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22. 10:00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일상은 멈췄지만, 계절은 흐르고 봄도 무르익어 갑니다. 아이도 학교에 가지 않으니 사람이 드문 곳을 찾아 가까운 산에 자주 가게 되었는데요, 이맘때 숲에서 나는 봄나물을 채취하는 재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는 요즘 고사리, 쑥, 달래, 방풍, 곰취 등 향긋한 봄나물이 지천이라 조금만 시간을 내면 금방 바구니가 가득해집니다. 얼마 전에는 숲에서 채취한 자연산 머위로 장아찌를 만들어 봤는데요, 밥 한 숟가락에 장아찌를 한 장 올려 먹으니 달아난 입맛이 돌아오더라고요. 오늘은 제주의 봄 기운을 듬뿍 담은 머위 장아찌 만드는 법, 지금부터 알려 드릴게요!
봄제철 음식인 머위는 곰취와 비슷하게 생겨서 많이 헷갈리죠. 특유의 쌉싸름한 맛과 은은하게 풍기는 상큼한 향이 일품이죠. 주로 나물이나 장아찌로 만들어 먹고, 데쳐서 쌈으로 먹기도 하는데요, 나른한 봄날 입맛을 돋우고, 춘공증을 이길 수 있는 특효약입니다. 맛도 매력적이지만 단백질, 칼슘, 식이섬유, 철분, 칼륨, 비타민 A등 영양소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요. 제철봄나물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먼저 자연산 머위와 보관용기를 준비해 주세요. 산에서 채취한 머위에는 작은 곤충이나 불순물이 붙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고 물기를 빼 줍니다. 보관용기는 뜨거운 물에 살균 소독해서 준비하세요. 소금물로 삶으면 껍질을 벗기기 쉬우며, 머위 특유의 쓴 맛이 싫은 분들은 찬물에 한번 담갔다가 조리하면 됩니다.
조금 번거로워도 머위 잎을 한 장씩 포개서 정리합니다. 장아찌가 완성되었을 때 떼어먹기도 좋고, 상에 내 놓았을 때 모양도 예뻐요.
차곡차곡 포개 정리한 머위를 장아찌 용기에 차곡차곡 담아 줍니다.
이제 장아찌 국물을 만들 차례입니다. 먼저 다시마와 마른 표고버섯을 넣고 육수를 끓여 주세요. 맹물을 사용해도 되지만, 이렇게 육수를 내서 장아찌를 만들면 한결 깊은 맛과 감칠맛이 납니다.
장아찌 국물용 재료는 식초, 설탕, 간장, 다시마와 표고버섯을 우린 육수입니다. 중요한 것은 비율인데요, 육수를 기준으로 간장은 육수의 80%, 식초와 설탕은 70% 정도만 넣어 주세요. 짜지 않으면서 적당히 달콤하고 상큼한 맛이 나는 장아찌 비율입니다. 기호에 따라 설탕과 식초의 비율은 조절하셔도 됩니다.
위의 네 가지 재료를 냄비에 넣고 팔팔 끓여 주세요. 식초는 끓이면 신맛이 많이 감소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넣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국물이 다 끓었으면 식히지 말고 바로 머위 위에 끼얹어 주세요. 유리용기를 사용할 경우, 한꺼번에 붓지 말고, 조금씩 부어야 병이 깨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국물을 다 붓고 나면 머위 부피가 확 줄어듭니다. 국물은 머위가 잠길 정도로 붓고, 누름돌로 머위 잎이 국물 위로 올라오지 않게 눌러 주세요. 누름돌이 없으면 무거운 그릇이나 접시를 활용해도 됩니다.
실온에서 이틀 정도 숙성한 자연산 머위 장아찌입니다. 초록 잎이 노르스름하게 변하니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나요? 아직 끝이 아닙니다. 국물을 모두 따라내고 다시 한번 끓여서 부어 주세요. 이때 최종적으로 국물 맛을 점검해 보세요. 싱거우면 간장을, 조금 더 달게 하고 싶다면 설탕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국물 맛을 보완해서 끓인 후 다시 장아찌에 부어 주면 됩니다. 이 상태에서 실온에서 2~3일 정도 더 숙성한 후 냉장고에 보관해 주세요.
쌉싸름한 맛과 향긋한 냄새, 새콤달콤한 맛까지, 입맛을 사로잡는 머위 장아찌가 완성되었습니다. 고기에 싸 먹으면 더할 나위 없는 꿀맛이고, 김밥이나 주먹밥에도 다져 넣으면 깜짝 놀랄 색다른 맛이 됩니다. 입맛이 없을 때, 밥에 물을 말아서 머위 장아찌를 한 장 올려 먹는 것도 추천해요!
제주 숲이 준 보물, 머위로 장아찌를 만들어 봤는데요, 직접 숲에서 채취를 해서 그런지 향과 맛이 더 진하고 좋은 것 같더라고요. 면역력 강화에도 좋은 영양 가득 제철 봄나물로 맛있는 요리도 드시고 코로나19도 이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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