밀칼국수가 입에 맞을리 없죠. 거친 메밀 대신 쌀밥이 좋았는데 지금은 그 맛이 그립습니다. 
제주시 전통시장인 동문시장에 가면 할머니 손맛이 느껴지는 꿩메밀칼국수 집이 있습니다. 시장 안 쪽에 허름한 골목을 따라가면 나오는 오래된 식당입니다. 

이곳은 꿩구이와 꿩메밀칼국수만 판매합니다. 메인 요리는 꿩구이. 꿩고기를 참기름과 마늘, 약간의 소금만으로 밑간을 해 불판에서 지글지글 구워먹는 이 음식은 술안주로도 인기 만점입니다. 마늘 양념에 절인 꿩구이는 느끼기에 따라 쫄깃하다와 질기다는 평이 엇갈리긴 하지만, 대충 씹어 넘기는 맛이 아닌 천천히 씹으면서 꿩 특유의 담백한 맛을 즐기는 것이 이 집 꿩구이의 매력입니다.

꿩구이가 쫄깃하다면 꿩메밀칼국수는 찰기가 없습니다. 원래 메밀은 점성이 낮아 밀가루를 섞어 쓰는데 뚝뚝 끊어지는 것을 보니 진짜배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젓가락으로 먹을 수 없는 칼국수죠. 
그릇을 가득 채워 나온 꿩메밀칼국수는 막 끓인 뜨거운 육수 덕분에 열기가 가득합니다. 면을 건지려고 젓가락으로 집었다가 뚝뚝 끊어지는 면말에 멋모르고 숟가락을 쓰면 뜨거움에 데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숟가락 가득 국수를 담아 입 안에 넣으니 진한 꿩육수와 어우러진 메밀칼국수가 자연 그대로의 풍부한 맛을 선물합니다. 별다른 양념이나 화려한 기술이 들어간 것이 아닌, 그저 소박한 재료와 음식에 대한 존중으로 만들었기에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특별한 음식입니다. 


[제주향토음식 꿩메밀칼국수 맛집] 제주 골목식당
주소: 제주시 중앙로 63-9 
운영시간: 오전 10:30~오후 20:00 
가격: 메뉴 꿩 메밀 칼국수 8,000원/ 꿩 구이 2만5,000원


음식을 통해 그 지방의 삶과 문화를 엿보는 것은 무척 황홀한 일입니다. 그 속에서 옛사람들의 멋과 얼, 생활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제주도를 여행하신다면, 향토음식을 통해 제주를 발견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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